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민예 45주년 154회 정기공연인 이 작품은 하나의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한다.
연극 '템프파일'은 기억상실증 환자로 위장한 범죄자와 그 진실을 파악하려는 형사들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드라마이다.
우리의 뇌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정보를 받아서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버려버린다.
하지만 그 잊혀진 기억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릴 수 있다. 가족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자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진실을 은폐할 수밖에 없는 두 인간의 싸움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유력한 용의자로 60대 절름발이 택시기사인 오한구(이달영)가 지목된다. 오한구는 하나그룹 회장에게 명예회손, 공갈, 사기에 접근 금지명령까지 받은 인물이다. 게다가 사채가 옮겨졌을 시간에 시청 근처의 CCTV에 찍히기까지 했다.
그러나 오한구는 전 국민이 알고 있는 기억상실증(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환자다. 그는 아내와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던 15년 전에서 기억이 멈춘 상태다.
사건을 맡은 종로경찰서 신팀장은 오한구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최철민 형사는 오한구가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 최철민은 힘없고 순박한 사람이 희생자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묵과 할 수 없다며 오한구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정신과의사이자 아내인 김수정에게 도움을 청한다. 김수정 또한 오한구를 돕기 위해 정신감정을 시작한다.

연극 '템프파일'은 컴퓨터를 끄면 지워지는 임시파일을 가리킨다. 극중 형사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오한구를 템프파일에 빗댄다. 복잡한 사건 속에서 기억과 진실을 찾는다. 긴장감 있는 추리과정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극단 민예는 1973년 5월 3일 연극을 통한 인간성 회복과 민족 전통예술의 현대적 조화를 목표로 창단하여 한국 연극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였다.
전통극적인 요소들을 발굴하여 현대적으로 수용하고 재창조하는데 꾸준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한국연극사 및 예술사에 큰 획을 긋는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현재 창단 45주년을 맞이하는 극단 민예는 창단 정신을 바탕으로 전 단원이 타악, 판소리, 탈춤, 한국무용 등 전통예능과 더불어 현대무용, 재즈, 댄스 등을 훈련하여 동시대성을 가지고 우리 연극 찾기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민속, 설화 등의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무대로 유명한 이들이 꾸미는 긴장감 넘치는 심리드라마, 연극 ‘템프파일’은 11월 4일까지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 5시에 만날 수 있다.
이달형, 홍주환, 이동환, 김준형, 연설하 등이 열연을 펼치고, 안보영이 가야금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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