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 장건섭 기자 = 벚꽃이 만개한 호수 산책로가 시(詩)의 길로 변했다. 꽃잎 사이로 걸음을 옮기던 시민들은 자연스레 시 앞에 멈춰 서고, 봄은 풍경을 넘어 한 편의 언어로 읽힌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송파문인협회 정기 시화전'이 문학과 일상이 만나는 현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한국문인협회 송파지부(회장 전세중)가 주최한 이번 시화전은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3일까지 진행되며,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시민 누구나 산책하며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야외 전시 형태로 마련됐다.

전시 작품은 총 51점으로,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페트(PET) 재질로 제작됐다. 가로 80cm, 세로 170cm 크기의 대형 시화 작품들이 산책로 양옆에 설치돼 시각적 몰입감과 가독성을 높였다.
현장에서는 벚꽃 터널 아래를 걷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을 읽는 모습이 이어지며, 시가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전세중 회장은 "시는 책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곁에서 함께 숨 쉬어야 한다"며 "이번 시화전은 시민들이 자연과 함께 시를 체험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벚꽃 아래에서 시를 읽는 경험이 삶의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호응 일색이다. 가족과 함께 전시를 찾은 한 시민은 "꽃을 보러 왔다가 시를 읽게 됐다"며 "걷다가 문득 멈춰 서게 만드는 힘이 있어 봄을 더 깊이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시가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자연 속에서 접하니 훨씬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석촌호수는 사계절 시민들이 찾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라며 "이번 시화전은 자연경관과 문학 콘텐츠가 결합된 좋은 사례로, 앞으로도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와 함께 발간된 시화집도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감상의 여운을 전하고 있다.
벚꽃이 흩날리는 길 위에서, 시는 더 이상 책 속에 머물지 않는다. 그날의 풍경 속에서, 시민들은 봄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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