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3 (화)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8.4℃
  • 서울 2.9℃
  • 대전 3.5℃
  • 대구 6.6℃
  • 흐림울산 9.1℃
  • 광주 8.3℃
  • 흐림부산 11.2℃
  • 흐림고창 9.7℃
  • 흐림제주 15.2℃
  • 흐림강화 0.9℃
  • 흐림보은 2.5℃
  • 흐림금산 3.3℃
  • 흐림강진군 9.1℃
  • 흐림경주시 7.2℃
  • 흐림거제 9.2℃
기상청 제공

전북도, 언론인 팸투어 진행…"서해 낙조가 아름다운 역사 깊은 사찰, 김제 망해사(望海寺)"

지평선과 수평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
진묵대사와 석화에 대한 일화가 담겨있어…430년 된 낙서전과 팽나무 두 그루 보존
전북도, 16일~17일까지 1박2일 새만금 여행상품 개발 위해 수도권 언론사 팸투어 진행

(김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 나들목을 나서면 횡으로 드넓은 평야가 확 펼쳐진다.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인 이 땅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김제·만경평야다.

내 나라 안 으뜸가는 곡창지대. 그 지평선의 끝자락, 그리고 막 수평선이 시작되는 곳에 망해사(望海寺)가 자리잡고 있다. 정확한 지명은 전라북도 김제시 진봉면 심포 10길 94번지다.

동해 양양의 낙산사, 남해 여수의 향일암 등 바다에 접한 명찰들과 규모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해조음(海潮音) 가득한 망해사 또한 서해를 대표할 만큼 빼어난 주변 경관을 갖고 있다.

망연히 바다만 바라보고 서 있을 것 같은 절. 승속의 구분이 엄연한 절집 이름에서 여전히 끊어내지 못한 세속에의 그리움이 느껴지는 불경을 범하며 절집 마당으로 들어선다.

망해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망해사는 430여 년 전 진묵대사(震默大師)가 낙서전을 세우며 시작된 사찰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사찰이다.

대부분 사찰은 깊은 산속 또는 몇 곳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있지만, 망해사는 강과 바다를 동시에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있어 김제를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꼭 한번 둘러봐야 할 코스로 손꼽힌다. 특히 해가 질 무렵 이곳을 찾는다면 단연 최고의 일몰 광경을 담을 수 있다.

망해사로 가는 길의 초입은 드넓은 평야다. 소설가 조정래 작가는 소설 '아리랑'에서 '그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얼마나 들판이 넓었으면 '징게맹갱 외애미뜰(김제 만경 너른 들)'이란 말이 나왔을까.

망해사는 지평선이 수평선과 만나는 진봉산자락 한 귀퉁이에 비좁게 서 있다. 징게맹갱 외애미뜰의 장대한 규모에 비교하면 손바닥보다도 작은 사찰이다.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과 학승 몇 명이 기거한다는 낙서전, 그리고 요사채와 범종각 등이 절집의 전부다. 거기에 팽나무 몇 그루가 찰랑거리는 바닷물을 내려보며 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절집 뜨락만은 세상의 어느 거찰보다 넓다. 바다-새만금간척사업이 바다를 갈라놓았기 때문에 정확히 표현하자면 육지 속 바다라고 불러야 옳을 듯하다-를 앞마당 삼고 있기 때문이다.

계곡물과 강물소리를 듣는 절집은 흔천이지만, 지척에서 바닷물이 들고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사찰로 내려가는 길목 우측으로는 해우소(화장실)가 휑하게 홀로 서 있다. 해우소의 창문은 차라리 해학적이다. 슬며시 미닫이문을 열면 바다가 한걸음에 달려오는 듯하다.

해우소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마음이 숙연해 지면서 부처님을 떠올리며 기도를 하게 될 것 같다.

사찰 좌측으로는 산으로 이어져 있고, 우측은 강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며 탁 트인 모습으로 다가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뚫리는 듯하다.

다른 사찰과 달리 바닥에 잔돌이 깔려 있어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벼랑 끝을 따라 낮은 기와 담장 너머로 보이는 강과 바다 풍광은 어느 사찰에서도 만날 수 없는 멋진 모습을 선사해 주고 있다.

사찰 입구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뚝 서 있는데 망해사 스님들이 기거하는 좌측의 요사채를 지키면서 바닷바람도 막아 주듯 한 모습이다. 요사채는 바다가 보이는 집이란 뜻으로 청조헌이라 부른다.

망해사는 살아온 연륜도 짧지 않다. 처음 세워진 시기에 대해 백제 의자왕 2년(642년)에 부설거사가 세웠다고도 하고, 신라 문무왕 11년(671년)에 부설스님이 지었다고도 하니 개창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세(寺勢)를 크게 확장시킨 인물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선승 가운데 한 사람인 진묵대사다. 전라북도 지정문화재 자료 128호로 지정된 낙서전도 1589년(선조22년)에 그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낙서전 앞 바닷가쪽에 7~8m 거리를 두고 선 팽나무 두 그루가 눈길을 끈다. 나이는 400세 남짓. 전라북도 기념물 제114호로 지정된 이 나무들에는 각 각 할배나무와 할매나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안쪽의 할매나무는 바깥쪽 할배나무에 비해 다소 왜소한 편이다. 할배와 더불어 거친 세상과 마주하며 애면글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던 할매의 신산한 삶을 보는 듯하다.

