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화)

  • 구름많음동두천 0.2℃
  • 구름많음강릉 5.6℃
  • 흐림서울 1.3℃
  • 구름많음대전 1.7℃
  • 구름많음대구 4.8℃
  • 맑음울산 6.3℃
  • 구름많음광주 4.0℃
  • 맑음부산 7.6℃
  • 구름많음고창 1.5℃
  • 구름많음제주 7.5℃
  • 구름많음강화 -0.3℃
  • 흐림보은 0.3℃
  • 구름많음금산 1.6℃
  • 구름많음강진군 3.5℃
  • 맑음경주시 2.2℃
  • 구름많음거제 5.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천사와 슬픔은 우리 옆집에 산다"

시인이 하는 일은 자화상...모든 예술은 시와 동행의 친구들이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슬픔은 없어지진 않는다. 서랍에 넣어지지도 않는다. 슬픔은 곁에 있다. 어느 시인은 슬픔을 서랍에 15분만 넣어두고 싶다는 표현도 한다. 오래된 골목처럼 익숙한 슬픔은 그 골목을 거닐고 있다.

시인이나 철학자가 슬픔의 생김새나 슬픔의 내면을 위하여 무엇인가 하겠다면 그것은 자만일 것이다. 슬픔에 오랜 공부를 한 학인의 말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슬픔을 위하여 따라나서는 정도로 보는 것이 겸손일 것이다.

간혹 시를 통하여 슬픔과 고통, 우울증에 서성이는 환자를 치유한다는 직함의 사람도 있다. 명함에는 '시(詩)치유사'라 소개한다. 사실 이 같은 일은 한국 시단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외국에서 '시치유'라는 저서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소 다르다. 심리학을 전공한 시인들이다.

외국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에게 정신치유 의사 자격을 부여한다. 의사와 다름없는 전문적인 정규교육을 받은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다소 과장이거나 터무니없다. 의학적인 교육을 수반하지 않는다. 평생교육원과 같은 곳에서 불분명한 민간자격증을 가진다.

시인이 하는 일은 자화상이다. 시를 쓰면서 내 영혼의 생김새는 이런 거고 '내 삶의 풍경은 이런 거네, 내 뒷모습은 이렇게 생겼구나' 깨달아 가는 것이라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학인은 말을 잇는다.

시는 사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늘 곁에 있다. 가장 오래 남아서 누군가와 저항을 같이 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빈번하게 실패를 하여도 옆에서 응원하여 주는 것이 사랑이듯, 시는 그렇다. 공자는 시경의 시편에서 그와 같이 말하려 무진 애를 썼다. 300편이 넘는 시에서 하나같이 곤충과 식물, 동물을 동원하여 말하고 있다.

시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다양한 물감을 가지고 사랑, 평화, 분노, 환멸, 기쁨을 다양하게 그리며 알게 한다. 음악도 그림에 나오는 다양한 물감과 다르지 않다. 음악은 소리의 시다. 누군가와 동행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동행하여 주는 것이 음악이다. 모든 예술은 시와 동행의 친구들이다.

불행은 어디서 올까? 누군가 건드리고 간 사람들이 있다. 나폴레옹, 칭기즈칸, 히틀러는 불행을 건드리고 간 대표적 인물이다. 마치 벌집을 건드리고 간 것과 같다. 그들은 하나같이 고통받은 사람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 않았다. 고통받은 사람을 환대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생각이, 고민이 많으면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시는 인식이 오기 전 뒤척임이다. 그것은 모르는 것들이다. 시는 아는 것을 통해 모르는 마을에 가는 것이다. 아는 것이 전부라면, 아는 것을 말한다면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간혹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존재의 가치를 받으면 눈물이 난다. 그 눈물의 구체성은 말하기 어렵다. 바람이 뭔지 말하기는 어렵다. 시인은 그 바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정지용은 '향수'를 통하여 바람을 보여 준 대표적 시인이다.

보여 준다고 다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시는 과정이 목표이고 멈추는 곳이 끝나는 지점이다. 삶에서 의미를 놓친다면 무기력하다. 시는 의미를 붙잡고 놓치면 안 되는 것이다. 의미를 놓아 버리면 맥박이 천천히 가거나 갑작스럽게 빨라지는 것이다.

의미를 끝까지 잡지 못하면 상실의 사람이 되듯, 상실의 시가 된다. 파도는 누가 뭐래도 파도의 길이 있다. 세상과 바람이 뒤에서 수군거려도 파도는 어김없이 방파제에 부딪히며 생을 마감한다.

우리의 슬픔도 누군가를 통해 그저 견디는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필요하다면 시는 만들어진다. 시는 인간에게 슬픔을 건너, 용기를 만들어 준다. '찬사와 슬픔 들이 우리 옆집에 산다.' 그 천사와 슬픔은 우리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을 수첩에 담고 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해임, 만시지탄이지만 적극 환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광복회(회장 이종찬)가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의 해임에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복회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해임은 그동안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해야 할 위치에서 오히려 독립운동을 부정하고 폄훼해 온 자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광복회는 이어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의 심판"이라며 "피로 쓰인 역사는 결코 혀로 덮을 수 없다는 역사 정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김 전 관장이 독립기념관을 "종교시설로 사유화했다"고 비판하면서, "일제하 한국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발언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부정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광복절에 '해방은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발언을 하는 등 독립기념관장으로서의 자질과 품위를 실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이번 조치를 "독립운동을 끊임없이 깎아내리고 민족혼을 말살해 온 뉴라이트 세력 몰락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며,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관련 세력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역사 정의 실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관장의 해임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평가가

정치

더보기
촛불행동 "민주당·조국혁신당, 조희대 탄핵 당론 채택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무기징역 선고와 관련해 "내란 단죄가 미흡하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19일 윤석열에 대한 무기징역형 선고는 내란세력을 비호하는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란에 대한 엄중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택했다. 이에 대해 촛불행동은 "국민적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조 대법원장이 내란 사태 당시 사법부 운영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법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행동 측은 일부 야권 의원들이 이미 '조희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