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탓에 약 6개월간 가게 문을 열지 못한 전국 콜라텍 업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집합금지명령 해제 등 대책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 모였다.
장기간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생계에 위기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콜라텍이 '유흥업'으로 묶여 더 큰 규제를 받는 데 반해 정부 지원 대상에서 그동안 배제됐던 터라 업주들의 분노는 더욱 들끓고 있다. 정부가 22일 콜라텍에도 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방침을 바꿨지만 이들은 '택도 없는 액수'라는 입장이다.
전국콜라텍연합회(회장 강명구)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 영업정지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유흥업소도 아닌데 과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발언에 나선 업주 최모(77) 씨는 "콜라텍은 유흥업소가 아니다"라며 "60대, 70대, 80대까지 와서 운동하는 스포츠 센터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콜라텍을 유흥업소로 분류하는 건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라며 "7개월 문 닫은 것 보상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강명구 전국콜라텍연합회 회장은 "전국에 콜라텍이 500여 곳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거친 후 350곳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업소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나 철거비만 1억원에 가까운 돈이 들다 보니 아예 가게를 포기하고 잠적해버리는 업주도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그만큼 업주들이 밀린 임차료와 빚에 허덕이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이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그러면서 "콜라텍은 접대부도 없고 술과 음식물도 팔지 않는데 왜 유흥업소인가"라고 반문하며 "콜라텍 업주와 종사자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 코로나 방역이라는 명분으로 아무런 대책 없이 왜 문을 계속해서 닫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그동안 묵묵히 정부 정책에 따라왔는데 그 결과 임대료가 고갈돼 밖으로 내몰리는 업소가 절반 이상이 됐다"며 "피해 액수는 6000만원에서 2억원까지다. 언제까지 문을 닫고 희생해야 하는지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콜라텍은 지방자치단체마다 각기 다른 업종으로 등록되는데, 이를 통일해 체육시설로 등록하게끔 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손해를 입은 부분을 조사해 실질적인 보상을 하고,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문을 닫은 만큼 그 기간에 따른 임대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한편 이날 여야가 4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콜라텍 등 집합금지업종에 대해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콜라텍 업계는 이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강 회장은 "업소당 손해액이 최소 수천만 원인데, 지원금 200만원은 말도 안 된다"며 "정부가 합당한 보상안·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업주들은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정부는 콜라텍을 유흥에서 스포츠업으로 등재하라", "정부는 우리들의 크나큰 임대료를 보상하라", "지원금 필요 없다 영업 제한 완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2일 실내체육시설과 유흥시설 등에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이후 서울시가 지난달 4일 집합금지 명령을 '조건부 집합제한'으로 완화해 콜라텍 등의 영업을 허용했지만,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2차 유행이 시작되자, 이들은 약 열흘 만에 다시 문을 닫아야 했다.
정부는 콜라텍을 비롯해 유흥주점에도 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오후 "(유흥업은) 그동안 문을 닫아 피해가 큰 업종이었다"며 "여러 검토 끝에 콜라텍과 유흥주점에도 다른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새희망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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