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박재삼, 김춘수는 시의 수정체를 '접미사'로 빛낸 시인으로 꼽힌다. 시란 언어가 자기 자신을 다시 낳는, 곧 탄생의 자리이다. 사전적 의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숨결로 다시 피어난다. 시는 언어의 구조를 해체하는 예술이 아니라, 그 구조의 끝에서 호흡을 살리는 영감(靈感)의 예술이다. 단어의 끝, 말의 꼬리에서 우리는 종종 감각의 푸른 얼굴을 만나게 된다. 그 끝에 달라붙은 작은 음절, 바로 '접미사'는 시의 숨결을 만들어내는 은밀한 신술(神述)이다. 문법책에서 접미사는 단어의 뒤에 붙어 의미를 바꾸는 도구로 정의된다. 그러나 시 속에서는 훨씬 더 깊은 의미를 품는다. 접미사는 시인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앵글)이자, 언어의 온도를 올리는 ‘언(言)’ 끝의 결정이다. 접미사는 단어의 끝에서 정서의 울림을 만들고, 의미의 리듬을 새롭게 조율하며, 사물과 인간을 다시 연결한다. 시인은 그 작은 말의 조각을 통해 존재의 온도를 조절하고, 언어의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는다.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언어의 창조 행위, 즉 천지 창조의 역할에 가깝다. 김춘수의 '꽃' – 존재의 접미사 '이름' 김춘수의 대표작 '꽃'은 접미사의 본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10월 8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개헌개혁행동마당’(상임의장 송운학)에 참여하는 ‘국민주권개헌행동’을 비롯한 53개 시민단체 대표단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홍범도 장군과 후손이 없는 광복군 17위 선열을 추모하는 합동차례를 올렸다. 대표단 약 20여 명은 이날 묘역 참배 후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좌우합작 정신을 계승해 국권국익 수호, 남북 평화공존, 국민개헌 보장 등의 실천 방안을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서약문 채택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홍범도 장군·무후 광복군 17위 선열에 추모차례 1부 행사는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서 김동섭 ‘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으며, 2부는 송운학 '국민주권개헌행동' 상임대표가 이어받아 참배와 헌시 낭독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항일무장투쟁 만세!", ▲"대한독립 만세!”, ▲"국권국익 수호 만세!"▲"남북평화공존 만세!", ▲"국민개헌보장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참된 자주독립과 직접민주제 실현의 길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무후 독립유공자 7,285명… 후손 확인 못 해 예우도 미흡" 송운학 상임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이곳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구병,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은 12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위촉된 환자대변인 인적사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56명의 환자대변인 중 9명(약 16%)이 현재 병원 측 자문 또는 소송 대리 업무를 수행 중인 변호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특정 병원의 소송을 직접 대리하고 있으며, 동시에 5곳 이상의 병원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분쟁 조정 환자대변인 제도'는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 시, 환자 측의 권리를 법적·의학적으로 보호하고, 조정 과정에서 환자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공모와 심사를 거쳐 의료사고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변호사 56명을 환자대변인으로 선정·위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남 의원은 이번 인선 과정에서 "의료사고 분쟁 시 환자를 조력해야 할 변호사들이 병원 측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인사들로 위촉된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이어 "특히 현직에서 병원 소송을 대리하거나 자문 업무를 수행하면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 경주APEC에 美 트럼프 대통령, 中 시진핑 주석 등 한반도 주변 주요 정상들의 참석이 전망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환경 조성을 위한 국회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됐다.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북갑)은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발의하며 "APEC 계기로 한‧미, 한‧중정상회담은 물론 약 7년 만의 트럼프와 시진핑 간 미‧중정상회담까지 예정되어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이 시점에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결의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은 ▲남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북미대화 재개 지지 및 남북대화 위한 정부 역할 촉구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 해결 ▲과거 남북이 체결한 공동선언과 합의 정신 존중 및 제도적 기반 마련 노력 ▲남북 교류 재개 및 국회 차원의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김영배 의원은 "전 세계의 관심이 2025 APEC에 집중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에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시기인 만큼 10월 중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9월, 우원식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글문학의 세계적 위상과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제11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오는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한글문학, 전환기에 서다'를 주제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글문학의 방향과 역할을 새롭게 모색한다. 1954년 창립된 국제PEN한국본부는 지난 70년간 60회 이상의 국제PEN 총회에 한국 대표단을 파견해온 문학 외교의 중심 기관이다. 특히 2015년부터 시작된 세계한글작가대회는 세계 각국의 한글 창작자와 디아스포라 문인들이 교류하는 '한글문학의 세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 1천여 명이 모이는 한글문학의 향연 올해 대회에는 국내외 문인, 한글학자, 해외동포 작가, 번역가, 한글 유학생 등 약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조직위원장은 소설가 김홍신, 집행위원장은 문학평론가 김종회(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가 맡아 대회를 이끈다. 