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동양방송) 현은미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16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경기도의회 임시회가 13일로 예정된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에 따른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 지사는 10일 오전 11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소한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해 보육대란의 급한 불을 끄고자 한다”면서 “경기도의 긴급 예산 지원안을 승인해 혼란과 피해를 막아 달라”고 경기도의회에 호소했다.
이에 따라 도는 경기도의회와 협의를 거친 후 최소한의 누리과정 예산을 도가 부담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남 지사는 그동안 학부모와 유치원·어린이집원장, 보육교사 등 현장의 의견을 들은 결과 ‘정치권이 약속했으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을 들으며 발을 동동거리는 이들은 여도 야도 아닌 바로 죄 없는 아이들과 우리 가족, 이웃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도내 35만 아동과 학부모들의 피해와 혼란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누리과정 긴급예산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남 지사는 “우선 최소한의 예산을 세워 보육대란의 급한 불은 끄고 중앙정부, 국회, 교육청과 해법을 찾는데 힘을 모으자. 최선을 다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안되면 경기도의회와 협의해 경기도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먼저 대란을 막은 후 대책을 마련하자는 선결후문(先決後問)을 강조하며 이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기도의회에 “민생우선 경기도의회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길 바란다. 부디 아이만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경기도의 긴급예산지원을 승인해 혼란과 피해를 막아주길 부탁한다”며 호소했다.
해결이 안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남 지사는 “교육부와 지방교육청의 의견이 다르다. 실제로 필요한 예산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이 못하면 경기도만이라도 경기도의회에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기도의회가 파악한 결과 경기도교육청 재정상 어느 정도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경기도의회와 협의해 도가 부족분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지원이 누리과정 예산을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질문에는 “이 번에 한 한 것으로 경기도의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못 박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의해 재정상황을 파악하는 작업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긴급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도내 시·군에는 다시 한 번 도 차원의 지원 약속을 분명히 했다. 남 지사는 “수원시를 비롯한 여러 시·군에서도 당장의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결단을 내렸다. 경기도가 뒷받침할 것”이라며 “경기도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폭탄이 터지면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육청 모두 국민들 앞에 죄인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걱정 없이 키우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경기도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의회에서 수정안이 가결되면 시군에서는 2개월분의 누리과정 예산 지원분을 보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또 중앙정부와 국회를 향해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남 지사는 “중앙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더 이상 뒷짐지거나 회초리만 들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어려운 지방재정의 현실을 잘 살펴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면서 “국회와 여야 정치권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남경필 경기지사 누리과정예산 관련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강득구 의장님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도민 여러분!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후보는 모든 국민 앞에서
국가에서 보육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께 드린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경기도에서는 누리과정예산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보육대란 폭탄이 터지면 승자는 없습니다.
오직 피해자만 있을 뿐 입니다.
매년 되풀이 되는 누리과정 예산 다툼과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을 들으며
발을 동동거리는 이들은 여도 야도 아닌
바로 죄 없는 아이들과 우리 가족, 이웃입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당장 며칠 뒤에는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중단되게 됩니다.
오늘부터 왜 어린이집을 못가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보낼 수 없어
출근하지 못하는 부모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아이 키우기 어려워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부부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모두 국민 여러분께서 낸 세금입니다.
누리과정 예산중단의 책임이 정부인지 지방정부인지 교육청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의 책임입니다.
제가 그동안 학부모, 유치원과 어린이집원장, 보육교사 등
현장의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누구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기도는 도내 35만 아동과 학부모들의
피해와 혼란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보육대란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최소한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겠습니다.
수원시를 비롯한 여러 시·군에서도 당장의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경기도가 뒷받침하겠습니다.
경기도가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폭탄이 터지면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육청
모두 국민들 앞에 죄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힘들더라도 아이들은 걱정없이 키우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경기도가 허리띠를 졸라매겠습니다.
경기도의 살림, 더욱 알뜰하게 하겠습니다.
경기도는 일단 피해를 막고 해법을 찾는데
도의회와 계속 함께 협의할 것입니다.
오직 국민만 보고 해결해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강득구 의장님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민생우선 경기도의회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십시오.
부디 아이만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경기도의 긴급예산지원을 승인해
혼란과 피해를 막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우선 최소한의 예산을 세워 보육대란의 급한 불은 끄고
중앙정부, 국회, 교육청과 해법을 찾는데 힘을 모읍시다.
최선을 다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안되면
경기도의회와 협의해 이번에는 경기도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더 이상 어른들의 싸움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피해입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이들 걱정 없이 부모들이 열심히 일하게 해주십시오.
신혼부부들이 사랑하는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희망을 주십시오.
지금이라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손을 잡는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습니다. 지켜야만 합니다.
경기도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먼저 이행합시다.
누가 잘못했는지. 누구 책임인지는 그 뒤에 물읍시다.
이마저도 해결해내지 못하면
국민께서는 정치권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싸우고 남 탓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정치권을
심판할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씨앗을 뿌린 연정은
여야가 힘을 합쳐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입니다.
의견이‘다른’것이 ‘틀린’것은 아닙니다.
도와 도의회가
다름을 줄여 나가는 타협의 예술, 연정의 정신을 살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또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 이상 뒷짐지거나 회초리만 들지말고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어려운 지방재정의 현실을 잘 살펴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길 촉구합니다.
국회와 여야 정치권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경기도의회에 다시 한 번 간절하게 호소 드립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먼저 이행합시다. 할 수 있습니다.
선결후문(先決後問),
먼저 대란을 막은 후 대책을 마련합시다.
이것이 국민의 뜻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 1. 10
경기도지사 남 경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