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3 (토)

  • 맑음동두천 6.9℃
  • 맑음강릉 11.7℃
  • 맑음서울 9.2℃
  • 맑음대전 8.9℃
  • 맑음대구 10.4℃
  • 맑음울산 13.3℃
  • 맑음광주 10.0℃
  • 맑음부산 16.1℃
  • 맑음고창 9.4℃
  • 구름조금제주 17.1℃
  • 맑음강화 8.8℃
  • 맑음보은 2.7℃
  • 흐림금산 4.6℃
  • 맑음강진군 11.2℃
  • 맑음경주시 10.7℃
  • 맑음거제 14.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마음을 끓이는 시간"

"가을은 창문을 닫고 미명의 묵상을 하는 시간"

URL복사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처서(處暑)를 지나면 나무들도 외출을 서둔다. 따가운 햇볕은 주눅이 들고 매미도 목쉰 소리를 내다가 그마저 자지러들고 만다. 기다렸다는 듯 귀뚜라미가 매미를 대신 노래한다.

가을의 행간을 일러준다. 아침 시간의 분주함을 아는 듯 간간이 쉬어가는 소리는 가을, 첫 줄을 밀고 당긴다. 분명, 지난해 구성지게 소리하던 소리꾼의 자제(子弟)가 맞다. 말없이 산방(山房) 떠난 스님처럼 여름옷 갈아입을 시간 찾아주었다.

노래하는 장소도 문간방 창문틀 근처다. 지난해 귀뚜라미가 그러했듯 올해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은둔의 가족이다. 소리에도 마음에 머무는 사유(思惟)가 있다. 길섶에서 만나는 풀꽃의 이야기 모아 남도창(南道唱)을 한다.

이 시간이면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어야 할 시간이다. 아니면 '시간의 향기'를 꺼내어 커피의 시간을 가져볼까. 시몬 드 보브아르(Simone Beauvoir. 1908~1986)는 그랬지. 나는 가을이면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12~1778)의 '참회록'을 펼친다고 했다. 우리는 안다. 가을은 눈에 닿는 모든 것들이 걸작이 된다. 책 속에는 정신의 양식을 찾아내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가을 나무들도 포도주를 마신 것일까. 얼굴이 붉어지고 기우뚱거린다. 나무도 그리운 사람이 있는 것일까. 구름을 향하여 한없이 붉은 휘파람을 분다.

가을은 느낌도 색으로 변한다. 그리워해야 할 사람은 그리워하자는 시구(詩句)가 좋기만 하다. 권일송 시인은 "가을은 햇살도 맛이 든다"라고 했다. 그렇다, 가을은 모두가 홍옥의 사과처럼 무르익는 시간이다.

고산(高山)의 나무들도 수상하다. 분명 무슨 일인가 저지를 것만 같다. 변한다는 것이 이렇게 서늘하게 다가오는 것일까. 무섭고 두렵다. 빨랫줄에 걸린 옷들이 왜 저렇게 오색의 천연색들만 널려있을까. 가을은 모든 것들이 두근거린다. 두근거리는 것은 외로워서 일 것이다.

노을빛이 영락 여인의 손수건이다. 모래밭 걷는 새들도 붉은 발자국이다. 발자국 찍힌 자리에 붉은 빗소리가 들린다. 숨이 넘어갈 한계점까지 걷고 싶다. 부서지는 파도가 노을을 만나서 노래한다. 그대는 부서지기 위해 태어났는가. 긴 그림자를 그리며 산으로 오른다. 나뭇가지는 매달린 바람과 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산등성이에 걸터앉는다. 나뭇가지를 건드리면 붉은 종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그려가는 곡선이 아름답다.

푸른 시간을 움켜잡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일그러진 계절의 바람이 빈손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계절은 속일 수 없는 진리의 말씀이 들어 있다. 시들시들한 풀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기가 죽었는지 계절만이 알 일이다. 숲속도 여울물도 뭔가 심상치 않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변한다는 것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가을은 창문을 닫고 미명의 묵상을 하는 시간. 영원을 이어주는 존재의 의미를 새겨본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면 신은 가을을 그리는 화가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꿈꾸고 갈망하는 행복이 있다. 계절은 가을이 행복이다.

화가 르누아르(Renoir. 1841~1919)는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IL faut embellir)." 그가 말년에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에게 남긴 이 한마디는 르누아르의 예술세계를 단적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그의 예술철학을 대변하는 말이다. 화가는 행복을 화폭에 담는 것이다.

