
왜 교보의 노벨수상자 설치 담당자는 담배 피우는 사진을 선택했을까. 의문이 간다. 교보는 교육을 근본으로, 반듯한 사람을 지향하는 서점이다.
교보의 설치 담당자에게 물을까, 생각도 가졌다. 그러나 스스로 답을 찾는 길을 택했다. 담배를 물고 있는 주인공은 '이방인', '페스트'의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다.
소설가 카뮈는 당대의 작가들에 대하여 깊이 공부했던 학구파며 철학을 겸비한 지성의 작가다. '앙드레지드', '몽테를랑', '앙드레 말로'를 비롯한 작가들과 열띤 토론도 했다.
연극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희곡도 몇 편 썼다. 산문집도 두어 권 펴냈다. 신문사의 편집부, 정치부, 논설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어떤 계기인지 담배를 무척이나 즐겼다. 담배로 인하여 의사의 건강경고를 받기도 했다.
'카뮈'의 담배 사랑은 다소 무리한 장면도 쉽게 마주친다. '카뮈'가 둘도 없이 사랑한 쌍둥이 자녀를 돌보면서 담배를 물고 있는 장면도 있다. 결국 폐질환으로 두 번이나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카뮈는 정치부 기자와 논설위원을 지내며 프랑스의 혼란기에 좌파와 우파의 대립을 몸소 겪기도 했다.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의 실상과 비슷했던 상황이었던 모양이다.
카뮈는 좌파와 우파의 구태 의연한 편의주의에 지겹게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카뮈의 결론은 작가란 모름지기 좌와 우를 지켜보는 ‘상위 앵글’을 갖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 같은 철학적 사고와 앞선 작가 의식은 스스로 공부하는 사고(思考)의 현실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카뮈를 가벼이 보는 사람은,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간으로 평가도 한다. 그의 소설 '이방인'에는 사람을 의미 없이 가볍게 죽이는 장면도 있다.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에 햇빛이 정면으로 비춘다는 이유로 권총 살인을 한다. 죽이고 죄책감을 못 느낀다는 건 시대가 지나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독자들의 의견도 있다.
하여간 카뮈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사고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작가의 의식을 소설속의 주인공의 사고로 단정하는 것은 편협의 비극이다. 마치 한국의 정부가 작가의 시선을 가지고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것과 같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재로 한 ‘변호인’ 영화를 후원 했다는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년 동안 해외에서 이방인의 유랑생활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문인은 좌와 우를 가르는 편협의 일상에서 서성이는 못난 위치에 있는 실정이다. 스스로 노력에 의하여 시대를 보는 앵글을 갖지 않는다. 기껏 종편 나부랭이를 보고 마치 자신의 지식처럼 행세한다.
다소 독선 적이지만 시대를 보는 앵글이 바늘 끝처럼 좁기만 하다. 문제의식이 없는 가짜뉴스를 친구나 문인에게 퍼 나르기에 열중한다. 아카데미 4관왕으로 관심이 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의 제작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미경 회장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장본인들이다.
어찌 보면 블랙리스트라는 굴레가 아카데미의 ‘기생충’을 낳게 했을 수 도 있다. 엉뚱한 논리는 아니다. 같은 우산을 쓰면 어깨를 마주하게 된다. 마주하는 어깨는 사상의 시간이 된다. 사상은 진리를 만든다.

카뮈는 첫 번째 장편소설 '페스트'(1947)를 오랑이라는 도시에서 펴내며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투쟁을 묘사한다. 그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우애를 역설했다는 점에서 오늘의 '코로나19' 전염병을 대하는 우리에게 의미를 크게 준다.
광화문 교보에 담배를 문 카뮈의 사진에 결론을 내야할 시간이다. 교보의 노벨수상자 사진을 배치한 담당자는 카뮈의 사진 선정에 고심의 흔적을 보인다.
애연가 카뮈는 폐렴으로 두 번의 병원 신세를 졌던 기록도 참고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카뮈의 일상의 사진에서 담배를 물고 있다는 것도 가점에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설작품의 주인공들이 담배를 물고 세상을 삐딱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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