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선거제도 및 공수처 설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고발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둘러싼 여야 고발전으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16일 경찰에 출석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 가운데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백 의원은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실질적인 피해자인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선 것이 너무나 황당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형사법체계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 곳에 왔다. 이것이 법치주의"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해야 하고 국회의원이라는 특권 아래 숨어서는 안된다"면서 "오늘 자유한국당 의원 2명이 소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이 조사받기를 원하다"며 출석거부를 하고 있는 한국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백 의원은 "통지서에 보니까 저의 혐의가 의안과 법안접수 당시의 폭력사태 그리고 사개특위 회의장 앞에서의 폭력사태라고 돼 있다"면서 "공수처 법안을 제가 대표발의했으며 법안 접수를 하기 위해서 의안과에 갔던 것이고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당연히 사개특위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도 너무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백혜련 의원은 "억울하다고 하는데 뭐가 억울한지 모르겠다"며 "설령 억울하다면 나와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어떤 것이 억울하다고 밝혀야 한다. 그러나 나오지 못하는 것은 뭔가 꿀리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국민들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은) 지난 4월 25일부터 합법적인 패스트트랙 법안을 물리적으로 막아내고 그 과정에서 회의 방해는 물론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것은 엄하게 처벌받아야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폭력을 당한 저희들이 먼저 이곳에 선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저희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출석요구서를 받아들고 거기에 모든 부분에 대해서 성실히 답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다라는 측면에서 조사받으러 왔다"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정치 탄압 운운하는 것은 또다시 제2의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우롱"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그때에 벌어진 의안과 앞 또 정치개혁특위 회의실 복도의 상황, 사개특위 복도의 상황, 불법적으로 막아선 그 부분들에 대해서도 역시 같이 본 대로 느낀 대로 사실 그대로를 조사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과 윤 원내대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했을 때 상대 당 의원·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됐다.
이날 두 의원의 소환 조사에 이어 17일에는 민주당 표창원·윤준호 의원이, 23일에는 송기헌 의원이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에 13명의 의원이 소환통보를 받았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출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한국당 의원은 김정재·박성중·백승주·이만희·이종배·김규환·민경욱·이은재·송언석·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 등으로 당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5월 7일 국회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총14건 164명에 대한 고발, 고소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됐던 6건의 사건과 함께 14건 모두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로 배당됐다.
총 14건 164명 중 국회의원은 97명으로 민주당 25명, 자유한국당 62명, 바른미래당 7명, 정의당 2명, 무소속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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