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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인 “한국의 TPP 참가 적극 지지”

제3국 협업 및 금융·통신분야 협력 확대…평창·도쿄 올림픽 협력 논의

[서울=미래일보] 한·일 경제계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지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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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경제권-미래지향 협력안 제시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6월22일)을 한달여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민간 최대 경제회의체인 '한일경제인회의' 47번째 행사가 13~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새로운 50년을 향한, 동반성장·공동번영의 시대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한·일 CEO 및 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대거 참석해 미래지향적인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 등 180여명, 일본에서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회장(도레이그룹 회장)과 사사키 마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아소유타가 아소시멘트 사장 등 120여명의 거물급 인사가 각각 참석했다. 

 

김인호 무협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경제관계의 커다란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양국이 호혜·협력의 역사 인식과 시장경제 원리에 의한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양국이 동아시아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경제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추진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공동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신흥 제3시장으로 공동진출을 확대하고 신성장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제정책 공조를 통해 장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며 "경제협력이 정치, 외교 분야까지 포괄하는 선순환적 협력을 복원하도록 양국 경제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올 해는 한·일관계의 큰 벽곡점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만들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일이 다시 협력의 길로 돌아오도록 기업인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일본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며 "정치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경제계에서는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평가했다.

 

한일경제인회의 산하 전문위원회인 한일신산업무역회의 한·일 의장은 경과 보고를 통해 단일 경제권 형성 및 향후 50년을 향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에는 ▲금융·환율·FTA 관련 정책 공조 ▲교통·통신경제 연계 등 정보통신(ICT) 연계 ▲자원에너지, 인프라 건설, 제조업 등 제3국 공동진출 강화 ▲해외관광객 공동유치, 공동표기 표준화, 평창동계올림픽·도쿄올림픽 개최 상호협력 ▲고교생·대학생·인턴십, 차세대 경영자 교류 ▲의료·요양보호 협력 등이 포함됐다.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 한국무역협회 김인호 회장 기조연설문      

 

한일 공동번영과 새로운 50년 향한 경제계 협력

 

일한경제협회 사사키 미키오(佐木 幹夫) 회장님, 한일경제협회 김 윤(金 鈗) 회장님, 존경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문재도(文在燾) 차관님, 벳쇼 코로(別所 浩) 주한일본대사님,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사카키바라 사다유키(原 定征) 회장님,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許昌秀) 회장님, 그리고 이 자리를 같이 하신 한-일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한-일 양국은 올해 ‘국교 정상화 50년’이라는 매우 의미있는 해를 맞고 있습니다. 1965년 이후 양국 관계는 주로 경제분야의 협력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양국의 경제인들의 역할과 기여는 절대적이었습니다. 따라서 1969년 설립 이후 이 ‘한일경제인회의’는 그간 양국 협력의 중심에 있어 왔습니다. 오늘 제가 이 중요한 해에, 제47회를 맞는 이 뜻깊은 자리에 초청되어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양국 경제 관계의 진전과 현황에 대한 인식 

 

국교정상화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던 양국간의 경제협력 관계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과 미래 지향적 공동번영을 선언하면서 활기를 띠기도 했습니다만 이후 여러가지 사정으로 양국 관계가 부침(浮沈)을 겪으면서 최근에는 다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국 교역액은 2011년과 2012년에 1,000억 달러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2014년에는 860억 달러에 그쳤고 양국간 투자도 수교 이후 2012년 52억 달러를 정점으로 감소·정체된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가장 먼저 체결되었어야 할 양국간 FTA에 진전이 없다는 점이며, TPP와 같은 메가FTA 진행과정에서도 양국의 공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양국 관계의 복원력을 잃을 수준까지 가지 않도록 우리 경제인들이 함께 양국관계를 본질적, 구조적으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필요는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한 동아시아 경제의 역학구도內에서 양국이 같이 나가야 할 방향과 당위성에 비추어 큰 거리가 있는 현실을 볼 때 더욱 더 절실히 느껴집니다.
 
