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詩)는 독자의 마음속에 부활하고 또 부활하여 새롭게 태어난다. 시인은 그의 시를 통해 부활하고 또 부활하여 영생을 누린다. 좋은 시를 읽으면서 혼자만 느끼고 즐기기에는 너무 송구한 생각이 들어서 많은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시와 평론을 함께 쓰고 있는 중견시인 이혜선 시인이 시평집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도서출판 지혜)을 출간했다.
세계일보에 매주 '이혜선의 한 주의 시'로 연재했던 시와 해설을 모아서 엮은 책은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혜선 시인은 이 책 서문을 통해 "이 시들을 읽으며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더 많은 독자들이 함께 꿈꾸게 되기를, 함께 감동하게 되기를, 변화 없고 남루하다고 생각되는 현실을 위무 받게 되기를, 그리하여 스스로를 얽어매는 허공감옥에서 벗어나서 언제까지나 희망과 이상을 잃지 않는 나비로 날아오르기를 감히 염원한다"고 밝혔다.
이 시인의 서문처럼 많은 독자들이 위무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1981년에 월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은 대학 강단에서 문학을 강의하였고, 지금은 전업시인으로 글쓰기에 전념하면서 사답법인 한국문인협회 교육원에서 시창작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에 당선한 이 시인은 동반 당선한 이광복 이사장과 함께 "한국문인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성심껏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문단활동도 열심히 하여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 강동문인회 회장을 지내고, 지난 5월17일에는 동국문학인회 회장으로 전통과 권위에 빛나는 동국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88명의 시인의 시를 평하는 글 속에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이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이 순간에 충실하자고 정현종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을 읽으며 다짐하고, 함민복의 '부부'를 읽으며, "무한히 확장하는 사랑의 원 그리기"를 시도한다.
헤르만 헤세의 '때때로'를 읽으며 "내 운명의 주인도 나이고 우주의 주인도 나"라는 주인의식을 다짐한다.
문태준 시인은 이 시인의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에 대해 "한 편의 시가 좋은 독자를 만나는 일은 행복한 일이다. 창작된 시는 독자에 의해 완성되는 까닭이다"라며 "좋은 독자는 창작된 시의 폭과 깊이를 강처럼 넙힌다"고 말했다.
문 시인은 이어 "시의 해석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시를 완성시킨다"며 "또한 좋은 해석은 시를 살아 있는, 활동하는 상태로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문 시인은 그러면서 "이 책에 실린 이혜선 시인의 글은 날카롭고 뚜렷하고 분명한 해설이다. 시를 외호하는 자상하고 감동을 주는 해설이다"라며 "그 해설의 대상을 옛 시로부터 현재의 시까지, 그리고 외국의 시까지 망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시인은 끝으로 "이 책에 실린 시와 해설을 읽으면서 시를 지으려는 의욕을 일으키고, 시를 이해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좋은 시와 시평(詩評)은 양광(陽光)처럼 세상에 이롭다"고 덧붙였다.
이혜선 시인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세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으며, 1980년~1981년 월간 <시문학>, 2회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神 한 마리',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이', '바람 한 분 만나시거든', '새소리 택배', '운문호일(雲門好日)'이 있다.
이밖의 저서로는 '문학과 꿈의 변용', '이혜선의 명시 산책', 'New Sprouts within You'(영역시집 공저),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 등이 있다.
운동주문학상, 한국 현대시인상, 문학비평가협회상(평론), 한국시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동국문학상' 시상,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
이 시인은 동국대 외래교수, 세종대, 대림대, 신구대 강사, (사)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동국문학인회 회장,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시인협회, 문학의 집 서울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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