절집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작은 진봉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치고는 참으로 넓은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군산에서 김제, 부안까지 내쳐달리는 황톳빛 바다가 망망대해를 이루고, '징게맹갱 외애미뜰'의 누런 들판이 비슷한 크기로 뭍을 뒤덮고 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로 눈을 돌리면, 오른쪽엔 내륙의 한가운데를 관통해온 만경강이 마지막 줄기를 토해내고, 왼쪽으로는 심포항이 바다 위에 고즈넉하게 걸려 있다.

대해(大海)와 단절된 탓일까. 광대하기는 하나 어딘가 쓸쓸함을 감출 수 없는 풍경이다. 범종각에 걸린 낙조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대해의 위세를 잃어버린 바다 아래로 몰락하는 해가 여느 곳보다 유난히 붉을 듯하다.

김제땅에서 바닷가와 만난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곳은 심포항이다. 백합 산지로 많이 알려진 곳. 물때에 따라 끝이 4㎞에 달한다는 심포 갯벌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새만금 물막이공사로 인한 갯벌 생태계 변화가 걱정거리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조개를 캐고, 물고기를 잡는다. 요즘은 관광단지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비승비속의 호방한 행적으로 유명했던 진묵대사는 심포항에서 지척인 불거촌(佛居村) 태생으로 만경면 화포리에서 조선 시대 명종 17년인 1562년에 태어났다.

진묵대사가 태어난 화포리란 곳은 옛날의 불거촌으로, 부처가 살았던 마을이란 의미를 나타낸다. 대사의 이름은 일옥(一玉)이고 호는 진묵(震默)이다. 신통력을 가지고 행했던 18가지의 이적에 대한 기록이 초희선사의 진묵조사유적고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7세에 출가하여 완주 봉서사에서 불경을 읽었는데, 한 번 읽으면 곧 암송하고 내용을 통달 해 따로 스승을 두지 않았다. 효가 지극하여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무자손 천년향화지지(無子孫 千年香火之地)인 유양산에 묘를 정해 만인의 참배를 받도록 했다.

석가의 소화신(小化身)으로 추앙받았던 조선의 거승이었던 진묵대사는 인조 11년인 1633년 10월 28일 72세에 봉서사에서 입적했다.

지금의 망해사는 대웅전, 삼성각, 범종루, 요사채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사찰이지만, 부도를 보면, 지금보다는 규모가 큰 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에서 서해의 섬들을 바라볼 수 있는 망해사,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 전경 하나만으로도 망해사를 다시 찾고 싶어지게 한다. 1986년 9월 8일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28호로 지정됐다.

망해사는 지난 10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망해사는 지평선과 수평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서해낙조와 만경강 둘레길 갈대밭 등이 어우러져 탁 트인 바다와 평야를 볼 수 있는 관광명소다.

이번 비대면 관광지 100선 선정은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로, 자연환경이 중심인 관광지, 단풍 및 가을 테마에 부합한 관광지 등이 주로 꼽혔다.

특히 망해사는 아름다운 풍광, 산책로, 자연환경 등이 관광객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로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에 선정된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대한 관광마케킹을 지원해 대한민국 구석구석 및 여행주간 웹 등재,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온라인 매체광고, 이벤트 등을 펼칠 예정이다.

전라북도는 지난 16일~17일까지 1박 2일 관광객 감소로 위기를 맞은 새만금 여행상품 개발을 위해 수도권 및 지역 언론사 팸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팸투어는 새만금과 인접 3개 시군의 관광명소를 홍보하고 여행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언론사 관계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홍보를 실시했다.

주요 코스는 새만금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새만금홍보관과 농업용지 1, 2공구, 망해사,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부안 고군산군도, 김제 아리랑문학마을 등으로 볼거리와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선정됐다.

도는 팸투어를 계기로 관광코스 개발은 물론, 한중 FTA 선도지역인 새만금의 개발상황을 알리고 국내외 투자유치 효과까지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24@daum.net
배너
[詩가 있는 아침] 상처는 끝내 꽃이 된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신' 자리에서 한 편의 시가 피어났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존재가 도달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며,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단절의 감각을 '꽃'이라는 상징으로 응축한다. 피고 지는 운명조차 생의 완성으로 끌어안는 이 시는, 고통을 견뎌낸 서정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편집자주] 상처 - 최대남 시인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시고 고개를 들었더니 내게 꽃이래요 내가 마신 흔들림은 바람의 상처 아물지않는 통증 이었대요 그의 고통까지도 한없이 달았어요 그를 사랑하긴 했었나 봐요 상처가 꽃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피었다 시드는 것만으로 생을 다 살아내는 꽃이 되는 길을 그가 돌아서며 일러주었어요 홀로 우는 기다림은 사랑이 아니어서 꽃도 풀잎도 되지 못하는 거래요 우리가 함께 닿지 못하는 이유도 새벽 꿈길에서 일러주었어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기에 애써 외면하는 거라고 갈증으로 쓰러지던 날 불어 온 비바람을 달게 마셨어요 그리고 눈을 떴더니 나는 꽃이었어요 온 몸에서 노랗고 붉은 꽃잎이 하염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