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노래처럼, 가을빛으로 물든 부안에 다시 문학의 봄이 찾아온다. 한국 서정시의 거목 신석정 시인의 문학혼을 기리는 '신석정 시인 서거 51주기 추모기념식'과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한마당'이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부안군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가 주최하고, (사)신석정기념사업회·전북문인협회·석정문학관·석정문학회가 공동 주관한다. 전국 지회·지부 문인 300여 명이 부안에 모여 신석정 시의 세계를 되새기고, 부안의 가을 정취와 함께 문학의 향기를 나눌 예정이다.
행사 첫날인 29일은 문학학술포럼과 세미나, 시화전으로 막을 올린다. 신석정의 대표 시집 <촛불>을 중심으로 서정과 사상의 동일화, 시에 담긴 유토피아적 인식과 생태정신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연구발표가 이어진다. 학자와 시인들의 발표 속에서 신석정의 시어는 여전히 오늘을 밝히는 등불임을 확인하게 된다.
'석정시 컬로퀴엄'에서는 가족과 제자, 동료들이 기억하는 인간적인 신석정의 모습이 공개된다. 동시에 한국수필예술극단이 준비한 창작 수필극 '못다 부른 牧歌'가 초연되고, 시극과 낭송이 더해져 문학적 무대가 완성된다. 저녁에는 고은영·조창배가 참여하는 추모음악제가 열려, 부안의 가을밤을 문학의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둘째 날에는 부안의 문화유산과 자연을 둘러보는 문학 팸투어가 이어진다. 내소사 가을 숲길, 채석강의 파도와 바람은 문학인들의 발걸음을 시처럼 받아 안을 것이며, 부안의 가을 풍경 속에서 신석정 시의 생명사상이 새롭게 확장될 전망이다.
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신석정 시의 가치는 특정 세대를 넘어 우리 문학사의 서정성과 정신성을 상징한다"며 "부안이 가진 문학적 뿌리와 문화 자산이 이번 어울림한마당을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신석정 시인은 한국 서정시의 정수를 보여준 분으로, 그의 문학은 지금도 수많은 작가들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와 같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전국 문학인들이 함께 교류하고,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51년 전 떠난 시인은 부안의 가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의 시가 품은 숲과 바람, 유토피아적 꿈은 오늘의 문학인들에게 다시금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번 추모기념식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신석정 시의 확장된 현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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