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 해금의 대중화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해금의 디바’ 강은일이 현대음악의 거장 이건용의 음악을 조명한다.
강은일은 오는 1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스물 두 번째 강은일 해금플러스, 현대와 호흡하다 15-해금가락’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대음악 작곡가 이건용의 작품을 해금, 클래식기타, 하프시코드, 그리고 바로크 현악7중주단과 함께 조명한다.
5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번 연주회는 1996년 이건용이 처음 쓴 해금 독주곡 ‘해금가락 Ⅰ’, 2001년작 ‘저녁노래 Ⅵ’은 물론 강은일의 위촉으로 쓰여진 ‘해금가락 Ⅱ’와 ‘해금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랩소디’를 선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곡은 ‘만가(輓歌, Lament)’로 2009년 일본 텔레만 앙상블의 위촉으로 쓰여졌으나 이번 공연을 통해 초연된다. 슬픔을 표현하는 바로크의 전형적인 방식 ‘라멘트(Lament)’가 후반부에 배치된 비장함이 공연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현악7중주를 재현할 바로크앙상블 ‘포에티카’와 정주현 지휘자, 하프시코드를 연주할 아렌트 흐로스펠트 (Arend Grosfeld), 클래식 기타의 배장흠, 그리고 음악감독과 사회를 겸한 이소영이 이들 두 거장의 만남에 함께 호흡한다.
한국 음악계에서 창의적이고 가장 개성적인 연주가로 통하는 강은일은 뛰어난 창작욕과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통해 해금음악의 지평을 확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 국악의 뿌리부터 재즈, 그리고 프리뮤직까지 강은일이기에 가능한 그의 음악은 ‘전통에 뿌리내리고 현대와 호흡하는’ 큰 나무처럼, ‘해금플러스’ 시리즈로 자라나고 있다. 해금이라는 악기와의 결합, 화합, 호흡, 소통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투영한 강은일만의 음악철학이 녹아난 것이다.
서양음악 작곡가임에도 한국음악의 어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풀어내는 작곡가 이건용, 그리고 전통 국악 악기 연주자임에도 서양음악 어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풀어내는 해금 연주가 강은일.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리는 두 거장의 만남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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