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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어른이 필요한 사회'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학인과 침침한 피맛골에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세상살이가 힘들다 한다. 가슴을 맞대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 온기를 나누며 사는 세상이 아니라 푸념한다.

너무 답답하여 AI에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른을 한 명 달라고 했다 한다. 그랬더니 AI가 "요즘 한국에 어른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 하드란다.

그러면 옛날에는 한국에 어른이 있었느냐 물었다.

"옛날이야 어른이 많았지요. 김수환 추기경이나 구상 시인과 같은 사람이 종교계의 어른이요. 시인의 어른이 아니었소.."

AI의 말을 듣고 보니 그 시절의 어른이 새삼 떠오른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적 인물이다.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큰 영향을 미친 성직자다. 추기경이 살던 시절은 지금의 혼란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학가에는 연일 학생 시위가 있었다. 그러다가 시위대는 명동 성당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되었다.

엄혹한 시절의 경찰은 명동의 성당만은 성역으로 발을 넣지 않았다. 모두가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시대의 어른 때문이라 하여도 무리는 아니다.

추기경은 1970~80년대는 군사독재 시기에 정권의 인권탄압을 비판하고 민주화 세력을 지원하는 일도 했다. 노동 사목과 빈민 사목에도 힘썼다. 1985년 도시 재개발로 인한 강제 철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빈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그늘이 되었다.

추기경은 겸손하고 소탈한 삶으로 '바보 김수환'이라는 애칭과 책이 나와서 인기도서가 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라고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게 출발하지 못했다. 40대에 추기경이 되자 신부들의 호응이 없었다. 주교 회의를 주재하여도 나이가 든 신부들이 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질투와 시기가 걸어 다닌다. 추기경은 외롭고 쓸쓸할 때는 시인 구상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일본의 유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구상 시인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두 사람은 가슴에 인간적인 바람이 부는 날이면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가톨릭 교계 수장으로서의 고민을 나누었다. 김수환은 어느 인터뷰에서 구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구상 시인은 어둠 속의 별처럼 우리 사회를 일깨워 준 구도자였다"라고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그는 생전에 늘 취해 있던 그 황홀한 하나님의 나라, 사랑의 집에서 영면하소서"라고 기도했다. 1994년 서울 한강공원 구상 시비 건립식에서 감수환 추기경, 박삼중 스님, 류달영 선생 등과 함께 축하해주었다.

구상 시인이 타계했을 때, 김수환 추기경은 "수사의 복장을 입관케 하라"고 말했다. 이는 구상 시인의 종교적 생애를 애도하는 뜻이었다. 많은 시도반(詩道伴)들은 구상은 '시인의 추기경'이라는 존경의 뜻을 붙이기도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구상 시인이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한동안 떠나지 못하기도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은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하는 가톨릭 미사로 명동 성당에서 치러졌다. 두 인물은 우리 한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지식인이자 종교인이다.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관계를 유지했다. 구상(1919~2004) 시인과 이중섭(1916~1956) 화가의 깊은 우정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는 3살 차이다. 두 사람은 일본 유학에서 인연을 가졌다.

특히 한국 전쟁의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의지하는 우정의 사이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과 대구에서 개인을 가졌다. 작품이 팔리지 않았다. 이중섭은 좌절했다. 이때 오랜 친구, 구상이 이중섭을 경북 칠곡 왜관 집으로 초대했다. 이중섭은 구상의 집에 머물며 안정을 찾았다.

이때 이중섭이 구상의 집에 머물며 '시인 구상의 가족'이라는 작품을 그려 선물했다. 구상은 그림을 천주교 행사에 내놓았다. 그림은 4억이 넘는 액수에 팔려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AI는 김수환 추기경과 구상 시인을 들어 우리 사회의 기억되는 어른이라 일러 준다. 어른이 필요한 사회다.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 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기는 건강 사회를 만든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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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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