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7 (토)

  • 맑음동두천 -9.3℃
  • 흐림강릉 -1.9℃
  • 맑음서울 -9.2℃
  • 맑음대전 -6.0℃
  • 맑음대구 -2.3℃
  • 흐림울산 -1.3℃
  • 맑음광주 -3.4℃
  • 구름많음부산 0.9℃
  • 구름많음고창 -3.5℃
  • 제주 2.0℃
  • 맑음강화 -9.0℃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5.7℃
  • 구름많음강진군 -2.7℃
  • 구름많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1.4℃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창문을 넘어온 추억'

영화 '라스트 레시피'의 명대사..."맛이라는 건 역사와 추억으로 기억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가을 전어에 깻잎 생각납니다." 영국으로 떠난 후배 시인의 편지다. 텃밭의 깻잎을 갓 따왔다. 전어회를 된장에 싸 먹었다. 입안은 한동안 알싸함이 남아 있다. 깻잎의 향기가 어떻게 진동을 하는지 영국까지 따라왔다 한다.

신안 부두, 정자 식당에서 마셨던 토속 막걸리도 생각이 나서 날마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떠나는 꿈을 꾼다 한다.

"선배님! 48장의 추억이 생각나세요." 시(詩) 도반은 무슨 말인가 편지를 들여다본다. 화투 이야기다. 화투는 꽃 싸움이다. 매화, 난초, 솔, 벚꽃, 모란, 국화, 오동 따위의 열두 가지 그림이 각 네 장씩 나온다.

"땡잡았다"는 말은 화투의 노름판에서 상당히 높은 끗수에 해당하며 상대방을 크게 이긴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라 한다.

시 도반은 화투가 48장이라는 것을 한 번도 기억 속에 담아 둔 적 없다. 그저 화투려니 하고 대했다. 영국의 김 시인은 화투의 역사까지를 기억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전래 되었다는 설이 있다. 대략 조선 후기쯤, 1902년 황성신문에 실린 잡학 광고에 화투가 나왔다고 한다. 어림 120년의 역사를 가졌다.

'라스트 레시피(Last Recipe: Memory of Giraffe's Tongue)'의 영화는 제목부터 땅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음식의 마지막 레시피는 무엇일까. 초반에 추억의 오므라이스를 먹는 장면이다. 그 맛에 노인은 감격하고 만다.

시 도반은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났다. 가시기 전 라스트 레시피를 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날 며느리와 시장에 가서 평소보다 많은 시장바구니를 채웠다. 다양한 음식을 만들었다. 가족들과 즐거운 저녁 식탁을 했다. 그리고 늦은 밤에 세상 소풍을 끝내셨다. 제수씨는 이상하다 한다. 돌아가시기 전 왜 그렇게 음식을 했는지 궁금하다 한다. 마치 영화의 '라스트 레시피'의 주인공처럼이었다.

'라스트 레시피'의 영화의 명대사다. "맛이라는 건 역사와 추억으로 기억된다. 음식 속에는 음식이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시간과 시간이 지니는 역사와 그 역사를 이루는 개개인의 추억이 내밀하게 쌓여 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 1-88, 1-89에 가면 '딜큐샤(Dilkusha)' 건물이 있다. 사직터널 근처다.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가 살던 집이다. 연합통신(AP) 기자이며 사업가인 앨버트는 아내 메리 테일러를 위해 지은 집이다. 테일러는 배우이자 작가다.

<호박 목걸이>라는 저서도 있다. 호박 목걸이는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가 결혼식 날 나눠 가진 사랑의 증표다. 조선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테일러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의미도 재미있다. 집은 1926년 화재로 전소되었으나 1930년 중건된 집을 2020년 복원하였다.

서울에 가면 제일 먼저 행촌동의 '딜큐샤'를 가보고 싶다고 김 시인은 편지에 쓰고 있다. '딜큐샤'는 인도어다. 기쁜 마음, 이상향이라는 뜻이다. 파란 눈으로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3.1 독립선언문'을 갓 태어난 아들 브루스 밑에 감춰두었다가 그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1941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을 당한다. 그는 유언에 죽음 후 한국에 묻히고 싶다 했다. 유언대로 서울 양화진 묘지에 묻혔다. 2017년에는 '딜큐샤의 추억' 책이 김세미, 이미진 작가에 의해 나왔다.

전장석 시인은 '서울, 딜큐사'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방송사에서 딜큐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수차에 내보기도 했다. 지금도 어느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예술 속에는 사람들의 추억에 관련된 소재 영화가 가장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추억의 기록이 된다. 추억이 없는 사랑은 없다. 그래서 그리움은 추억이다. 그 시간, 마음 촉감, 소리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금캐는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 채굴의 기억을 문학으로 캐다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감사원 "정황은 있다"면서 면죄부… 기본소득당, 류희림 '민원사주' 재수사 촉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결론을 내리자, 기본소득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사원이 '정황은 확인됐다'면서도 '단정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는 민원사주 의혹 규명의 책임을 방기한 무책임한 감사"라고 비판했다. 노 대변인은 류희림 전 위원장이 재임 당시 정권 비판 언론에 과도한 제재를 반복하고, 법적 근거가 미비한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졸속 설치하는 등 언론 규제와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민원사주 의혹 역시 "내란정권 하에서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드러난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류 전 위원장의 친족과 지인 11명이 이틀 동안 34건의 민원을 집중 제기했으며, 민원 문구의 분량과 표현 방식, 심지어 맞춤법 오류인 '사실인냥'이라는 표현까지 유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 대변인은 "이는 기존 보도보다 축소된 규모일 뿐, 명백한 민원사주 정황"이라며 "그럼에도 감사원이 물적 증거 부족을 이유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