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76)이 15일 별세한 아내를 추억하며 "살아 있을 때 부인께 잘 하세요"라는 심경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아내와는 7년간 제가 쫓아다니다 처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저를 선택했다"며 "아내와 결혼 50주년, 사실상 저랑 57년을 살았다"고 회고했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제 아내 이선자 미카엘라가 2018년 10월 15일 오후 1시 5분 하늘나라고 갔다"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지내길 기도한다"고 썼다. 이어 "큰 딸이 오늘 새벽 도착하고, 둘째와 조카들 모두 임종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후 올린 글에서는 이 여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그는 이 여사가 별세하기 사흘 전 찾아가 "오늘 과천 법무부에서 국감하고, 마지막 KTX나 고속버스로 '금귀월래('금요일 지역구에 갔다가, 월요일에 상경한다'는 의미)'할게. 괜찮지?"라고 물었고, '아내가 "네"하며 손을 꼭 잡아줬다'고 썼다.
박 의원은 이후 이 여사가 임종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담담하게 설명하며, "여보, 잘가, 미안했고, 사랑한다"는 심경을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아내가 제가 머리를 짧게 컷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발 열흘 후면 이발하라고 성화였다"며 "아마 제가 재수학원, 대학, 군대에 있을 때 헤어스타일의 그 때가 자신을 제일 사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슬픈 심경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어제 위급하지만 저는 아내를 보고 이발관으로 달려갔다"며 "아내에게 마지막 충성스런 사랑을 보였다"고 평소의 각별한 부부애를 들어냈다.
박 의원은 이어 "아내는 제가 새벽 샤워하면 내의 와이셔츠, 넥타이, 양복, 안경 닦기 손수건까지 침대 위에 펴놓고 제가 입으면 남들이 저를 멋쟁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아내가 가니 앞으로 저는 이렇게 살아갈 것 같다"며 "병원에서 밥 먹여주고 눈을 부라리며 운동을 시켰건만 거기까지가 제 행복이었나 봅니다. 남편들이여! 살아 있을 때 부인께 잘 하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 의원의 부인 故 이선자 여사는 지난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박 의원은 아내 병간호 등을 이유로 전남지사 출마를 접기도 했다. 그는 아내를 병간호하며 종종 안타까운 심경을 페이스북에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 여사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공원묘원이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