계절은 결실의 열매를 담는다. 싸늘한 늦가을 바람이 넘어서면 빨강, 노랑 분꽃은 마지막 나팔을 분다. 분꽃의 나팔 소리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먼저 참회해야 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오늘은 시애틀의 친구로부터 엽서가 왔다. 시애틀의 가을을 유난히 늦는 모양이다. 계절상 지금쯤이면 여느 때처럼 바닷가 근처부터 단풍이 붉게 물들고 비는 더 자주 내려야 하는데. 계절의 난동으로 여름의 끝에서 멈추어선 단풍은 영글지 못한다고 한다. 한국의 가을이 그립다는 엽서다. 단풍이 들기 전 앙상해 버리는 시애틀의 가을엽서 소식이 아쉽다.

한국의 귀뚜라미 소리와 가을의 단풍 소식을 동영상으로 친구에게 보낸다. 마음을 끓이는 시간이다.

- 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박서보 화백·이어령 교수·김병기 화백·김우종 전 교수 등 17명에 문화훈장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올해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박서보 화백(90)과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87)가 금관문화훈장을 수여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2021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7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 장관 감사패) 수상자 5명 등 모두 35명을 선정해 발표하고 22일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한 가운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문체부는 문화의 날(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계기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격려하기 위해 1969년부터 해마다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를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은 박서보 화백과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수훈했다. 박서보 화백은 세계에서 한국미술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단색화의 선구자로서 한국미술의 추상화를 세계에 알렸으며, 홍익대학교 교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행정가이자 교육가로 한국미술 발전에 공헌했다.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소설가, 시인이자
야구 대표팀, 살아난 경기력으로 이스라엘에 콜드게임 완승...준결승 한일전 성사
(서울=미래일보) 이중래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본선라운드 2차전에서 이스라엘을 11-1로 완벽히 제압,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앞서 본선라운드 1차전에서 만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순항을 이어온 것은 아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패배의 쓴맛을 봤고, 다른 경기 역시 대접전 끝에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 여기에 이틀에 한번 꼴로 열린 경기 스케줄은 결과에 대한 부담감까지 더해져 대표팀을 더욱 압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1일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끝난 본선 라운드 1차전에 이어 2차전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2일 낮 12시에 경기가 시작되어 체력적 소모가 심한 상태였기에 불안감은 더 커졌던 상황. 하지만 대표팀은 이러한 우려를 초반부터 확실히 날려버리면서 챔피언의 위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1회부터 선두타자 박해민과 2번타자 강백호가 연속 안타를 날렸고, 뒤이어 이정후의 희생 플라이로 먼저 선취점을 뽑아낸 것. 이어 2


배너

포토리뷰


사회

더보기
21일부터 공동주택 경비원에 대리주차·택배배달 금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오는 21일부터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개인차량 주차 대행이나 택배물품 세대 배달 등의 일을 시키는 것이 일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는 공동주택 입주민 등에게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개정·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위임사항 등을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돼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동주택 경비원이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대상시설에서의 도난·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시설경비 업무 외에 공동주택 관리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범위를 구체화했다. 업무범위는 근무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방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설정했으며 국회, 관계부처, 노동계, 입주자, 주택관리사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 및 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쳤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경비원이 경비 업무 외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공동주택 관리 업무로 ▲청소와 이에 준하는 미화의 보조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안내문의 게시와 우편수취함 투입 등으로 정해졌다. 경비 업무의 일환으로 도난, 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

정치

더보기
임호선 의원, "오세훈 시장, 주식백지신탁심의위 보유주식 직무관련성 있다는 결과에 불복, 매우 이례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8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의위원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보유주식에 대해 서울시장이라는 직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렸으나 불복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오세훈 시장의 결정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충북 증평·진천·음성)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이후 주식백지신탁심의위원회 심사 건수 2,275건 중 직무관련성 있음이 384건이며, 그 중 심사 결과에 불복한 건수는 단 5건(1.3%)에 불과하고 이 중 한 건이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통령·국회의원·지자체장 등 재산공개 대상 공무원은 직계가족 및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3천만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매각 혹은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다만 주식백지신탁심의위원회가 보유주식이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경우 예외로 적용된다. 이는 고위공직자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보유주식의 정보에 접근하거나 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 부당 이익 창출을 금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심의위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