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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문덕수문학상' 및 제38회 '시문학상' 시상식 거행

'문덕수문학상'에 박진환 시인, '시문학상'에 김철교·정유준 시인 수상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재단법인 심산(心汕)문학진흥회와 월간 시문학사가 주최한 2019년 제5회 '문덕수문학상'과 제38회 '시문학상' 시상식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개최됐다.

이상옥 시인의 사회로 10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이날 시상식에서 재단법인 심산(心汕)문학진흥회에서 제정한 제5회 '문덕수문학상'에 박진환 시인과 시문학사가 제정한 제38회 '시문학상'에 김철교·정유준 시인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진환 시전집'으로 제5회 '문덕수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진환 시인은 전남 해남에서 출생하여 동국대 국문과와 중앙대 대학원을 수료(문학박사)하고 한서대 교수와 예술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월간 <조선문학> 발행인 겸 주간을 맡아 시업(詩業)에만 전념하고 있다.

'문덕수문학상'은 시문학 발전에 이바지한 시인과 평론가를 선정해 시상한다. 등단 20년 이상의 문인 중 최근 5년간 작품을 발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심산은 문덕수 시인의 호다. 상금은 2,000만 원이다.

박진환 시인은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1960)과 <자유문학> 문학평론 부문(1963)에서 당선돼 등단했다. '귀로', '사랑법' 등 시집 274권과 한국현대시인론 등 평론집 서른여덟 편을 펴냈다.

심사위원으로는 김규화 , 신규호, 홍신선, 김종회, 유성호 시인이 참여했다.

손해일 본회 감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시인)의 개회사와 신규호 본회 이사(시인)의 '문덕수문학상' 축사, 심상운(초대 시문학문인회 회장) 시인의 '시문학상' 축사, 위상진 본회 사무국장(시인)의 문덕수문학상 제정 취지 및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이어서 진행된 심사평에서 사회자인 이상옥 시인이 대독한 심사위원 유성호 시인이 대표 집필한 제5회 '문덕수문학상' 및 제38회 '시문학상' 심사기에서 "심산 문덕수 선생은 홍익대학교 교수,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문학의 중흥과 세계화에 독보적 기여를 하신 문학사의 산 증인"라며 "지난 195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한국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고, 한국모더니즘시연구 등의 역저를 통해 이론적인 탐색도 지속하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별히 1965년부터 <시문학>을 통해 많은 시인들을 배출하였고, 시의 담론적 진경(眞境)에도 양도할 수 없는 역할을 하였다"라며 "이처럼 소중한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 이번에 제5회 수장자를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유 심사위원은 "수상자로 선정된 박진환(朴鎭煥) 시인의 직품은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시인의 역량과 자산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준 가편(佳篇)들이었다"라며 "박진환 시인은 한국문학사에 '풍시조(諷詩調)'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독자적인 시학적 성과를 보여주었고, 특별히 지속적으로 발간되는 전집을 통해 한편으로는 그릇된 세상의 질서를 꾸짖고 풍자하며 한편으로는 특유의 서정성과 성찰적 자의식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형이상(形而上) 시인들이 명명한 '순수한 통징(痛懲)'을 자신의 시세계에 적극 들여와 박진환 시인은 그것을 이른바 '복수의 시학'으로 이론화 하기도 하였다"라며 "그가 실험하고 착근시킨 풍시조는 삼행을 기본으로 하면서 형태는 시조와 비슷하지만 정형시가 아닌 순수 자유시 형식이다"라고 말했다.

유 심사위원은 그러면서 "시의적인 시사 문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깊은 풍자의 시선을 통해 본질적인 삶과 사물의 심층을 들여다보려는 의지가 훨씬 강한 양식적 자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박진환 시인은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우리 시의 새로운 영역을 훤칠하게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유 심사위원은 끝으로 "이제 등단 60년을 맞은 한결같은 이력과 함께, 꾸준히 월간 <조선문학>을 발행함으로써 한국문학의 든든한 인프라를 제공에 오신 기여도 역시 두고두고 기억될 것"라며 "이번 수상작은 이러한 박진환 시인의 시를 통한 양심의 육성과 미학적으로 꽉 짜여진 예술적 정화(精華)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갈하고 견고한 시상과 고전적인 것을 향한 사유가 문덕수 선생의 시정신의 갈피를 드러내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판단하였다"고 덧붙였다.


