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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상실이 덮쳐올 때, 함께 걸어보자"

"노루 눈빛의 지도자가 필요한 사회…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고통 속에서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 마세요. 흔들리는 것은 밝은 내일을 위해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7년 전 『살아있는 사람이 꼭 해야 할 101가지』 산문집 내용의 글이다. 꾸준하게 스테디셀러로 읽히고 7년째 계속, 하루면 삼십여 명이 책을 구매한다 한다. 나는 작가로서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101가지를 어느 정도 실천하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못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을까.

선학들은 글 문이 막히고 삶의 해답이 필요하면 산책을 권하기도 한다. 선학의 말씀에 서오릉(西五陵. 조선 시대의 5개 왕릉을 모심) 산책에 나선다.

한 시간 코스로 고즈넉한 산책이다. 가다 보면 아주 초라한 장희빈(1659~1701. 제19대 숙종 후궁. 희대의 국정 농단 자)의 능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장희빈은 표독의 상징이다. 서오릉의 능들은 푸른 잔디 위에 크고 장엄하다. 임금 한 명당 만평에 이르는 능(陵)들이다. 장희빈의 능은 20여 평의 자그마하다. 그늘이 지고 외진 곳에 위치한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장희빈에게 연민이 간다. 왜 그렇게 살았을까. 자신을 스스로 찬찬히 들여다보지 못한 것일까.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하얀 구름조각을 올려다보며 까닭 없는 질문이다. 그리고 서오릉을 나오면선 장희빈은 잊히는 사람이 되고 만다.

몇 걸음을 지나면서 일상의 세상에 귀의다. 선거의 계절이다. 정치는 국민의 슬픔에 스며드는 것이 공식이라 한다. 이것은 공자의 말씀이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 돌아가는 모양은 도대체 정치인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없는 듯하다. 비단 정치인만의 세상은 아니기에 그들만 탓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스스로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만 있다면 타인을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에게나 상실이 덮쳐올 때면, 가장 힘든 시간일 것이다.

나의 스승 권일송 시인이 쓴, '청 사슴이 노래하는 모퉁이'라는 시의 구절이 있다. 나는 가끔 청 사슴이 노래하는 모퉁이는 어디일까. 궁금하다. 그곳은 문명과 떨어진 숲의 한가운데 아닐까. 그곳이라면 인간의 굴레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공간이 아닐까.

우리는 함께 걷는 사람이 필요하다. 상실이 덮쳐올 때 함께 걷는 가족과 친구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간에 단절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 대학로를 걷다 보면 눈에 띄는 현수막이 밤쯤은 내려앉은 채 걸려 있다. "우리 상가는 재종을 울립니다."

풀어서 말할 필요도 없이 상인이 죽어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검은 글씨에 상가(喪家)에서 올리는 리본도 같이 한다. 오죽 장사가 안 되고 문 닫는 형편에 몰리면서 내 걸린 현수막일까. 생각 세포의 한쪽이 아프다.

현수막 건너에는 젊은 청년이 붕어빵을 팔고 있다. 다섯 개에 천원이다. 붕어도 다이어트를 했나 보다. 예전 붕어빵 크기의 삼 분의 일쯤이다. 한 봉지를 사 들고 현수막 건너편 세련된 디자인의 철제 의자에 앉는다. 붕어빵을 유달리 좋아하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김대중 대통령도 투석에 해롭다는 붕어빵을 이희호 여사 몰래 비서관을 시켜 먹었다는 붕어빵이다. 붕어빵은 한국의 대표적 즉석 빵이다. 이민을 간 문인이 한국에 오면 제일 먼저 먹고 싶은 것이 붕어빵이라 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일 것이다.

노루 눈빛의 지도자가 필요한 사회다.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황당한 대선 뉴스는 필요하지 않다. 청 사슴 눈빛의 친구는 어디에 있을까. 청 사슴이 노래하는 그곳에서 우리 함께 걷고 싶다.

- 최창일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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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조 시인, 제6회 통일문학상 수상… <문학과 통일> 제11호 출판기념식 및 제6회 통일문학상·신인문학상 시상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통일문인협회(이사장 이병석)는 오는 12월 19일(금)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예술가의 집 2층 다목적홀에서 <문학과 통일> 제11호 출판기념식과 함께 제6회 통일문학상 및 제6회 신인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통일 문학의 현재를 점검하고, 문학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사유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문학과 통일> 제11호에는 분단의 현실을 넘어 화해와 연대, 공존의 가치를 모색하는 시와 산문, 평론 작품들이 수록돼 있으며, 통일문학의 외연을 확장하는 성과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6회 통일문학상은 시 부문에서 통일의 서정과 시대적 성찰을 꾸준히 시로 형상화해 온 김유조 시인에게 돌아갔다. 김 시인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을 비롯해 코리안드림문학회 회장, 한국작가 여행인문학 주간 등을 역임하며 한국 문학의 국제 교류와 인문학적 확산에 기여해 왔다. 또한 경맥문학회, 서초문인협회, 미국소설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문학 단체 활동에서도 활발한 역할을 수행했다. 학술과 창작을 아우르는 성과로 학술원 우수도서상, 김태길수필문학상, 문학마을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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