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0 (금)

  • 맑음동두천 11.1℃
  • 맑음강릉 10.7℃
  • 맑음서울 11.4℃
  • 맑음대전 11.7℃
  • 맑음대구 14.5℃
  • 맑음울산 15.4℃
  • 맑음광주 12.2℃
  • 맑음부산 14.0℃
  • 맑음고창 9.4℃
  • 구름많음제주 11.8℃
  • 맑음강화 7.6℃
  • 맑음보은 12.7℃
  • 맑음금산 12.1℃
  • 맑음강진군 12.2℃
  • 맑음경주시 14.8℃
  • 맑음거제 12.3℃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글이 제재(題材)로 싹을 틔우다"

"시는 사물에 대하여 침묵으로 접근…깨끗함으로 찾아 나선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김규화 시인의 새 시집 '바다를 밀어 올린다'을 받았다. 제목부터 낮 설다.

"사물들보다 눈에 안 보이는 내 의식 혹은 인식의 파편을 제재로 하여 쓴 것이다. 어둡고 무겁다"(김규화 시집 서문)고 짧고 굵게 한마디다. 해설자는 낮 설게 쓰기 등 현대 시법에 다양한 시법을 구사, 시인은 다분히 공식이나 등식을 거부하는 곳에서 시를 출발시키고 있다.(박진환 평론가)

무릇 "시는 없는 것을 말하는 무리들이다. 시인만이 허구를 말하는 것은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황금찬 시인)

시, 산문, 소설은 공통점이 있다. 행위는 글자의 획을 긋는 손의 움직임이 같다. 소설과 산문은 명령하고 지적하고 질문도 한다. 어느 부문에서는 하소연도 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의미를 떠나지 않고 폭로하거나 행동의 인식이 주제가 된다. 시는 사물에 대하여 침묵으로 접근 한다. 깨끗함으로 찾아 나선다.

하늘, 땅, 물, 계절 등 모든 창조물과의 사이에서 다리를 놓고 유연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 시인은 사물을 위하여 대변하고 그들이 하지 못한 말의 뜻을 해석해 준다. 기차에서 아이가 운다. 새내기 엄마는 젖을 물린다. 그래도 아이는 자지러지듯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새내기 엄마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흐른다. 시선이 모아진 기차의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새파랗게 질린 아이의 얼굴에 어쩔 줄을 모른다. 급기야 건너편의 할머니가 아이를 받아 든다. 할머니는 아이의 옷을 펼치고 살핀다. 오줌을 누지도 않았다. 다시 저고리를 벗기고 옷가지를 살핀다.

어깨 사이 저고리에 밥알이 말라서 아이의 살을 찌른다. 할머니는 "아이고나 이게 그렇게 아팠구나" 밥알을 떼 내자 아이는 울음은 뚝, 그친다.

사물에 대하여 더듬고 건드리고 그 속의 존재의 맨살을 만지는 것이 시다.

한해가 저문다. 이맘때쯤이면 신춘문예의 시간이다. 신문사마다 1000여 편의 작품이 모여든다. 대학의 문예창작학과를 떠나서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열망의 시간이다. 문학은 왜 하는 것일까.

글처럼 냉정한 것도 없다. 한 번도 글은 다정하게 다가온 적도 없다. 더구나 글은 만족을 모른다. 왜 글을 쓰느냐 묻는다. 거미가 왜 거미줄을 치느냐와 같다.

한국문인협회의 회원은 1만 5천여 명이다. 그중에 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을 넘는다. 한해에 시집을 펴내는 작가는 1천여 명에 이른다. 시인의 목소리는 정답을 찾기가 아닌 의문의 제재를 위하여 쓰고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 같은 초인이라 일컫는 작가는 "글로 쓴 것 중에서 나는 오로지 피로 쓴 것만을 사랑 한다"고 하지만, 피를 짜내듯 쓴다는 게 쉬운 일인가. 그래서 작가의 심장에는 "피 대신 얼음 조각이 있다"(그레이엄 그린. 소설가)

"투수를 내리듯 소설을 내릴 순 없다. 소설가는 9이닝을 혼자 책임을 져야한다. 그것이 그를 죽일지라도"(어니스트 헤밍웨이)라는 토로처럼 누가 도와줄 수도, 멈출 수도 없다. 문학은 생물 중 생물이다. 나라마다의 문화에 따라 다르고 시대에 따라 다르다. 또는 작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혼을 팔수도 있는 인종"(시오노 나나미)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살기란 힘들다. 작가란 글을 쓰면서 "다른 수입원을 찾는 일이다"고 미국의 소설가 엘렌 길 크리스트 작가는 충고한다.

한권의 시집은 고통의 결과다. 김규화 시인의 시집의 제목처럼 '바다를 밀어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시인만이 할 수 있는 기호의 지배다.

돌을 던지면 곧바로 성을 내는 호수/ 내 얼굴에 성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흔들흔들 종소리가 살고 있는 호수의 물살 속이다/(김규화 시, '인식의 둘째 단계') 종연이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일기 마련이다. 이는 다르게 인식을 갖는다. 오늘도 무수히 세상의 호수에 돌을 던지고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 파문이 일고, 파문은 일파만파다. 시는 늘 고상하다. 세상에 돌을 던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저들에게 시인은 성낸 목소리도 아닌 은은한 종소리로 세상의 아픔을 다독인다.

"부패한 행위를 떳떳하다고 여기지 않는 선비"(맹자)를 견자라고 했다. 시인은 견자를 위해 육안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결국 제재(題材)의 글로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배너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시와 바다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문학의 길
·동아시아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시인의 날'과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행사를 계기로 세 나라 문인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한국·대만·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국제 문학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번역과 창작, 역사 탐방과 시민 문화 교류가 결합된 이번 행사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동아시아의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오전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국립 청쿵대학교 대만어문학과(國立成功大學台灣文學系台) 강당에서 제4회 대만 시인의 날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만 문학단체와 대학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오후에는 타이베트남문학관에서 대만과 베트남 시인·작가들이 참여한 시 낭송과 문학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대만문필회, 발지 타이어 재단, 대만 로마자 협회, 그리고 성공대학교 베트남연구센터와 대만문학과 등이 공동 주최한 국제 문학 교류 행사로, 대만과 베트남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낭송과 작품 토론,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유은혜 경기교육감 예비후보 "모현읍 학생 장거리 통학… 가장 빠른 학교 설립 해법 찾겠다"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고등학교가 없어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용인 모현읍 학생들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설립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예비후보는 12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서 열린 고등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현실적인 학교 신설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모현읍은 인구 약 3만5000명의 대규모 주거지역임에도 일반계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지역 학생들이 인근 포곡읍이나 광주시, 성남시 등으로 왕복 2시간에 가까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모현에는 고등학생은 있지만 정작 고등학교는 없다"며 "지역 내 유일한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인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고로 일반계 학생 배정이 가능한 공립 고등학교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모현읍 학생들은 선택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또다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며 학습권 보장을 위한 공립 고등학교 설립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 소유 부지인 모현중학교 인근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