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 맑음동두천 -8.0℃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5.5℃
  • 맑음대전 -4.5℃
  • 맑음대구 -1.8℃
  • 맑음울산 -1.7℃
  • 맑음광주 -0.1℃
  • 맑음부산 -0.6℃
  • 구름많음고창 -0.9℃
  • 제주 5.5℃
  • 맑음강화 -5.3℃
  • 맑음보은 -6.1℃
  • 맑음금산 -3.7℃
  • 흐림강진군 1.7℃
  • 맑음경주시 -1.8℃
  • 맑음거제 0.2℃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김민정 시인의 '심포리 기찻길'

어린 날 손톱 끝에 물들이던 돌봉숭아의 추억과 함께
아버지의 정겨웠던 음성이 지금도 들릴 듯

심포리 기찻길

- 김민정 시인

기찻길 아스라이
한 굽이씩 돌 때마다

아카시아 꽃내음이
그날처럼 향기롭다

아버지
뒷모습 같은
휘굽어진 고향 철길

돌이끼 곱게 갈아
손톱 끝에 물들이고

새로 깔린 자갈밭을
좋아라, 뛰어가면

지금도
내 이름 부르며
아버지가 서 계실까

■ 시작노트
심포리 기찻길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에 있는 철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골이 깊다고 하여 짚은개(깊은개의 사투리)라고도 부르는 심포리는 최민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꽃 피는 봄이 오면'의 촬영지 도계 부근이다.

강원도의 오지 심심산골에 있는 심포리 기찻길, 이곳에 기차가 다니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오지였을까? 태백산이 가까운 동네, 태백산맥의 줄기이기도 한 이곳은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있던 곳과 가까워 석탄이 많이 나는 탄광지대이기도 했다. 도계에서 서울로 가자면 이곳 심포리를 통과해야 하므로 이곳에 기찻길과 신작로가 일찍부터 있었던 것이다.

철도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고도 기찻길 옆에 집을 짓고 살았다. 때문에 늘 기적소리를 들어야 했고, 학교를 가자면 기찻길을 따라 걸어야 했다.

마을 사람들도 기찻길 옆의 길을 통해 다른 마을로 가거나 가까운 시장에 가기도 했다. 철길엔 가끔씩 철로의 지반을 다지기 위해 철로주변에 자갈돌이 새로 깔리기도 했다.

화자는 영동선 철길의 휘어진 모습처럼 아버지의 뒷모습도 그렇게 휘어있다고 생각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돌이끼에 물을 묻혀서 긁어내고 으깨어서 손톱에 봉숭아처럼 바르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손톱에는 붉은 물이 든다.

어린 날 손톱 끝에 물들이던 돌봉숭아의 추억과 함께, 산에 나무하러 가신 아버지가 나무를 잔뜩해 짊어지고 그 무거운 나뭇짐 위에 사랑하는 막내딸에게 줄 예쁜 진달래꽃이나 물이 잔뜩 오른 송구를 꺾어 얹어 오시면서 철길을 따라 부르던 막내딸 이름. 그 아버지의 정겨웠던 음성이 지금도 들릴 듯 하다.

'지금도 내 이름 부르며 아버지가 서 계실까?' 금방이라도 뛰어가면 아버지가 거기에 서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아카시아 향기 같은 어린 날의 추억과 함께 아버지가 그리워 써 본 작품이다.

■ 김민정(金珉廷) 시인
강원 삼척 출생. 시조시인. 문학박사(성균관대). 대학원 출강.
1985년 『시조문학』 지상백일장 장원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사)한국시조시인협회 중앙자문위원 등.
▲ 시조집 <꽃, 그 순간>, <함께 가는 길>, <창과 창 사이> 外 8권. ▲ 영문번역시조집 <해돋이>(303인 현대시조선집), 스페인어번역시조집 <시조, 꽃 피다>(333인 현대시조선집), 아랍·영문번역시조집 <시조 축제>(303인 현대시조선집), ▲ 논문집 <현대시조의 고향성> 外. ▲ 수필집 <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 ▲ 평설집 <모든 순간은 꽃이다> 外 1권.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한국문협작가상, 월하문학상 외 수상.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주광주중국총영사관, 전북중국인협회 방문…외국인 정착 지원 방안 논의 (전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중화인민공화국 주광주영사관의 주저화 부총영사와 수지버 영사가 16일 전북중국인협회를 방문해 협회의 주요 활동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문에서 영사관 대표단과 협회 관계자들은 전북특별자치도 내 중국 출신 주민들의 정착 지원 방안과 협회의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협회는 주광주영사관과 협력하여 전북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출신 도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주저화 부총영사는 "전북특별자치도에 중국인협회가 설립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향후 협회의 활력이 기대된다"며 "영사관 차원에서도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후에는 주저화 부총영사를 비롯한 전북중국인협회 회원 10여 명이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주최한 '외국인 지역 정착을 위한 광역비자 정책 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북형 광역비자 정책 방안과 관련해 주한 외국 공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었다. 협회는 이러한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 출신 도민들의 정착을 돕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