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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시인과 배우들이 선망하는 안톤 체호프'

안톤 체호프, 이념과 편 가르기를 거부…허황한 담론과 영웅주의 대신 소박하고 평범한 덕목의 지식인을 조건으로 제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극 무대에 가장 많이 올려진 희곡 작가는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의 희곡이다. 그의 전용 극장이 삼성동에 있을 정도다. 나아가서 대학로에서 체호프의 공연은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엄청난 수의 단편 소설 집필로 유명하다.

1886년 한 해에만 무려 116편의 단편을 썼고 1887년엔 69편을 썼다. 의사인 체호프는 그저 취미로 소설을 썼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로 명성도 얻으며 철학적인 주제를 내세웠다.

흥미로운 것은 체호프가 집필하는 당시 유럽에서는 원고료를 단어 수와 비례하여 매겼다. 이 무렵 유럽의 소설의 분량은 매우 방대했다. 도박으로 빚을 많이 진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이 유별나게 긴 것도 원고료 때문이다. 의사인 체호프는 고료에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기에 체호프의 작품은 간결하다. 재미있는 글의 경향을 보였다. 체호프는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반면에 한국의 정지용 시인은 체호프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어의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던 정지용은 자연 체호프의 작품에 빠져들었다.

체호프는 시를 썼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1888년 최고의 시인에게 주어지는 ‘푸시킨 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체호프의 멜리호보 기념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6킬로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이다. 체호프는 1892년부터 7년 반 동안 거주했던 곳이다.

여기서 희곡 '갈매기'를 비롯하여 여러 편의 대표작을 집필했고, 진료소를 열고 주민들의 무료 진료도 해주었다. 멜리호보에는 자택, 진료소, 소극장 등 여러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체호프 문학 기념관 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평생 의학과 문학을 같이 품었던 체호프의 흔적은 세기말 러시아를 넘어 우리에게도 지식의 본질에 시사한 바가 크다.

체호프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글은 진보와 과학, 지식의 열정을 믿었다. 그는 행동이 없는 러시아의 지성인을 경멸했다. "나는 우리의 지식인을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위선적인고 거룩한 척하고 신경질적이고 무례하고 게으릅니다."

이념과 편 가르기를 거부했다. "저는 자유주의자도 아니고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수도사도 아니고 무관심 주의자도 아닙니다. 꼬리표와 라벨은 편견입니다."

체호프는 허황한 담론과 영웅주의 대신 소박하고 평범한 덕목의 지식인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체호프는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며, 타인의 재산을 존중하며, 빚은 반드시 갚으며,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식인은 건강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지식인은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처신해야 하며 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 정도면 지식인의 덕목이라기보다 그냥 인간의 도리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체호프는 "의사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치료한다."라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사람에게는 늘 숙명이라는 것이, 있나 보다. 체호프는 1890년 시베리아 횡단 및 사할린 여행을 떠났다. 이곳에서 여행기 <시베리아에서>와 사할린 관찰 보고서인 <사할린섬>을 집필했다. 사회 고발적인 성격의 수필집이다. 불행하게도 이 여행 이후 폐결핵에 걸려 자주 앓아눕게 되었다. 그의 형과 아버지도 결핵으로 죽어서 그도 전염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시베리아에서 환자들을 진료해주면서 전염되었다는 설도 있다.

1901년 자신보다 8살이 연하인 배우자 올가 크닙폐르(1868~1959)와 결혼했다. 체호프는 점차 결핵이 심해져 44살의 나이에 눈을 감았다. 아내는 만 수를 누렸다. 체호프의 인세는 그를 부족함이 없이 살게 했다. 올가는 죽는 날까지 체호프의 기념관과 작품을 알리는 데 노력을 하였다.

체호프가 숨을 거두기 전 의사는 청진기를 조용히 내리며 고개를 돌려 말하기를 "마지막 가는 길에 샴페인을 주도록 하세요." 이 말에 올가는 울음을 터트리며 샴페인을 따랐고 결국 샴페인을 입에 머금은 그는 미소를 지으며 유언을 남겼다. “얼마 만에 마셔본 샴페인인지." 그리고 독일 바덴바일러 요양원에서 눈을 감았다.

수많은 후대의 소설가는 체호프의 단편 소설과 문체에 영향을 받았다. 버지니아 울프, 서머싯 몸, 캐서린 맨스필드, 네이딘 고디머 등 이름을 나열하기 버겁다.

한국의 정지용 이용악 천상병 윤동주 시인도 체호프의 영향을 받았다. 그가 별이 된 지도 120년이 되었다. 그의 대표작인 <벚꽃 동산> 공연은 늘 만석이다. 작가나 배우 관객, 연출가들에게 즐거운 징크스도 준다. 체호프의 작품에 맛을 들이면 내 삶이 정화된다. 쓸데없는 치열함과 경쟁심, 명예욕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똑바로 보게 만든다고 한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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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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