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작가들이 최고의 소설 제목으로 뽑은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작가에게 작품과 더불어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장미의 이름> 소설보다는 기호학의 대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2016)에게는 작가, 기호학자, 시대의 지성이라는 칭호를 불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평론가의 이구동성이다.

그가 2016년 향년 86세로 눈을 감자 세계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21세기를 산, 위대한 르네상스인이 영원한 이름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가장 슬픈 활자를 사용해 주었다"고 애도했다.

움베르토는 철학자, 비평가였다.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등 8개국 언어를 구사했다. 그를 들어 언어 천재이자 기호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불렀다.

그의 명성을 알려준 소설 <장미의 이름>은 1980년 세상에 알렸다. 이 작품은 14세기 초반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영국인 수도사 윌리엄이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

윌리엄과 주변 인물을 통해 종교재판 등 중세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은 40여 개국에 걸쳐 총 2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지낸 김성도 고려대 언어학 교수는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추리 과정까지 곳곳에 기호학의 원리들이 녹아있다"라며 "에코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 기호학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에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기념하기라도 하듯 두 번째 소설 <푸코의 진자>를 추리 소설 기법으로 펴냈다. 솔직히 장미의 이름에 기대어 푸코의 진자를 손에 든 독자들은 땀깨나 흘리며 소설을 넘겨야 했다. 그리 쉽사리 책장을 넘기기에는 무게감이 넘쳤다. 거두절미, 기호학의 정수를 담아낸 작품으로 꼽힌다.

주인공인 세 명의 출판 편집자들이 입수한 암호 메시지를 푸는 과정은 독자의 지적 유희를 마음껏 만족하게 하기에 더함이 없다.

로마 교황청이 "신성모독으로 가득 찬 쓰레기"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에코는 뛰어난 글솜씨와 지적인 구성으로 필명을 떨쳤지만 정작 작가는 "소설은 내게 주말, 아르바이트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의 본업인 철학, 기호학 연구에 애정을 둘러싼 학자의 언어로 보인다. 그는 그가 근무하는 학교의 도서관 장서의 위치를 기억할 정도였다. 그는 당시 석학의 주인들인 레비스트로스, 롤랑 바르트 등과 함께 1969년 세계기호학회를 창립하였다. 기호학의 학문적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가 들며 미디어와 현실 정치에 대해 비평도 하였다. 에코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일곱 번째 소설 <창간 준비호>는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을 겨냥한 작품이다. 한 시대의 지성도 저간의 언론에는 마땅치 않았다.

에코는 지성인이며 성격은 쾌활하였고 동료들에게 소탈한 사람이었다. 강의가 끝나거나 휴식 시간에는 학생들과 담배를 나누며 피우는 친절한 교수였다. 큰 학자, 석학임에도 다가가기 편한 학자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에코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소설 <장미의 이름> 마지막 구절을 인상적이라 한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이라는 구절이다. 익살스러운 사실은 <장미의 이름> 소설에는 장미꽃에 관한 내용은 한 줄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장미의 이름>은 제목의 효과를 보았다. 사람들은 꽃 중에 장미를 좋아한다.

소설이나 시집에서 심중을 당기는 제목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은 <장미의 이름>을 두고 한 말 같다. 시인과 소설작가들은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최고의 제목이라 평한다. 작품의 제목은 독자의 마음을 횡단하기 때문에.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사)한국현대시인협회, "탈북민 문학과 통일 담론을 말하다"… 2025 심포지엄 및 문학기행, 9월 여주에서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가 주최하는 '2025 심포지엄 및 문학기행'이 오는 9월 25일(목)부터 26일(금)까지 이틀간 경기도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탈북민을 위한 문학, 통일을 위한 시인의 역할 2'라는 주제로, 탈북민의 삶과 문학을 성찰하고, 분단 현실 속에서 시인이 감당해야 할 문학적·윤리적 사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2023년부터 이어온 이 주제의 연속 기획을 통해, 문학이 이념과 제도 너머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의 언어'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특히 올해는 '통일을 위한 문학의 구체적 실천'에 방점을 두고, 탈북민 작가와 남한 문인들의 상호 소통과 이해를 촉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시인과 평론가, 탈북 작가가 함께하는 사유의 장 이번 행사는 이충우 여주시장의 축사로 문을 연다. 이어지는 기조발표는 이길원 전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시인)이 맡아, 문학과 인권, 언어의 경계를 넘는 문인의 역할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주제발표에는 문학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홍용희 경희대학교 교수(평론가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희망브리지, 한국 재난 특성 반영한 '노인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고령사회에 발맞춰 한국 재난 특성을 반영한 '노인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을'시행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기후위기로 재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재난 사망자의 61%가 60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2025년 대형 산불 사망자 31명 중 83%가 고령층이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2023년 온열질환자 중 고령자 비율은 40%를 넘었고, 폭염 사망자 역시 절반 이상이 노년층이었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노년층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반영한 체험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통해 노인 스스로가 재난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집중된 재난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형 교육을 실시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재난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교육은 자율 대응이 가능한 노인과 전면적인 지원이 필요한 노인으로 대상자를 구분해 단계별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요양시설, 복지센터 등 노년층 생활환경에 밀착한 장소에서 진행

정치

더보기
용혜인 의원 "'빠띠' 표적 감사는 정치적 모략…방통위, 부당한 과징금 철회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한 재감사를 "정치적 표적 감사"로 규정하고, 부당한 보조금 환수와 과징금 부과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용 의원은 30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를 먹고 자란 내란 세력이, 팩트 검증 활동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뽑아내려는 정치적 모략을 자행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감사는 명백한 표적 감사"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짜뉴스 검증을 위해 '팩트체크넷' 사업을 수행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해 재감사를 벌인 뒤, 인건비 과다 산정과 일부 보조금 목적 외 사용을 사유로 약 1억 7천만 원의 보조금 환수와 5억 7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해당 사업은 2021년 사업 종료 당시 방통위 자체 감사에서 문제없다고 확인된 바 있다"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감사를 진행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표적 감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전체 4개 단체가 함께 수행한 50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빠띠가 집행한 사업비는 약 4억 원에 불과함에도 유독 '빠띠'에 대해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