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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권천학 시인의 '혀'

감상평/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권천학(權千鶴) 시인(1946- )

상처 속을 휘젓던 간교한 혀

혓바늘 돋던 일도
깨물어 부셔 버렸던 조각들도, 흘렀던 피도
쓰리고 아린 아픔도 지나고 나면
온통 다 그리움이다
맵짜고 구린 온갖 맛을 다 보고 나서
서로의 상처를 핥아 주는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내었던 일도
지금은 따뜻함이다

이제는 서로의 입 속에 깊숙이 밀어 넣는
뜨거운 키스를 하고 싶다

■ 감상평

때론 말이 칼보다 무서울 때가 있다. 칼날 같은 말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그로 인해 상대방은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거두어들이기가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무심코 내뱉은 말 때문에 서로 간에 경계가 생기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는 '상처 속을 휘젓던 간교한 혀'에 대해 말한다. 그 혀는 '혓바늘'이 돋아 상대방을 '깨물어 부셔' 버리고, '피'를 흘리게 한다.

그러나 그 '혀'에게 남는 것은 '온통 다 그리움이다'. 어릴 적 친구 관계만 보아도 그렇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다가 어느새 정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혀'도 성숙하나 보다. 성장 과정을 거친 ‘혀’는 이제 '서로의 상처를 핥아 주는' 동반자가 되어 따뜻한 우정으로 거듭난다. 그리하여 서로의 마음을 녹이는 배려의 미학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니 성숙한 이들이여! 이제 상대를 배려하는 거룩한 모습으로 숭고함의 철학을 세워 보자. 정이 돈독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성숙한 ‘혀’를 이루어 보자.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감동적인 '혀'를 만들어 보자.

- 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권천학(權千鶴) 시인 약력

시 '지게'와 '지게꾼의 노을'로 <현대문학>으로 등단(1991년). 전자문학도서관웹진 <블루노트> 발행(2001~2006). 하버드대 주최 번역대회 우승(2008, 시 '2H₂+O₂=2H₂O' 외 16편, 번역 : 김하나). 코리아타임즈 현대문학번역대회 시 부문 수상(2010, 시 '금동신발' 외 9편, 번역 : 김하나, 존 모크린스키).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2010, 단편 '오이소박이'). 흑구문학상특별상 수상(2013년, 수필 '나와 무궁화'). WIN(Writers International Network) Distinguised Poet Award 2015, 수상.

워싱턴대학교 한국학 도서관 초청 북소리 강연 '자본주의 시대의 문학'(2016년). 포트무디시의 '이달의 문화예술인'으로 선정(2016년 7월). 포트무디시 아트센터 초청 시화전 [《LOVE IS THE PAIN OF FEVERISH FLOWERS》 사랑은 꽃몸살](2016년 7월 14일~8월 11일).

밴쿠버 공공도서관 초청 문학 강연 '시를 통한 소통과 힐링'(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기념 페스티벌 이벤트에 초대되어 시낭송(2017, 시 '들꽃으로 피어난 사랑의 혼'). DISCOVER WORLD CULTURE 초청 개최해준 개인 워크샾 에서 'The Peace(평화)'를 주제로, 평화 관련 시와 함께 발표함. (2017) 영장류 출입금지.

영랑문학상(2017년, 시집 <길에서 도(道)를 닦다>). 국제PEN한국본부해외작가상(2017년). 한국시조진흥회 신인상 수상(2017, 시조 '씨앗 봄' 외 4편). 온천시조문학상 특별금상(2018년, 시조 '충주호'). 한글시집 13권, 일어시집 1권 <空っぽの都市の胸に電話をかける>, 영한시집 <2H₂+O₂=2H₂O> 외 2권, 속담명언사전(편저) 외.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며 현대시와 더불어 한국의 전통시조를 해외에 알리기와 '식물성의 시 쓰기'에 정진 중이며, 캐나다 한국일보 고정 칼럼을 집필하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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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상처는 끝내 꽃이 된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신' 자리에서 한 편의 시가 피어났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존재가 도달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며,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단절의 감각을 '꽃'이라는 상징으로 응축한다. 피고 지는 운명조차 생의 완성으로 끌어안는 이 시는, 고통을 견뎌낸 서정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편집자주] 상처 - 최대남 시인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시고 고개를 들었더니 내게 꽃이래요 내가 마신 흔들림은 바람의 상처 아물지않는 통증 이었대요 그의 고통까지도 한없이 달았어요 그를 사랑하긴 했었나 봐요 상처가 꽃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피었다 시드는 것만으로 생을 다 살아내는 꽃이 되는 길을 그가 돌아서며 일러주었어요 홀로 우는 기다림은 사랑이 아니어서 꽃도 풀잎도 되지 못하는 거래요 우리가 함께 닿지 못하는 이유도 새벽 꿈길에서 일러주었어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기에 애써 외면하는 거라고 갈증으로 쓰러지던 날 불어 온 비바람을 달게 마셨어요 그리고 눈을 떴더니 나는 꽃이었어요 온 몸에서 노랗고 붉은 꽃잎이 하염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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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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