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이미 북한의 사실상 파기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된 9.19 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무회의를 통해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의 효력정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같은 날 국방부는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제약받던 군사분계선·서북도서 모든 군사활동 복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은 "남북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 스스로 안전핀을 뽑아버리며 한반도 평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규탄하면서도 "9.19 군사합의는 일정 구역의 군사운용을 통제해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고자 체결된 남북 간 최초 군비통제 합의서로서, 이를 정지하겠다는 것은 한반도를 언제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북확성기 방송의 재개로 북한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 국민부터 안심시켜 주길 바란다며 9.19 군사합의의 복원과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한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고민정, 권향엽, 김기표, 김영배, 김우영, 김태선, 김한규, 문대림, 민형배, 박상혁, 박수현, 복기왕, 송재봉, 신정훈, 윤건영, 윤종군, 이기헌, 이원택, 전진숙, 정태호, 진성준, 채현일 국회의원 총 22명이 참여했다.
■ 다음은 성명서 전문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는 한반도 평화 사망선고다!
6월 호국보훈의 달 시작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킨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다시금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도 모자랄 판에, 한반도 평화 사망선고를 내려버린 것입니다.
최근 북한은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서해상 GPS 교란, 그리고 오물풍선 살포까지 비이성적 도발을 연속해서 감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GPS 교란과 오물풍선 살포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안이 중대하고 규탄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남북 긴장감을 해소하려는 시늉조차 보이지 않고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라는 급발진을 선택했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NLL을 포함한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고, 일정 구역의 군사행동을 통제함으로써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고자 체결된 남북 간 최초 군비통제 합의서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9.19 군사합의를 존중하며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를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부 정지하겠다는 것은 남북 간 군사충돌의 가능성을 넘어 한반도를 언제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준비하는 모습을 이전부터 보여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11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을 두고 「9.19 합의 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 정지를 의결한 것이 그것입니다.
이번 북한의 오물풍선을 두고도 북한은 6월 2일 "오물 풍선 살포를 멈추겠다"며 먼저 물러섰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로 항상 피해와 위협을 받아왔던 대한민국이 스스로 완충지대를 없애버린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조치입니다.
평화는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절대적 가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역대 모든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 유지는 항상 제1의 국정과제였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북한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담대한 구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원칙은 이미 거짓으로 드러난 지 오래이며 대북강경책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은 대화하려는 노력조차 귀찮으니, 주먹을 쓰겠다고 합니다. 이제 북한으로부터 오물풍선이 아니라 미사일, 생화학 무기가 날아올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똑같이 응수하겠다고 합니다. 평화를 훼손하는 반인륜적 행위를 정부가 앞장서 할 일입니까? 국민이 다치고 나서 대응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당장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남북 간 긴장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대북확성기 방송의 재개로 북한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 국민부터 안심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만일, 이러한 조치가 소위 ‘북풍’을 이용해 한반도를 전쟁의 불안으로 몰아넣고 극우 지지층을 결집시켜 현재 궁지에 몰린 정치적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 얄팍한 수라면, 그땐 온 국민이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복원과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랍니다.
2024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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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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