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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인 시인, '도스토옙스키와 빼빼로 데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주제는 늘 자유...고통을 치유하고 미움을 극복하는 묘약도 연민 때문"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y. 1821~1881. 러시아)의 생을 보면 순명(順命)을 생각하게 한다. 순명은 어떤 뜻에 따라 주어진 생을 말한다.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도스토옙스키는 28세 때 반체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총살 직전 목숨을 건진 뒤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9년을 보낸다. 1년의 절반 가까이가 차가운 겨울인 러시아에 태어난 것도 그에게는 순명일 수 있다. 거듭된 파산으로 빚더미에 앉았고 갖가지 병으로 죽을 때까지 고생했다. 유배지에서 성경을 수백 번을 읽었다. 그것이 작가로 만든 순명의 한 부분일 수 있지 않나 싶다.

굴곡진 삶에서도 도스토옙스키는 60세라는 수를 누렸다. 당시로 대단히 장수한 편이다. 그가 태어난 난 날은 11월 11일.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Pepero’s Day)다.

1993년 영남지방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시작된 날이라 한다. 몸매를 중요시하는 여중생들이 달력을 보면서 1자가 네 개나 겹쳐진 의미를 부여하며 날씬하고 건강하게 살자는 의미로 만들었다 한다. 재치의 여중생들이다.

비약과 과한 상상력이지만 도스토옙스키가 빼빼로 데이에 태어났기에 오래 살지 않았나 싶다. 빼빼로 데이가 만들어진 것은 도스토옙스키 출생, 200년 후의 일이기에 가볍게 위트쯤으로 웃어넘기면 싶다.

도스토옙스키는 심리묘사의 탁월한 작가로 평한다. <좁은 문>의 앙드레 지드(1869~1951. 프랑스 노벨상 수상)와 <이방인>의 카뮈(1913~1960. 알제리. 노벨상 수상)와 같은 문학가에서부터 철학자 니체와 비트겐슈타인, 과학자 프로이트와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두 세기에 걸쳐 인류 문화 전체에 지워지지 않는 영향을 남겼다.

우리에게 도스토옙스키는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우리 문학가들과 독서 대중에게 꾸준한 영향을 미쳐 왔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작품 번역도 활발했으나, 오직 러시아어 원본에 따른 최초의 전집 번역은 '열린책들' 출판사가 출판의 소명을 걸고 기획 제작하였다.

2000년 출간된 <도스토옙스키 전집>(전 25권)은 최초 번역본이다. 20년간 무려 550쇄를 거듭, 한국 문학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도스토옙스키는 늘 절망 가운데서도 불굴의 생을 살았다. 성공한 작가들에게는 절박함의 도전이었다. 절박한 시간은 인간 내면, 자신에 대한 분노를 일깨워준다. <죄와 벌>이 대표적이 사례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에서 전당포 노파의 살해범을 통해서 왜곡된 정의감과 타인을 심판하려는 권력욕의 허상을 보여준다. 이 또한 분노 사회와 증오 정치의 반사경이 아닐까. 학인(學人)은 말한다. 도스토옙스키가 오늘, 우리 정치의 단면을 이미 200년 전 <죄와 벌>로 그렸다. 그의 소설은 진정한 자유를 지향하는 것이 삶의 가치라 주장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주제는 늘 자유였다. 고통을 치유하고 미움을 극복하는 묘약도 연민 때문에 나온다고 한다.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불안과 고뇌, 질병과 가난, 갈등과 대립의 경계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수반한다.

성경의 중심에 기록된 시편 150편 중, 75편을 쓴 다윗이라는 시인이 있다. 성경 등장인물은 약 3만여 명이다. 그중의 시인은 10여 명이 있다. 다윗도 흡사 도스토옙스키와 같은 번민의 삶을 살았다.

세태를 비유하는 은유와 직유의 전형적 내용이다. 다윗은 왕, 선지자, 시인이라는 다양한 직함의 삶을 살았다. 매우 절박함으로 생을 살았다. 주변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했다. 신의 내면을 알려 했다.

<달과 6펜스>를 쓴 서머싯 몸, <보물섬>을 쓴 스티븐슨,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도 절박함 속에 집필했다. 생텍쥐페리는 우편배달 비행기를 몰면서 야간비행에 집필했다. 솔제니친도 시베리아 유배지를 경험으로 인간 내면을 극도로 면밀하게 묘사했다.

다윗의 시편은 시를 공부하는 시인들에게 빼어난 텍스트다. 시학(詩學)이나 시경(詩經)을 넘어서 실질적 교과서로 통한다. 윤동주 시인은 시편을 수십 번을 필사하며 시를 공부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결론을 맺자.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지하수로부터의 수기>에선 증오심의 원인이 인간이 내면, 각자의 분노라 했다. 도스토옙스키의 생을 물끄러미 보면 인간에게 시간은 ‘지고 가는 짐’이 아니라 시간의 자체가 치유가 아닌가 싶다. 시간의 길에서 상처는 치유되고 거기에 새살이 돋는 것.

그가 인상적으로 남긴 말은 "신은 나를 늘 괴롭혔다."라 하며 눈을 감았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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