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5월 25일 식약처는 수입 수산물 방사능 검사 현장을 공개한 가운데, 정부가 해당 검사를 통해 IAEA 분석 핵종 86개 중 단 2종만 검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연수갑·최고위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산물 방사능 검사 사업'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와 식약처 모두 IAEA와 도쿄전력 등이 주요핵종으로 검사하는 ‘요오드-129’는 검사하지 않고, 34년 전 정해진 규정에 따라 요오드-131과 세슘-134,137만 검사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해양수산부는 식약처 위탁 사업을 통해 ‘생산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지금까지 총 29,667건의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
요오드는 37개의 동위원소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방사성 형태의 핵분열 부산물로 생성된다. 이 중 요오드-129는 반감기가 1,600만 년으로 대기와 해수에 오래 잔류하며, 체내에 흡수되면 갑상선암을 유발한다.
해수부와 식약처가 검사하는 요오드-131은 반감기가 8일로 짧아 수개월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지기 때문에 일본에서조차 검사하지 않는 핵종으로 알려졌다. 현재 IAEA 확증 모니터링 대상으로 하는 주요핵종 역시 요오드-129를 비롯한 28개 종으로, 요오드-131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식품 방사능 검사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방사능 기준 및 시험법 등을 적용하여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요오드-129를 비롯해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확증 모니터링 대상으로 하는 주요핵종 28종 중 2종(세슘134ㆍ137)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식약처는 "현재 후쿠시마 사고 후 10년이 지나서 요오드-131은 모두 소실되었다"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인 1989년, 요요드-129는 환경에 방출되는 양이 적어서 분석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기준설정이 되어있지 않아 따로 검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도쿄전력이 밝힌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 ALPS) 성능 평가에서 요오드-129는 처리 이후에도 농도 변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은 핵종으로 나타났다. 즉, 요오드-129 농도가 후쿠시마 사고의 해양 방사능 오염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식품 방사선 검사에서는 종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현재 식품 방사능 검사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핵종인 세슘은 무거운 성질을 띠고 있어 심해에 가라앉을 확률이 높아, 요오드129 등 IAEA가 분석하고 있는 주요핵종을 추가 고려해 식품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약처 고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의하면,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에 대하여 우선 선정하고, 방사능 방출사고의 유형에 따라 방출된 핵종을 선정하게 되어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검사대상 핵종을 재선정할 수 있다는 근거로 작용한다. 하지만, 정부는 1989년 관련 기준을 제정한 이후 분석대상 핵종을 단 한 번도 손대지 않았다.
박찬대 의원은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철저하게 차단한다면서 식품 방사능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34년 전 체르노빌 사고 직후 만들어진 낡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면서 “정부는 무턱대고 안전하다고 국민에게 윽박지를 게 아니라, 이미 마련된 규정부터 충실하게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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