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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새해 아침, 시들의 건축 풍경'

"시는 낯선 의식이 드나드는 의미의 결(潔)..."그 의미의 풍경(風景)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가 무엇일까요. 시도반(詩道伴, 시 공부자)들과 대화 중, 질문을 받거나 질문을 한 적이 많다. 아무개 시도반은 행(行)과 행이 걸어가는 것이다. 연(連)과 연으로 연결된 언어의 건축이다. 다른 아무개 시도반은 아이들이 블록으로 집을 만드는 것과 같이 빨강, 노랑, 형형 색의 블록을 쌓는 것이다. 왼쪽에 앉은 시도반은 하얀 산을 표현하는 알프스 몽블랑의 정상에 눈이 쌓이듯 하얀 집이라 한다.

재치 넘치는 재미있는 표현들이다. 시에는 그 안에 무엇인가 의미를 숨겨 넣어서 보석과 같은 집을 지은 것이 분명하다. 요들송의 스위스를 시인들과 여행을 한다. 산속에 옹기종기 지어놓은 집들이 평화롭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조용함만이 사는 마을처럼 보인다. 조용함이 산길의 마을을 걸어 다닌다.

차창 밖을 보던 얼굴 하얀 시도반이, 시인이 만든 마을 같아요. 마을이 시를 쓰고 있어요. 일행은 낯선 마을에 저녁을 가방에서 푼다. 전등불이 켜져 있는 방안이 조명으로 은은하게 들여다보인다. 모르는 도시에 모르는 사람들의 평온한 모습은 인간의 백합꽃을 피우는 것처럼 평온하다. 이를 두고 밤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나 싶다.

시는 낯선 의식이 드나드는 의미의 결(潔)이다. 그 의미의 풍경(風景)들이다.

지구상 80억여 사람들은 개개인은 나라를 가졌다. 여행하게 되면 나라에 대한 내 안의 의미들이 새삼 발견된다. 그것을 우리는 조국(祖國) 관이라 한다. 낯선 풍경에서 새삼스럽게 조국을 생각한다는 것은 엉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찾는 순간이다. 머릿속에 짓누르는 모든 고민과 번뇌를 가지고 여행을 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서고, 내 마음대로 멈추며, 내 마음대로 방향을 틀고, 내 마음대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여행의 정의가 될 수 있다.

서 있는 지점에서 주체성을 찾게 된다. 단순하게 망각했던 깊고 깊은 의미를 주섬주섬 알게 한다. 오감을 열어 놓고 오감이 느끼는 대로 낯선 자연과 만나는 것은, 우리 안에서 잠자고 있는 유목민의 DNA를 하나씩 깨우고 일으켜, 생동하는 봄의 환희와 같은 것을 교감한다.

그것은 나도 모르게 새롭게 태어나고 감사해야 하는 것, 내 조국을 멋지게 기억해야 한다는 다짐과 감사를 느낀다. 우산의 우리말은 슈룹이다. 한글 해례본에 나와 있는 말이다. 밖에 나가보면 슈룹(나라)이 나를 받쳐주는구나, 깨달음을 일깨운다.

얼마 전까지 한국을 민들레 바람으로 여겼던 유럽의 나라들이 최근엔 부쩍, 한국의 문화를 가까이하려 한다. 명절이면 뉴욕의 한인 음식점은 줄을 선다. 한국의 음식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다. 나라가 슈룹이 된다는 현상을 깨워주고 알게 한다.

지나간 순간순간이 내 삶의 조국이 건네준 시였다. 내적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은 한참 뒤에야 깨닫는다. 늦게라도 깨닫는 것이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깨닫는 사람은 거친 땅에서도 언어의 집을 지을 수 있다.

안중근 의사의 말인 '불광불급(不狂不及)',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했다. 요즘 세상은 천재들도 많다. 깜짝 아이디어나 실적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오래전에 정민 교수가 펴낸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탄복했다. 그 책의 주인공은 18세기 조선에서 모든 순간을 꽃으로 살다간 이들이다. 그들이 격변의 시기를 앞장서 개척하면서 사회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뼈아픈 시련을 자기발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는 시대의 가슴과 만나는 것이다. 시대의 이야기로 언어의 집을 지은 것이다.

인조 왕 시대의 우매한 시대상을 그린 <올빼미> 영화가 인상적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을 통하여 당시의 거룩하지 못한 이야기를 숨 가쁘게 전개한다. 긴장감으로 이끄는 것은 감독이 사용하는 영상미의 힘이다. 언어는 어떻게 새우고 연결하는가에 감동과 느낌을 전달한다. 얼음장 밑에도 고기는 헤엄치고 있다. 얼음장 밑과 눈보라 속에서도 희망의 꽃을 보는 것이 언어의 건축이다.

권일송 시인은 그랬다. 언어가 고통으로 흔들리는 그 순간마다 시인의 마음에는 백합화가 피어난다. 주체하기 힘든 방황이 뜨거운 언어가 집을 짓는다 했다. 뜨거운 것만이 붉은 것은 아니다. 차가운 시련 속에 피는 동백은 붉다 못해 천길 절벽으로 뛰어내린다.

시는 죽을 수 없으므로 영원한 집을 짓는 것이다. 지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언어의 건축을 하는 것이다. 종말을 거부하는 집이 시의 건축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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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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