박진환 시인은 이날 수상 수감을 통해 "크고 작은 상을 몇 번 타봤지만 이번 <문덕수문학상> 수상 소식처럼 기쁜 적은 없었다"라며 "늘 마음에 지녔음이었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상을 타게 된 기쁨 같은 것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이어 "심산 선생님은 여러 인연으로 늘 가까이 모실 수 있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며 "문단에서는 문단정치의 속성을 배웠고, 대학원에서는 학문을 배웠으며, 인간적으로는 질긴 인연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가르치심은 시에 대한 정직성이었다"고 밝혔다.

박 시인은 그러면서 "선생님께서는 시에 관한 한 사심이 없으셨다. 아무리 가까운 측근일지라도 시가 시원찮으면 경원하셨고, 아무리 시가 좋아도 인간이 글러먹었을 때는 용서하지 않으셨다"라며 "그걸 가장 큰 가르침으로 배웠고, 또 지금까지 배운 대로 나름의 실천을 통해 후학들에게도 시의 정도를 걷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인의 귀감으로 여겨왔던 셈이고, 롤 모델로 모셨던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시상식에서 김철교 시인이 시집 '무제2018'로, 정유준 시인이 시집 '까치수염의 방'으로 제38회 '시문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역시 심사위원으로는 김규화, 신규호, 홍신선, 김종회, 유성호 시인이 참여했다.

김철교 시인은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1988), 중앙대에서 문예창작과 문학박사(2018)를 취득했다. 2002년 월간 <시문학> 시 등단과 2015년 <시와시학>에서 평론으로 등단했다.

배재대학교 경영학 교수 및 경영대학 학장, (사)미래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배재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 심재문예원 대표로 있다.

시집 '무제2018' 등 7권과 산문집 '화폭에서 시를 읽다' 등 8권, 경영경제전문서 '자본시장론' 등 19권의 저서가 있다.

또한 정유준 시인은 1948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 1998년 <문학창조>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람이 그립다', ' 풀꽃도 그냥 피지 않는다' 등 8권과 2007년 불어시집 'Contemplations de l’Arbre'를 프랑스에서 발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역시 이상옥 시인이 대독한 유성호 심사위원이 대표 집필한 제38회 '시문학상' 심사기에서 "제38회를 맞으면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문학상은, 그동안 역량 있는 한국 문단의 중진이나 중견에게 주어짐으로써 그분들의 창작 생애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주었다"며 "이번에 후보자가 된 분들도 그러한 성취와 영향력에서 매우 큰 족적을 이루어오신 분들이라 사료된다"고 말했다.

유 심사위원은 "심사위원들은 감성과 지성을 통합하여 빛을 발하는 문학적 위의(威儀)를 무게 있게 생각하면서, 깊이 있고 개성적인 미학적 성취를 보여준 시인들의 작품을 천천히 읽어나갔다"며 "오랜 논의 결과, 수상작으로는 김철교 시인의 시집 '무제2018'과 정유준 시인의 시집 '까치수염의 방'이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유 심사위원은 이어 "이번부터 시문학 을 통해 등단한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을 공동 수상함으로써 수상자 범위의 확장을 꾀한 것도 부기할 만하다고 생각된다"며 "김철교 시인의 시집은 예술적으로 명망과 가치를 인정받은 세계의 명화와 조각 작품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그 안에 담긴 예술적 정점의 순간을 서정적으로 갈무리한 세계이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예술의 이론과 기법을 활용한 실험적 작품들도 여럿 있어, 이 시인의 예술적 열정과 식견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메타적 속성도 담긴 성과라 할 만하다"라며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속하면서 호활한 세계를 보여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여러 이미지를 자신만의 체험적 진실성으로 끌어올리는 기막힌 균형과 결속의 세계를 수일(秀逸)하게 보여주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유준 시인의 시집은 나날의 감성적 순간을 담기도 하고, 넉넉한 관조를 통해 충분히 원숙해진 심의(心意)를 노래하기도 하고, 예리한 지성으로 타자와 사회의 문제를 담기도 하는 서정시의 다양한 음역을 보여준 명품"이라며 "삶의 저류(底流)까지 내려가는 투시를 통해 시인은 삶이 미완일 뿐이며 침묵과 미지의 차원으로 점철된 것임을 증언한다"고 평했다.

