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디지털 환경에서 사이버 성폭력에 어느 때보다 쉽게 노출되고 있는 10대들을 위한 전문적인 성상담 방향 및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세미나가 21일 개최되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옥재은 서울시의회 의원(행정자치위원회), 박강산 의원(교육위원회)와 서울시청소년성문화센터 8개소 연합이 공동 주관하는 행사다.
이날 세미나는 오후 1시30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에서 개최됐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청소년 성상담 전문화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서울시 청소년 성상담 실태조사 결과 보고 △청소년 성상담 실태 및 전문화를 위한 과제 발표 △청소년 성상담 전문화를 위한 방안 제안 등이 다뤄졌다.
이날 세미나를 통해 밝혀진 청소년 성상담 실태조사는 지난 9~10월 서울시내 공적 청소년 상담 기관과 상담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센터, 교육복지센터, 쉼터,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 47개소에서 20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4%는 성상담에 관심이 있고, 52.5%는 성상담 진행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상담자 1인이 연간 진행하는 사례 중 성상담 비율은 9.5%이며 주요 주제는 임신과 피임, 임신중절(12.0%)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성폭력 피해(9.0%), 성표현물(8.6%), 성관계(8.2%), 연애(6.7%), 성욕구/성충동(5.8%), 성매개 감염(5.6%), 성정체성 및 성적지향(5.2%), 성지식/정보부족(5.2%), 성폭력 가해(4.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상담을 실제로 많이 진행하고 관심도도 높지만 상담자들은 정작 이와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이 적어 어려움을 호소했다.
성상담 관련 훈련 또는 기술 습득 부족(50.0%), 민감한 성문제에 대한 개인적 불편함(11.3%), 청소년 성 관련 사회적·제도적 지원 체계의 부족(9.4%) 등을 이유로 들었다.
상담자 82.1%는 다른 주제의 상담 교육에 비해 부족한 성상담 교육 및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성상담 연계가 가능한 전문 인력과 기관의 부족 문제도 토로했다.
설문에 참여한 47개 청소년 상담 기관에서 지난 3년간(2019~2021년) 진행된 성상담은 약 1만5463건이다. 상담을 주요 업무로 수행하고 있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이 중 가장 많은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청소년 성상담 전문기관인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과 노원청소년성상담센터의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성폭력 청소년 상담 실태와 성인지적 상담 접근, 청소년 성상담 전문화를 위한 제안 등이 발표된다.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도 진행되었다.
이번 서울시 청소년 성상담 실태조사를 담당한 강자경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상담팀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사회의 일상화가 급격하게 다가온 상황에서 소위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성폭력, 그루밍, 메타버스 내 성범죄와 무분별한 성 관련 정보 노출에 따른 어려움 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요구들을 토대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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