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여야는 지난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전에서의 역사적인 만남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는 입장이었지만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화답이 어우러져 사상 최초의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사전합의가 없었음에도 북미 정상이 신속히 회동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남북미 정상 간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것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재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어제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의 길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시계는 다시 움직이게 됐다"며 "이제 북미 실무협상을 거쳐서 대화와 협상이 본격화되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한 불가역적 국면의 발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한반도 평화 조성 국면에 대해서 일단 기쁘게 생각한다. 환영한다"면서 "DMZ, 판문점은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그리고 갈등과 긴장, 증오와 대립을 상징하는 장소로 드디어 본질 문제, 본질의 현장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정동영 대표는 "드디어 66년 만에 전쟁의 당사자였던 미국 군 통수권자인 미국 국가 원수와 북한의 통수권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D.M.Z, M.D.L 군사분계선을 의미 없는 선으로 만들어 버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면서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과 북미 핵 협상의 재가동과 맞물려서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현 최고위원도 "판문점 북미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열어젖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여야를 떠나고 보수 진보를 떠나서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평화와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 당리당략을 초월하여 힘을 합해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대담한 제안을 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제안을 과감히 수용한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대화성사를 이뤄내기 위해 분주하게 물밑노력을 전개한 문재인 대통령 모두가 승자였다"고 평가했다.
이정미 대표는 "최근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가 싱가포르성명의 동시적 병행적 실천을 다시 제시하고,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해제를 개시하기 위한 비핵화의 입구로써,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다"면서 "한발씩 양보한 포괄적 목표 설정, 상호신뢰 속의 단계적 실천을 통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역사적인 북미정상이 전쟁과 분단, 적대의 문턱을 넘나드는 모습과 이어서 남북미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격정적으로 이 모습을 가슴에 새겼을 것"이라며 "분단의 아픔, 전쟁의 공포에서 평화와 화해, 협력으로 성큼 성큼 발걸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힐난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인 만남이 이뤄졌고 사실상의 미북정상회담도 있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진정한 중재자 역할 하려고 한다면 북한 설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트럼프 언급이 전혀 없었고 또 북한의 직접 피해자인 우리나라 안전에 대해서 형식적인 의지 표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스스로 안보와 국방을 챙기지 않는다면 북한의 전술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평가대로 역사적 회담으로, 이번 판문점 회담으로 통해 다시 시작한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회담장 밖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실이 환영할 일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통미봉남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 객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북핵 문제에 있어서 운전자 촉진자 필요 없다. 대한민국은 당사자,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를 보는 마음은 쓸쓸하기 그지없었다"며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이뤄진 회담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 간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며 "문 대통령은 ‘오늘 중심은 북미 간의 대화’라며 조연을 자처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이 배제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결과,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인 목적에 따라서 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핵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우리 머리 위에 지고 살게 된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각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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