양국 관계 개선의 전제로서 공유돼야 할 인식 

 

저는 평소 엄청난 잠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한-일 경제관계의 현실을 보면서 양국에 합당한 새로운 협력의 50년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유돼야 할 몇 가지 인식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양국 관계가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바람직한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유명한 문화사학자인 유홍준 씨는 그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에서 삼국시대로부터 한-일 두 나라는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바탕에 깔고 많은 공통점을 공유해 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양국 관계는 기본적으로 호혜와 협력의 역사입니다. 1,500년이 넘는 교류의 시간 속에서 위협을 받을 정도로 문제가 있었던 기간은 매우 짧았습니다.

 

역사는 호혜와 협력의 관계가 지속될 때에는 두 나라가 공히 경제적으로도 번영했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의 사례로, 한국의 삼국시대에 백제는 일본과의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바탕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며, 통일신라도 청해진을 중심으로 무역과 상업이 매우 발전했습니다. 당시 헤이안(平安)시대였던 일본 역시 경제적으로 크게 번영했습니다. 

 

조선시대 들어서는‘신의(信義)를 주고받기 위한 사절’이라는 뜻을 가진 통신사가 17세기 초부터 열 두 차례나 일본으로 파견되어서 단절되었던 양국관계에 물꼬가 트이고 문화, 학술 교류는 물론이고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두 나라 상인들 모두 이익을 얻는 등 양국의 상업과 경제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반대로, 두 나라 사이에 금이 가고 갈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한국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고, 일본 역시 결과적으로 국가위기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면치 못했습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양국 경제가 추구해야할 개혁과제가 본질적으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데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일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국제협력의 이상을 공유하는 나라입니다. 이제 양국은 공유하는 이러한 가치와 이념이 양국의 경제 시스템과 정책, 그리고 기업 활동으로 구현될 때에만 양국 경제가 각각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치유하고 발전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양국 경제 관계 역시 이 바탕위에서만 진정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상당히 괴리돼 있다고 생각하며 더욱이 양국의 국가이성과 리더십이 이를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의지가 과연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말씀드릴 필요조차 없이, 시장경제 시스템은 자율과 책임의 바탕위에서 충분한 경쟁과 교류를 통해 경제의 가능성을 국내외적으로 극대화해나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경제시스템은 한편으로는 수요자 내지 소비자 중심의 경제구조이고 경제환경입니다. 생산자의 이해나 산업보호의 필요성에 앞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할 것인지에 제도와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 소비자 중심적 사고는 국내외적으로 정책의 갈등이 있을 때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기능이 시스템에서 저절로 작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일 FTA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여전히 많은 통상현안이 발생해서 해결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양국 모두 이런 원리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경제시스템하에서 경제운용과 기업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두 나라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 과제의 성공 여부도 같은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정부가 추구하는 공공ㆍ노동ㆍ교육ㆍ금융의 4대 개혁이나 아베노믹스의 성공여부를 가름할‘제3의 화살’의 핵심은 결국 시장경제의 원리로 돌아가자는 개혁의 노력에 다름이 아닙니다.  

 

이러한 구조개혁 노력의 성공 여부에 양국 간 진정한 협력의 가능성이 달려있다는 저의 생각은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양국은 ‘동아시아 경제권의 형성’이라는 시대적 요청과 이의 실현은 한-일 양국의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의 기반위에서만 가능하다는 데 대한 깊은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국경보다‘경제영토’개념이 확산되면서 동아시아 경제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동아시아 경제의 성장은 일본과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라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중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동아시아 경제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의 존재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한-일이 단일 경제권 형성을 지향하는 획기적인 관계 증진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경제의 통합 노력인 FTA조차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양국의 경제인들의 바람직한 인식과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국 관계가 바람직한 모습에서 멀어져가는 원인을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서 찾거나 때로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기도 해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비경제적 관계의 악화’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양국 경제인들은 양국의 경제 관계의 발전과정에서 지난 50년간에 걸친 양국 경제인들의 기여와 공헌을 무력화시킬지도 모를 현재의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경제협력 관계의 재도약을 통해 비경제적 관계의 악화 추세를 반전시킬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 양국 경제인들의 최우선 과제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국은 이미 수십 년간 경제적, 비경제적 관계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해왔음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경제협력이 비경제적 관계를 개선시키고, 비경제적 관계의 개선이 다시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 심화시키는 선순환 고리를 다시 작동시켜야 하며 그러한 인식과 노력의 중심에 우리 경제인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50년을 향한 양국 경제관계 증진을 위한 제언


1. 양국 경제가 추구해야할 이상적인 협력의 방향


새로이 시작될 50년을 앞두고 양국 경제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협력의 방향은 첫째는 사람, 물건, 돈, 문화 등 모든 것들의 자유로운 교류, 둘째, 상호 협력을 통한 가치창출의 극대화, 셋째,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의 기반 구축으로 요약된다고 생각합니다.