김종회 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세계 각국에서 한글로 창작하는 디아스포라 작가들에게 새로운 창작의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며, K-문학의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최근 5년간(2020~2025년 8월) 전국 38곳 국립대 교직원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가 16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전국 38곳 국립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5년간(2020~2025년 8월) 국립대 교수와 직원들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모두 167건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40건 ∆2021년 27건 ∆2022년 31건 ∆2023년 36건 ∆2024년 33건으로 매년 30건 안팎의 징계가 꾸준히 반복되었다. 대학별로는 전북대학교가 1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대학교 15건 ▲전남대학교 14건 ▲강원대학교 12건 ▲경상국립대학교 12건 순이었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는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와 반복 횟수에 따라 징계 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 징계는 대학별 징계위원회가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같은 대학 내에서도 유사한 사안에 상이한 처분을 내려지는 경우도 있었다. 부산대학교의 경우 2021년 혈중알코올농도가 0.104%였던 교수에게 '정직 1월' 처분을 내린 반면, 2024년 유사한 수치(0.103%)의 교수에게 '감봉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박정숙)은 오는 10월 12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한국유방건강재단과 공동으로 '서울 여성가족과 달리는 2025 핑크런'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된다. 핑크런은 유방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유방암 자가검진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1년부터 이어져 온 행사로 올해 25회를 맞는다. 올해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참여해 여성과 가족의 건강, 안전, 일자리 문제를 아우르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의 장으로 마련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올해 1월 한국유방건강재단과 여성 건강권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에는 공동 특강을 진행하는 등 여성 건강 증진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협력은 유방암 등 여성 건강 이슈에 성인지적 관점을 접목해 시민 인식 개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 현장에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여성 건강, 안전, 일자리'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마련된 부스에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여성건강 부스에서는 대한여한의사회 소속 한의사가 1대1 건강 상담을 제공하고, O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노벨문학상은 헝가리를 대표하는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71)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한국의 한강 작가가 동양의 섬세한 서정으로 세계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데 이어, 올해는 동유럽의 거장이 ‘예술의 종말’을 넘어선 문학의 구원력을 증명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 시각) 발표를 통해 "종말론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 증명한 강렬하고 선구적인 작가"라며 라슬로를 선정했다. 그의 문학은 부조리와 기괴함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해부하는 방식으로, 카프카와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유럽의 서사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심화시킨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슬로는 1985년 장편소설 <사탄탱고>로 데뷔하며 헝가리 문단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전후(戰後) 동유럽의 사회적 폐허 속에서 인간의 절망, 권력의 부패, 존재의 무의미를 그리되 그 속에서도 "언어와 예술만이 남은 인간의 마지막 빛"을 포착해냈다. 뒤이어 발표한 <저항의 멜랑콜리>(1989)와 <전쟁과 전쟁>(1999)은 그의 문학을 종말론적 예언서로 평가받게 했다
(세종=미래일보) 박인숙 기자 = 가을 햇살이 청명하게 빛나는 9일, 세종호수공원 주무대에서 한글날을 기념한 '2025 세종한글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10월 9일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시작으로 11일 폐막공연까지 3일 동안 다채롭게 진행되며, 한글의 창제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세계인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이날 열린 ‘조선 과거시험 체험극’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약 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해 세종대왕의 뜻을 몸소 느끼며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은 관람객들의 웃음과 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사는 오전에는 외국인 유학생, 오후에는 국내 시민으로 나뉘어 매화공연장에서 두 차례 진행됐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기며 직접 ‘과거시험’을 치르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무대에는 '김 감독관'과 '정 감독관'이 시험관 복장을 하고 등장해 유쾌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과거시험을 주관하던 예조 관리 역의 진행자는 "먼 동방의 나라 조선까지 유학을 온 선비님들 반갑습니다. 그대들이 다른 나라의 신문물과 교육, 과학, 문화를 전하며 조선의 젊은 선비들과 교류하니 나라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며 격려했다. 이어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전(全) 재외무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對)도청 장비 설치 및 관리실태 점검’ 결과, 총 77개 주재무관 사무실 가운데, 영상·음성 정보 유출 방지 장치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곳이 7곳에 달했다. 영상 장비만 설치된 곳은 46곳, 영상·음성 장치 모두 갖춘 곳은 24곳(31.2%)에 불과했다. 현행 재외공관 주재무관부 운영규정은 도청에 대비해 보안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통신보안 대책을 시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실태는 규정의 취지와 달리 상당수 무관부가 기본적인 보안 장비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영상 유출 방지 장치 46개 가운데 40개(87%)는 도입 후 10년 이상 경과해 사실상 노후 상태였다. 과거 대(對)도청 장비가 암호장비로 분류될 당시 7년을 내구연한으로 삼았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운용 중인 장비들은 이미 기준을 훨씬 초과한 노후품에 해당한다. 이러한 보안 취약성은 회의·통화 내용과 군사·외교 기밀이 언제든 외부로 유출될 수 있음을 뜻한다. 