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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울지마 톤즈'의 뜨거운 존재

이태석 신부, 2010년 개봉 '울지마 톤즈' 주인공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8년 동안 선교 활동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어머니를 일찍 잃은 소녀의 소원은 엄마의 냄새를 3시만 맞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1시간은 너무 작고 4시간은 너무 욕심인 것 같아서 3시간만이라 했다.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한 간절함은 누구에게나 있다. 수단의 톤즈에 사는 사람들이 그토록 잊지 못하는 사람, 이태석 신부가 있다.

지난 1월 14일은 수단의 슈바이처 톤즈의 성자로 불리는 이태석 신부의 기일이다. 왜 이태석 신부를 잊지 못하고 기일까지 기억하는 것일까. 거슬러 올라가보면 2010년이었다. 이태석 신부님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방송에서 감상하고 한양성터를 하염없이 올랐다.

수많은 생각들이 발끝에 부딪혔다. 이태석 신부의 티 없이 맑고 맑은 삶으로, 생각의 발끝이 가고 있었다. 이태석 신부는 부산의 판잣집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이신부는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현 남수단 소재)에서 8년간 의사와 교사, 선교사로 활동을 하다가 2010년 1월 14일 48세로 타계했다. 그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뒤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광주가톨릭대를 거쳐 신부가 되었다.

이후 내전과 전염병으로 고통 받는 톤즈로 달려가 병원을 짓고 아픈 사람을 돌봤다.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 수학과 음악을 가르쳤다. 총칼 대신 악기를 들게 했다. 35인조 브라스밴드를 결성 했다. 딩카족 후예들은 남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을 수치로 여긴다고 한다. 그들에게 이 신부는 사랑의 눈물을 일깨웠다. 한국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던 순간에도 수단에서 파다만 우물을 걱정했다.

그의 헌신적인 삶은 영화 '울지마 톤즈'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9일에는 '울지마 톤즈 2-슈크란바바'가 개봉됐다. 이번 영화에는 그의 제자로 한국에 와 의사가 된 토마스타반 아콧 등 '톤즈후예'들이 등장했다.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톤즈 출신 젊은이들은 고국으로 가 의료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돌아가 남수단의 인프라 건설에 앞장선 청년도 있다.

이렇게 이태석 신부의 삶의 씨앗은 노란 꽃의 민들레처럼 퍼져만 간다. 이 땅에는 제 2의 이태석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2007년에는 이 신부를 돕기 위해 출법한 수단 어린이장학회는 후원국을 확대해 동티모르, 말라위, 잠비아 등 10여개 나라를 지원하고 있다. 이태석 신부를 기념하는 기념관도 1월15일 문을 열었다. 그가 나고 자란 부산의 마을이다. 소박한 자료들이 이태석 신부를 기리고 있다.

'울지마 톤즈'는 한국의 종교 다큐멘터리 흥행 1위, 전체다큐멘터리 역대 흥행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의 내용은 결코 무겁거나 슬프지 않다. 오히려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하는 장면들이 있다.

1편이 수단의 참상과 이 신부의 활동을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면 2편은 사제이자 의사인 이태석 신부만이 아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간 이태석을 그려내고 있다. 이 신부의 주변 사람들은 생전에 그는 밝고 재미있고 열정의 사람이었다고 회고 한다. 영화의 담긴 모습도 그러하다.

가진 것 없는 환자에게 진료비 대신 호박을 받아 들고 환한 미소가 좋다. 전쟁과 가난으로 동심을 잃은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직접 악기 연주와 악보 보는 방법을 가르친다. 아이들을 친구처럼 대하는 이 신부의 모습은 천 상 예수님이다.

조계종 자승 스님은 '울지마 톤즈'를 보고 '이 영화를 3번이나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내가 종교를 가톨릭으로 개종해야 하는 거 아닌지' 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영화는 불자들이 단체로 관람을 한다.

이 영화를 통해 그 누구보다 구체적인 사랑을 실천했던 이 신부의 삶이 우리들에게 젖어만 든다. 너무나 착하고 뜨거운 온도의 인간, 이태석 신부가 그리운 날이다.

"나를 위해 울지마, 네 이웃을 위해 울어,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라는 그의 마지막 가르침과 함께.

- 최창일(시인·이미지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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