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1975년 결성된 시 동인 '동해남부시'가 제49호 동인 시집을 펴냈다. '동해남부시'는 지금은 사라진 동해남부선 기차를 따라 영덕, 대구, 포항, 울산, 경주, 부산에 이르는 동해남부 지역의 시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 근대 최장수 시동인회 '동해남부시'는 이미 작고한 한흑구, 서영수, 김종섭, 이근식 시인을 비롯해 문단의 거목들이 창단한 이후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장승재 동인 회장(시인·전 포항문화방송 제작국장)은 발간사에서 "날씨가 무덥다 해서 참새가 모이를 찾는 날개 짓을 멈추지 않으니, 시를 쓰며 살아온 우리 모두 날씨 핑계로 붓을 놓지 않으리라"라며 "다음 호는 50호가 세상에 나와 빛을 밝히게 도는데 어쩜 한국 문단에서 최초의 시동인지 50호 발간이라는 신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낮 더위가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계절에도 동인들의 건필을 기원했다.
2024년 49호 시집에는 동인 회장 장승재 시인의 '미운 벌레 이야기' 연작 시를 비롯하여 정민호(전 동리목월문학관장) 시인의 '모과를 씹으면서', ‘소녀에게’외 3편, 김성춘(국제PEN경주지회장) 시인의 '봄날, 2024', '황혼의 노래' 외 3편, 양명학(울산대 명예교수) 시인의 연작 시 '수평선 명상 17' 외 4편, 김이대 시인의 '종소리', ‘갈매기 횟집’ 외 3편, 진용숙(전 경북문협회장) 시인의 '분월포길', '몽골 양몰이의 꿈' 외 3편, 박병일(천우문화예술대학 특임교수) 시인의 '귀거래혜', '찌' 외 3편, 김귀현 시인의 '2월의 말', '봄 뜰에서' 외 3편, 최해암(전국공무원문학회 부회장) 시인의 '4월아', '가슴에 흐르는 강' 외 3편, 이동욱(경북일보 논설주간) 시인의 '화강암 몽돌', '마음 전하실 곳' 외 3편, 공현혜 시인의 '유통기한', '기록' 외 3편이 게재되었다.
특히 이번 '동해남부시 49호'는 지난 6월 타계한 조남훈 동인의 추모 글과 조남훈 시인의 유고 시 '추억은 정지된 풍경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 '요양원의 캐롤송'이 소개되었다.
시(詩)동인은 전국에 많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동인은 보기 드물다. 현대사회의 이면에는 시(詩)를 시(詩)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삶이 녹아있고 사람을 살게 하는 시를 찾아 긴 시간 고뇌하는 시인들이 모여 50년 세월을 이어 온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
반세기 역사의 '동해남부시' 동인회, 꾸준한 동인지 발간으로 후배들에게 시를 향한 시인(詩人)의 사명을 몸으로 배우게 하는 '동해남부시 50호'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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