 

2. 구체적 노력 방향

 

이를 위한 구체적 노력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먼저, 글로벌 무역환경에 따른 산업의 변화와 수평화 분업구조를 인지하고 새로운 가치사슬의 모델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초기 한-일 관계는 일본이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고 한국이 최종재를 만들어 제3국에 판매하는 수직적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점차 비교우위 또는 국제경쟁의 우위 분야를 넓혀가면서 수직적 협력은 약화되고 최종재를 중심으로 경쟁은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양국 산업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점차 비슷해진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한-일 관계처럼 산업과 국제경쟁력 구조가 비슷해지거나 제3국 시장에서 경쟁분야가 늘어나게 되면, 산업구조와 기술수준의 유사성·근접성을 활용하여 수평적 분업 내지 산업內 분업이 늘어났습니다. 동일한 상품 또는 동일한 중간재에서도 비교우위 분야에 특화함으로써 가치창출의 역량이 향상된 것입니다.


한-일 역시 중간재 교역이나 해외투자를 강화해 온 점은 비슷하지만, 서로를 경쟁상대로 의식하여, 상호간 보다는 제3국과의 협력을 선호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양국 기업들이 부단히 추진해 왔던 가치사슬의 확대 기회는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제 양국은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간의 수직적 협력을 수평적 협력으로, 산업간 분업을 산업內 분업과 특화로 확대, 심화시켜 나아감으로써 가치창출을 극대화해야 하겠습니다. 

 

2) 두 번째로 2004년 11월 이후 중단되고 있으나 양국 경제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는 한-일 FTA의 빠른 타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52개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이나, 동아시아에서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나, 유독 한-일 FTA를 타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양국간 FTA의 성사는 단순히 교역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고 시장경제체제의 틀을 공고히 하면서 소비자 후생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는 근원적 개혁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FTA를 통한 체질개선으로 경쟁력을 높인 양국 기업이 역내 가치창출의 연결고리를 강화시켜 나간다면, 한-일은 물론 한-중-일 교역 확대와 기술교류 심화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의 심장이 동북아에서 뛰도록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양국 경제인들은 이런 방향으로 나가도록 정부와 여론과 언론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FTA 이외에 TPP, RCEP 등 메가 FTA와 G20, APEC, ASEAN+3 등 글로벌 거버넌스의 형성에 한-일 경제계는 정부와 더불어 적극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다자간 광역 FTA로 인한 교역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일 모두 이러한 환경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히 일본이 참여하고 있는 TPP에 한국도 이미 충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TPP 가입이 논의될 때 일본의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다음으로 눈을 돌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양국이 협력하면서 아세안, 중국을 포함한 제3시장으로 공동진출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미 양국 간에는 2006년부터 제3국으로의 공동 진출을 위한 노력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세안시장 인프라 진출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의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두고 양국이 치열한 경쟁도 하지만 협력하는 사례도 많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2007년부터 양국 기업들은 자원 개발과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서른 일곱건의 제3국 공동 진출을 기록한 바 있으며 협력의 내용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제3국 공동진출과 관련해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유라시아 대륙의 인프라 개발을 노리고 마련한‘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주목할 때 한-일 양국은 함께 전략을 짜서 신흥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한-일은 미래산업, 신성장 분야에서도 양국의 강점을 적절히 융합하는 전략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한국은 모바일 솔루션, 핀테크, 헬스케어 등에서 산업환경이 우수하며, 일본은 로봇, 항공우주, 전기차 등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 집중하면서 R&D에서 협력한다면  ICT 융복합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군이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일 양국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시장원리로 돌아가는 구조개혁이라는 점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이 구조개혁의 바탕위에서 양국은 경제정책의 공조 등 큰 틀에서의 공동노력이 전개될 여지가 매우 많으면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우선 구조개혁을 위한 공동의 노력은 통화정책 등 여러 분야의 정책적 노력이 당사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상황도 배려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와 새로운 방향으로의 경제협력 확대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먼저 중단된 한-일 간 통화 스와프를 부활하고 중앙은행 간 교류를 활성화하여 동북아 지역의 환율 안정에 기여해야 합니다. 산업 분야에서는 상호 보완적인 산업 협력의 틀로서 제조, 부품소재, 서비스 등 폭넓은 영역에서 비경쟁적인 산업군을 발굴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양국은 경제협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양국은 비슷하면서도 각자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마치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오늘날에는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경제협력의 필수적인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이를 활성화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올해‘골든위크(Golden Week)’기간 중 일본에서는 8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고, 같은 기간 중 일본을 찾는 한국인도 크게 늘어 항공편과 배편이 오래 전에 동이 났다는 후문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한-일 우호의 밤’행사는 양국 수교 50년을 맞이해서 올 가을 도쿄에서 개최되고, ‘한-일축제 한마당’과‘일-한축제 한마당’도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열릴 예정입니다.

