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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자(子)'를 붙여준 조선 유일 대학자 우암 송시열

정조대왕, "송자를 빼놓고는 조선의 정치와 철학사상을 논할 수 없다" 평가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호랑이 봉초 담배 말아 피던 시절이다. 거슬러 올라 1966년부 전화번호부 책이 발간되었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홍보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책을 펼치며 가장 많은 이름을 헤며 놀던 시절도 있었다. 한가하기 짝이 없는 해찰이다.

전화번호부에는 '자(子)' 자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다. 미자, 춘자, 금자, 해자 같은 이름이다. ‘자’자 끝 이름을 흔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자’ 자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중국 역사에 '자(子)' 자를 붙이면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 일컫는다. 노자, 공자, 맹자, 순자와 같은 학자에게 붙여주었던 경우다. 우리나라에도 ‘자’ 자를 붙여준 딱 한 분의 학자가 있다. 바로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1607~1689)이다.

이 칭호는 송자(宋子) 말고는 우리 역사에 두 번 다시 없다. 송시열은 17세기 사람이다. 키가 1m 90cm로 기골이 장대했다. 송자에게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는 기록이 한두 개가 아니다. 기네스북이 없던 시절, 세계공식 기록은 없다. 조선왕조실록이 말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한 사람의 이름이 3000번 이상 거듭 기록은 오직 우암뿐이다.

그뿐이 아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50세인 시절에 83세까지 장수 하였다. 16대 인조부터 17대 효종, 18대 현종, 19대 숙종 등 무려 네 명의 임금을 섬기는 기록이다. 우암은 구기자차를 즐겼다. 장수비결과 연관 짓기도 한다.

전국의 42개 서원에서 그를 큰 학자로 모시며 섬기는 기록도 송자의 존재 평가를 알 수 있다. 송자의 저서들은 ‘주자대전(朱子大全)’과 같이 '송자대전(宋子大全, 102권의 책)'이라고 명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학문의 강이다.

역사는 조선 600년사에 송자대전은 큰 업적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송자대전의 편찬은 정조였다. 우암의 저서를 통해 학문의 깊이를 알게 된 정조는 그가 떠난 후 주자와 같은 큰 학자의 반열에 올렸다.

정조는 송자를 빼놓고는 조선의 정치와 철학사상을 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전제가 따른다. 맹자나 공자에 대해서도 각자의 견해를 가지고 논한다. 그게 학문의 세계다. 앞으로도 계속 잘난체하는 학자들에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송자는 숙종의 눈 밖에 나, 83세에 사약(賜藥)을 받는다. 유배지, 제주에서 한양으로 압송 중이었다. 하지만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지 않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한다. 다시 사약이 내려지고 거듭된 사약을 받고야 명을 달리한다. 사약 후에도 숨을 거두지 않는 사건은 하나의 연구과제가 되기도 했다. 특정 한약을 많이 복용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설이 기록에 희미하게 비친다.

송자의 학문적 평가는 17세기를 넘어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전 광역시장을 역임한 홍선기 시장이 송자를 기리는 공원을 만들었다. 공원은 우암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대전 동구 가양동 ‘남간정사’ 일대 1만 6,000여 평의 대지에 110억 원을 들여 장판각(송자대전 목판보관소, 유형문화재 1호), 전시관, 서원 등 16동 건물을 복원하여 1998년 4월 사적 공원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선비를 이처럼 뚜렷하게 추앙하는 것은 유일하다. 좀 과장하면 17세기부터 송자를 기리는 일들이 21세기까지 이어 온 것도 하나의 기록이다.

우암은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영남학파와 기호학파(畿湖學派)의 거두며 노론의 지주다. 기호학파는 조선 중기의 학자 이이(李珥)를 조종(操縱, 단체를 자기 뜻대로 부림)으로 하는 학문상의 유파다. 현대에 이르러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와 미국 언어학자 C. S. 퍼스(C. S. Peirce)가 태동시킨 기호에 관한 학문과는 별개로 혼동이 필요하지 않다.

우암이 3살에 글을 깨우치고 7세 때 금강산을 보고 지었다는 시 한 편을 보면, 시문의 앞날이 보인다.

산에는 구름이 온 하늘이 하얀색에/산인지 구름인지 구분할 수 없는데/금강산 구름 걷히니 산만 우뚝 서 있네. 山與雲俱白 雲山不辨容(산여운구백 운산불변용)雲歸山獨立 一萬二千峰(운귀산독립 일만이천봉)

짤막한 한시지만 일곱 살 나이에 일만 이천 봉의 금강산을 명료하게 구사한다. 시는 이미지다. 당시의 한시의 경향은 보이는 것의 멋과 보이지 않는 것의 표현이 주류였다.

송자는 공자가 말한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말은 그를 지배하였다. 학문은 빛나는 영감을 훔치는 것. 송자의 기묘한 지식의 향연은 후학에게 비밀이 아닌 만천하의 ‘송자대전’으로 남았다. 보석 같은 송자의 지식을 알아준 정조 왕도 솔로몬 같은 왕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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