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필리핀 중부 바탕가스 주말라르시에서 건축업을 하는 한국인 교민 조모(57)씨가 잠을 자던 중 자택에 침입한 4인조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날 새벽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 조모씨(57)가 자신의 집에 침입한 4인조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사고 당시 집에는 필리핀인 부인과 아이도 있었지만 이 남성만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경찰당국은 단순 강도 사건인지 원한에 의한 범행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로써 올해 들어 필리핀서 살해된 한국인은 11명으로 늘어났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013년에는 12명, 지난해에는 10명의 우리 국민이 피살됐다.
주필리핀 대사관은 사건 발생 즉시 담당영사를 현장에 파견해 필리핀 경찰 측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유가족에 장례절차 지원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필리핀에서 50대 교민이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최초로 우리 수사팀을 현지로 보내 수사에 나선다.
경찰청은 이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해 서울에서 수사 전문가들을 필리핀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나라 경찰이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에서 수사활동을 벌이는 것은 경찰 창설 이래 처음이다.
파견 규모는 범죄수사 전문가와 현장감식 전문가, CC(폐쇄회로)TV 분석 전문가 등 베테랑 경찰관 3명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총기분석 전문가 1명 등 총 4명이다. 여기에 경찰청 인터폴 소속 경찰관도 함께해 연락 지원 활동을 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필리핀으로 떠나 현지 경찰과 함께 범죄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지문 확보, 총탄 분석 등의 작업을 통해 용의자 특정 작업을 벌이게 된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수사는 주권이 전제된 활동이어서 필리핀 당국의 사전 동의에 의해 과학수사와 감식활동을 지원하고 수사방향을 자문하는 것이지 우리가 현지인을 대상으로 직접 수사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저희들이 추구하는 것은 직접 수사에 가까운 공조수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형식은 현지 경찰과의 '공조수사'이지만, 직접 수사와 다름없이 수사활동이 이뤄진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지 경찰의 협조가 있다면 함께 참고인이나 용의자를 심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대상 강력범죄 해결에 우리 수사 전문가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은 지난달 초 강신명 경찰청장이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이 나라 치안 당국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합의의 후속조치로 강력사건 전문 수사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가 등 57명 규모로 파견 수사팀 인력풀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