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북베트남인회(회장 김지연)가 주최·주관한 '2025년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가 9월 14일 전북 김제시 검산동 김제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북 지역에 거주하는 약 1만 5천여 베트남 교민이 모국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문화·사회적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교민과 지역사회의 교류를 강화하고 베트남 공동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되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부 호(Vu Ho) 주한 베트남대사, 정성주 김제시장,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을 빛냈다. 대사관과 지방정부, 그리고 다수 후원 기업과 기관의 지원 속에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이번 체육대회는 줄다리기, 팔씨름, 계주, 축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꾸려져 700여 명의 베트남 교민들이 함께 땀 흘리며 화합을 다지는 장이 됐다. 또 '2025 전북 오픈컵'을 비롯해 취업·학업·건강 상담 등 실질적 지원 프로그램도 병행되어, 체육 행사 이상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는 호성전주병원, 유디전주효자치과, 더불어사는좋은이웃, 김제시가족센터, 그랜저자동차운전학원, 글로벌교육지원센터, 전북중국인협회, CUONG NGAN MOBILE, 전북은행, 푸드뱅크, 잘풀리는법무사·행정사, 금융회사 E9PAY, GMONEYTRANS 등 여러 든든한 후원 기관과 기업이 참여해, 다문화 공동체와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한 민관 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부 호 주한 베트남대사는 축사에서 "전북 지역에는 약 1만5천 명의 베트남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사관은 해당 지역을 영사 지원과 교민 홍보의 우선 거점으로 삼고 있다"며 "체육대회와 같은 커뮤니티 행사가 교민 단합과 지역 간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호 대사는 이어 "앞으로도 양국 간 정책과 지침을 신속히 교민사회에 전달하고 교민들의 행정적 어려움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베트남인 공동체의 지역사회 공헌과 열정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김제시와 지방정부는 베트남 교민을 비롯해 모든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베트남대사관의 관심과 현장 참여에 감사드리며, 이번 대회가 공동체의 건강한 성장과 융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연 전북베트남인회 회장은 "이번 행사가 전북특별자치도와 다양한 후원 기관·단체의 지원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특히 대사관의 영사 상담이 교민들의 행정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점이 의미 깊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교민 사회가 더욱 단합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교민들의 권익 향상과 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이번 대회는 지역 다문화 발전의 구심점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김제시에서 열린 '2025년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는 단순한 체육 행사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줄다리기와 계주, 축구를 즐기는 땀방울 속에서, 고향을 떠나온 베트남 교민들의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다.
현재 전북 지역에는 약 1만 5천 명의 베트남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이민, 노동, 유학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일상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언어 장벽, 고용 불안, 문화적 차이, 자녀 교육 문제 등은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교민들에게 체육대회는 그저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적·정서적 쉼터다.
행사장을 찾은 한 베트남은 "평소에는 다들 일하느라 얼굴 보기 힘든데, 이런 대회가 있으면 친구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국어로 이야기 나누고, 베트남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며 "고향에 다녀온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지역 다문화 전문가들은 "교민 사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문제와 자녀 교육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면 일자리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안정적인 생활이 어렵다. 또 자녀들은 학교에서 이중 언어와 정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다수가 단기 계약직에 의존하다 보니, 생활 기반이 불안정한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교민 공동체와 한국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날 700여 명의 교민이 참여한 대회는 단순한 놀이마당이 아니었다. 취업·학업·건강 상담 부스가 함께 운영되며 실질적 도움을 제공했고, 후원 기업과 단체들의 참여는 다문화 사회를 향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 의지를 보여주었다.
김제의 체육대회장은 그날 하루, 작은 베트남이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다문화 사회의 미래는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제도를 현실에 맞게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번 대회가 남긴 가장 큰 울림은 바로 그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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