만약 실제 도청이 발생한다면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특히 정부가 방산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울 강북구(구청장 이순희)가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성장기 거주지인 우이동 옛집을 매입해 문학자산으로 보존하기로 했다. 이 주택은 한강이 어린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 거주하며 문학적 감수성과 세계관을 형성한 장소로, 작가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억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강북구는 지난 9월 17일 해당 주택(대지 259㎡, 지하 1층~지상 1층 단독주택)을 매입 완료했으며,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문학정신을 기리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는 한강의 부친인 원로소설가 한승원 작가에게 "우이동 주택을 문화자산으로 보존해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며, 긍정적 협의를 거쳐 매입이 성사됐다. "수유리 집은 제 문학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강은 여러 작품과 인터뷰에서 '수유리(현 우이동)'를 문학적 고향으로 언급해왔다.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수유리의 우리 집 기억하니. 방이 네 개나 되는… 마치 황홀한 환각 같던 그 광경"이라 회상했고, 한 인터뷰에서는 "저에게 집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수유리 집"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이곳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침묵과 사색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베트남작가협회(Hội Nhà văn Việt Nam)의 회장이자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진햅위원인 응우옌 꽝 티에우(Chủ tịch Nguyễn Quang Thiều) 회장이 10월 8일 베트남작가협회 본부에서 열린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산하 당서기(Đảng ủy Bí thư) 임명식에서 2025년~2030년 기간 임기의 당서기에 공식 임명되었다고 베트남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응우옌 꽝 티에우 회장의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당서기 임명은 베트남 문학계 안팎에서 "베트남 문단과 정치권의 교차점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며 "문학적 통찰과 사회적 리더십을 겸비한 상징적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티에우 회장은 "문학은 단순한 창작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이해와 평화를 이끄는 언어"라며, 앞으로 베트남 문학의 국제적 확장과 문화 외교의 실질화를 주요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와의 인연, 다시 조명되다 티에우 회장이 이끄는 베트남작가협회는 지난 2019년 하노이에서 한국의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와 '‘한-베트남 국제문학교류’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
(전남 신안=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 정원의 섬 신안에서 열린 '제25회 국제 꽃 예술 전시회'가 13개국 주한 대사 부인들의 참여 속에 성황을 이뤘다. '바다·섬·정원'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꽃으로 세계를 잇는 문화예술 교류의 장이자, K-플라워 세계화를 향한 아름다운 여정의 서막이 되고 있다.신안군이 세계 속의 '꽃과 예술의 섬'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신안 1004섬 분재공원 황해교류박물관에서 열린 '주한대사부인회 꽃 예술 전시회'가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10월 20일까지 이어지며, 13개국 주한 대사 부인들이 참여해 신안의 가을을 꽃으로 수놓았다. 이번 행사는 '제25회 국제 꽃장식대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바다·섬·정원(Sea, Island, Garden)'을 주제로 한 국제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 기획됐다. 참가한 각국 대사 부인들은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주제로 한 플라워 아트 작품을 직접 제작했으며, 작품들은 서울 방식꽃예술원에서 진행된 사전 워크숍을 통해 완성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3개국 대사 부인은 ▲일본 아사코 미즈시마 ▲캐나다 상탈 마르쿠 ▲핀란드 엘리나 물타넨 ▲탄자니아 차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인묵(印默) 김형식 시인의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는 단순한 달의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과 생명의 경계에서 던지는 묵언의 질문이자, 탐욕으로 흐려진 인간의 시선을 반추하는 윤리적 시학이다. 시인은 한가위 보름달이 떠오른 밤, 구름이 달을 가리는 풍경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 '구름'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탐욕과 불안, 그리고 죄의식의 상징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라는 물음 속에는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우려가 스며 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품어 안고 싶은 계수나무 옥토끼가 살고 있고 나의 꿈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푸른 하늘 은하 속 둥근달이었는데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인간이 달을 죽이고 있구나 참 불행한 일입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 1930년 8월 5일~2012년 8월 25일, 향년 82세) : 미국 우주 비행사.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본지 편집국장) = 문학은 인간의 내면에서 피어나는 가장 고결한 언어의 형식이다. 그러나 그 언어의 꽃이 피기 전, 누군가의 글을 도용하는 손이 있다면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절도이며, 시가 아니라 범죄다. 1984년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된 후, 그 작품을 거의 그대로 표절한 사건이 있었다. 원작자는 참담함 속에서도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하겠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사과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표절자는 여전히 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문단의 현실이다. [편집자 주] 표절, 문학의 집을 허무는 돌멩이 문학은 진실을 말하는 언어의 집이다. 그러나 그 집을 허무는 가장 무거운 돌멩이가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표절이다. 표절은 단순한 잘못이 아니라 창작 윤리를 파괴하는 범죄다. 그럼에도 한국 문단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직시하지 못했다. 문학은 개성 있는 언어의 울림이며 작가의 정신이 새겨진 기록이다. 그러나 그 울림 위를 무심히 걷는 표절의 발자국은 문학의 깊이를 꺾고 신뢰를 갉아먹는다. 오늘날 한국 문단에서 표절은 더 이상 드문 사건이 아니다. 다만 '공론화되지 못한 표절'과 '침묵의 공모'가 반복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