유 심사위원은 그러면서 "이번 시집은 그 점에서 우리가 함께 감당해가야 할 서정의 차원에 대한 외경을 담고 있다 할 것"이라며 "마음의 움직임이 치러가는 삶의 의미와 난경(難境)을 결속해가는 화법이 돌올하다"고 덧붙였다.


김철교 시인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훌륭한 시인들이 많음에도, 부족한 저를 주천해주신 추천위원님들과, 선정해 주신 본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그 어느 문학상 못지않게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널리 자랑해도 좋을 ‘시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저는 1968년 피천득 교수님의 영시와 영수필 과목 수강을 시작으로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며 "<창작시대>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1971년에 첫 시집을 발간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 시 인은 이어 "그 후 회사 생활과 경영학 교수 생활로 오랫동안 문학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에, 2002년 시문학 을 통해 공식적으로 등단하고, 정년퇴임 후 중앙대학교 문예창착과 문학박사 과정을 마쳤다"며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시쓰기가 가장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함축된 단어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이미지들을, 쉽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저에게는 참으로 벅찬 작업이었다"라며 "미술, 음악 등 주변 예술 기법을 시창작에 활용하고자 한 시도를 담은 여섯 번째 시집 '무제2018'를 전환점으로 삼아, '지성으로 정제한 서정'을 작품에 담겠다는 목표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유준 시인도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수상통보를 받고 언감생심, 부끄럽고 죄중했다"라며 "시문학사의 명예와 시문학상의 권위에 누가 되지나 않을까 고민도 했다"고 밝혔다.

정 시인은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날이 죽는 날'이라고 한 어느 스님의 말이 생각난다"며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죽을 때 까지 내 생애에 다시없을 가장 즐거운 날일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이어 "지난 6월에 절집을 소재로 시집 '까지수염의 방'을 엮었다"며 "사람보다 먼저 이 땅에 자리 잡았을 아름다운 나무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그러면서 "어릴 적에 아버지는 천변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며 "가을햇살에 반짝이던 나뭇잎들이 바람이 불면 강변을 온통 노란 물결로 덮였던 기억 속에 아직도 나무의 요정이 피돌기 하는 듯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연하게 세월의 풍상을 견디어 큰 나무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이끌려 두 서너 해 동안 길을 나섰다"며 "수백 년 큰 나무들은 대개 오래된 절집에 기대어 있다. 불교적 의미의 경이로움보다는 자연의 낯익은 것에서 낯선 것을 보고 느끼고 기록한 사유의 언어들이 보상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을 기뻐했다.

정 시인은 "문덕수 선생님이 '꽃은 죽음으로 피어 있으며 매순간 죽어야 하는 불꽃이다'라는 제 시집의 서문을 주셨다"라며 "아마도 순수한 기도처럼 자성과 겸손으로 치열하게 쓰고 지우고 하라는 말씀이 많은 시인들을 대신하여 먼저 이 상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염치없지만 이 귀하고 큰 상을 감히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 후에는 문덕수 시낭송 및 수상자의 시 낭송이 이어졌는데, 김남권 시인이 문덕수 시인의 시 '선에 관한 소묘·1'를, 최지아 시인이 박진환 수상자의 시 '사랑법·2'를, 배선옥 시인이 김철교 수상자의 시 '도전을 멈출 수 없다'를, 안혜경 시인이 정유준 수상자의 시 '어느 날 숲이'를 낭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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