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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귀뚜라미, 가을 첫줄'

귀뚜라미,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유일의 곤충'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은 작곡의 영감을 귀뚜라미를 통해 얻기도 했다. '어린이 정경'(1838년)를 비롯한 동요 곡들도 더러 있다. 슈만은 가을이면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작곡하는 것을 즐겨 했다.

공자는 수많은 곤충 중에 귀뚜라미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공자는 제자들과 선학의 시를 편집한다. 시경에는 100여 종 곤충이 등장한다. 시경 국풍 132편, 당나라의 노래(唐風)에선 귀뚜라미(蟋蟀)를 소재로 한 시가 있다.

蟋蟀在堂(실솔재당)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으니
歲聿其莫(세율기모) 해가 드디어 저물었구나.
今我不樂(금아불락) 이제 우리가 즐거워하지 않으면
日月其除(일월기제) 해와 달은 가버린다.
無已大康(무이태강) 너무 편안하지 아니한가
職思其居(직사기거) 자신의 직책을 생각하여
好樂無荒(호락무황) 좋고 즐거움이 지나치지 않음이
良士瞿瞿(양사구구) 어진 선비가 조심할 내용을 담는다.

풀이하면 귀뚜라미가 처서를 맞아 집안으로 들어오면 한 해가 저문다.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겨울 준비를 하자. 옷깃을 여미며 얌전하게 올바른 마음가짐을 해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라는 내용이다.

비슷한 교훈에 '귀뚜라미가 울면 게으른 여인네가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부지런히 길쌈을 해야 할 여인네가 게으름을 피우다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에 놀라 길쌈을 바삐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귀뚜라미를 한자어로 촉직(促織)이라 한다. 베를 짜는 것(織)을 재촉하라고(促) 우는 곤충이라는 뜻이다.

옛 이나 지금이나 시인들은 귀뚜라미를 시인의 귀뚜라미라 생각했다. 윤동주 시인의 동요 시, '귀뚜라미와 나와'를 보자.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 1938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중에서.

시는 천진하게 재미있다. 귀뚜라미가 쓸쓸하게 노래하는 분위기에 맞춰, 아무도 모르게 둘만 약속하자는 듯 속삭임이 들린다. 목사의 외손자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윤동주 시인의 시편은 기도처럼 침잠(沈潛)하다.

도종환 시인, 나희덕 시인을 비롯한 무릇, 시인들이 귀뚜라미를 주제로 창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유시인이라는 안치환도 귀뚜라미 소재의 노래를 한다.

귀뚜라미는 지루한 여름철을 끝내고 찬바람의 첫 줄을 알리는 배달부로 생각한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귀뚜라미 소리로 주변의 온도를 짐작했다는 기록도 있다. '귀뚜라미는 가난한 자의 온도계'라는 미국 속담도 있다.

귀뚜라미는 단순, 구전이나 전해 내려오는 신비의 곤충에 그치지 않는다. 1897년 미국의 물리학자 아모스 돌베어(Amos Dolbear, 1837~1910)가 한 학술지에 '온도계 귀뚜라미'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우는 횟수로 온도를 측정, 놀라울 만큼 정확하다는 통계를 보였다.

14초 동안 우는 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온도가 나온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가 14초 동안 35회 울었다면 화씨온도는 75도이고 이것을 섭씨로 환산하면 24도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귀뚜라미는 지구상에 나오는 곤충 중에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유일의 곤충이다. 그래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귀뚜라미는 매미와도 다르게 날개를 비벼서 소리를 낸다.

온도가 높아지면 울음소리의 빈도는 더 높아진다. 귀뚜라미는 인간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온도인 섭씨 24도일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공자를 비롯한 선조들은 귀뚜라미를 가장 영리한 곤충이라 여겼다. 음력 7월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가을 전령'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귀뚜라미 울면 가을 첫 줄도 내려앉는다. 열매들의 가을걷이 노래 부른다. 산 넘어오는 바람이 우릴 헹구면 마른 잎 한 장마다 이별의 노래 부른다. 가을은 귀뚜라미 소리에 전신을 흔들며 붉은 노래 부른다. 차가운 시간에 맞서 내 영혼에 가여운 달빛의 노래를 불러준다.

.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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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미래를 새로 짓다"…국제PEN한국본부, 젊은 작가 신입회원 공개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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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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