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UN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오는 23일 북한을 방문한다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17일(현지시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신화통신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말했다며 반 총장이 23일
나흘가량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평양지국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경, 북한 조선중앙통신 관계자를 인용해 반 총장 방북
소식과 구체적인 날짜를 타전했다.
이후 "항공편으로 순안공항에 도착한다"거나 "북한에 있는 유엔 관계자도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반 총장이 2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후 북한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UN은 이를 즉각 부인했고, 우리 정부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 '기자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반 총장은 다음주에 영연방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몰타를 방문한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 내용을 유엔의 공식 웹사이트에 올렸다.
두자릭 대변인은 그러면서 "반 총장은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두자릭 대변인은 "반 총장은 다음주에 대부분 뉴욕에 머물 예정이고, 그 뒤에 몰타 영연방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그곳에서 곧바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직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는 오는 30일 개막돼 12월 11일까지 열린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12월 초순까지는 북한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지난 14일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자릭 대변인은 "반 총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및 대화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포함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누차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혼선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반 총장이 방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봤지만 일정 등 세부 사항에서 북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방북설이 사실인지 묻는 여야 의원들 질문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반면 북한 매체는 잠잠하다. UN 사무총장이 방북을 계속 시도하는 것처럼 비치는 게 손해 볼 것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미래일보 - http://www.hkmd.kr/bbs/board.php?bo_table=B05&wr_id=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