 

한-일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문화, 관광, 스포츠,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년 500만 명 이상 왕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적 교류의 한 가지 사례로는 제가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IT마스터과정’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1,000여명의 수료생들이 일본에 취업해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 때 보여준 양국 협력관계의 연장선상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양국 간 스포츠 분야의 교류와 협력도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합니다. 양국 언론도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국제협력의 가치를 공유하며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중요한 이웃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수교 이래 50년의 기간을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면서 보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양국 경제인들은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50년을 기약하고 준비하기 위해 함께 모였습니다.  

 

긴 안목에서 한-일 관계를 보면서 저는 한-일 양국이 확대 심화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동아시아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는 주역이 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양대 축(軸)을 형성해 세계경제의 순항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글로벌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이 자리에 계신 양국의 대표적인 경제인들이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한-일 양국 앞에 놓인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미래 는 양국 관계의 과거를 의미있게 해석, 정리하고, 그리고 이를 토대로 현명하게 현재를 선택한다면 미래는 밝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전개될 것입니다. 새로운 50년을 열어가는 출발점인 이 시점에서 우리 양국의 경제인들이 오늘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호혜와 협력을 기본으로 했던 과거의 양국 관계의 본질을 직시하고 지나간 50년을 뛰어넘는 새로운 50년의 협력의 역사를 주도적으로 같이 써 나가기 시작하자는 제안을 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한창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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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 제압...3일 호주와 8강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극적으로 꺾고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31일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8강에 올랐다. 0-1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춘 후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를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12시 30분 카타르 알 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중앙 수비를 맡았다. 대신 조별리그에서 줄곧 선발로 나섰던 조규성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손흥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우디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중반 손흥민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후방에서 손흥민에게 한 번에 긴 패스를 투입했다. 이를 절묘한 트래핑으로 받아낸 손흥민이 상대 수비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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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들’…희망브리지, 특별한 나눔 '희망어스' 캠페인 추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재난 피해 이웃과 재난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신규 기부 캠페인인 '희망어스'를 전개한다고 5일 밝혔다. 희망어스는 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을 상징하는 기부 캠페인으로 희망스토어, 희망패밀리, 희망컴퍼니로 구성되어 있다. ▲희망스토어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월 약정액 2만 원 이상 ▲희망패밀리는 각 가정에서 월 약정액 3만 원 이상 ▲희망컴퍼니는 소기업 등에서 월 약정액 20만 원 이상을 후원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희망어스 캠페인을 통해 후원한 기부금은 연말정산 시 개인 및 사업자는 소득금액의 30% 범위 내, 법인은 10% 범위 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희망어스 캠페인 사이트 (www.hopeus.kr) 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캠페인에 참여하면 나무명패, 후원증서 등 각종 키트도 받을 수 있다. 송필호 희망브리지 회장은 "우리 주변의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 희망어스 캠페인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라며 "희망브리지는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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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현행 준연동제 유지 결정"...통합형비례정당도 준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 비례대표 제도를 현행인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성정당 창당에 대응하기 위해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오전 광주를 방문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이와 같이 선거제 개편 입장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준연동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위성정당'과 관련해서는,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당이 소수정당 보호와 이중등록을 끝내 반대했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지만,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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