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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일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서울시, 남북협력 줄일 게 아니라..." 2030이 필요하다 본 '이것'

서울시의 남북교류협력추진단 축소에 '우려'...긍정 평가 1위는 '수해 피해 지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근 서울시는 남북교류협력의 중추 부서인 '남북협력추진단'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 등 실질적 교류협력이 없다는 것이 개편의 주된 이유이다.

실제 1994년 제주도 감귤 지원 사업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남북교류협력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남북관계 경색국면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역 단위 남북교류협력은 사실상 거의 전무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시 같은 대표적인 지자체가 지역 간 남북교류협력의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방향을 만들기 위한 대표성을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사)한반도평화경제포럼은 이에 기존 지역 간 교류협력 사례를 심층 분석하고 미래세대가 그리는 새로운 서울시의 교류협력 방향을 찾아보기 위해 2030 청년 남녀 각각 다섯 명, 총 열 명의 의견을 지난 9일 심층 분석했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 문제 심각, 그럼에도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 필요

참여한 10명의 청년들은 북한 인권이 심각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한 참가자는 "북한을 국가로서 신뢰할 만한 집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정상국가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라면서도 "다만 북한 정권은 싫어해도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류협력은 필요하고 북한이 최소 국가의 형태를 갖추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북한에 관한 인식을 밝혔다.

참가한 2030 청년 10명 중 8명은 실제 북한 인권이 매우 심각하다고(5점) 응답했고, 2명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에는 참가한 10명 중 1명을 제외하고 9명 모두가 한반도 평화가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해 평화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일의 필요성, 북한에 대한 개인적 선호는 대체로 엇갈린 의견이 나와 한반도 평화가 꼭 통일이나 북한 정권의 선호와 관련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반면, 남북교류협력의 필요성은 일관되게 높게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남북교류협력은 필요합니다. 남북교류협력의 대표 사례인 개성공단은 남한은 기술·자본력을, 북한은 노동력을 투입한 모범적 사례라고 들었습니다"라며 "실제 독일의 통일이 갑작스럽게 이뤄짐에 따라 그나마 동독이 공산권에서 잘 살았지만 인프라 차이 때문에 꽤 오랫동안 고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의 격차를 좁혀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실제 10명 중 9명은 남북교류협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6명 매우 필요하다, 3명 필요하다). 또 참가자들은 북한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협력이나 영유아‧산모 등 취약계층에 대한 물, 의료품 등을 지원하는 인도적 지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 참가자들이 고른 상위 5개 교류협력 분야 중 4개 분야가 인도적 지원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특히 최근 북한 지역 수해 피해 이슈를 반영하듯 참가자 전원이 가장 필요한 사업으로 대북 수해 피해 지원 사업을 꼽았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은 긴급한 피해나 시급성을 요구하는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고 북한이 자립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원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대북 인도적 지원이 실제 북한 인민들에게 지원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며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단순 행사 위주의 교류협력은 '굳이'...역사문화 교류 필요해

"스포츠, 문화예술, 관광 교류협력은 보여주기식 단순행사나 일회성 행사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남북교류협력은 북한 주민 실태 개선이 거의 없고 시급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북단일팀 문제로 지난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공정성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에 참가하거나 북한 관광도 할 수 없는데 음악제나 관광시설 개보수 등의 사업이 필요할까요?"

청년세대들은 남북교류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지만 형식적이고 행사위주의 일회성 교류협력에 대해는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었다.

특히 지자체마다 있는 스포츠 교류협력에 대해 지속성이나 보여주기 식이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종교인들의 만남 역시 북한 현실을 고려해 단순 만남을 지양하고, 사업성 있는 교류협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사회문화 교류 중 역사 문화교류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한 참가자는 역사 문화교류를 두고 "남과 북이 갈라진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 같은 정체성이 많이 흐려졌는데 과거는 변하지 않으니까 공동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남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 사업이나 북한에 집중되어 있는 고구려 문화교류는 남한도 필요하다는 점, 남·북·러가 함께 참여하는 나선 녹둔도 이순신 장군 공동 발굴 사업 등에 청년세대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상호이익이 되는 교류협력 필요..."코로나 지원 등 서울 중심으로 이뤄져야"

최근 남북협력추진단을 축소시키는 등 남북교류협력을 축소하고 있는 서울시를 두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류협력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특히, 서울은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산업 등을 대표하는 도시로, 여러 지자체 중 중심적 위상을 가진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남북교류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제주에서 진행된 통일감귤 사업과 경상남도에서 진행된 통일딸기 사업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참가자는 "제주 감귤 지원 사업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마늘‧당근 등 다양한 사업으로 연결되었고 경상남도의 통일딸기 사업 역시 남북의 종자와 묘목이 오고 간 선순환이 이뤄진 사업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장기간 남북이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서울시 교류협력을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산림협력을 통한 서울시의 교류협력 사업도 제시되었다.

"(과거) 북한 나무껍질이 식량으로 사용되는 등 북한 산림의 회복 기미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임진강과 한강 하구가 범람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휴전선 인근 지역 병해충 피해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유전자가 다른 중국산 묘목은 남북의 생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남북 산림교류를 지금 양묘장 현대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산림협력을 진행하여 탄소배출권을 사는 교류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며 환경생태 협력을 통한 탄소배출권 구입 등 상호 이익이 되는 교류협력을 강조하였다.

북한에 시급한 인도적 지원과 의료 지원을 두고 "서울의 의료체계는 굉장히 선진적입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지방에서 수술을 받기보다 서울로 올라와서 치료 받으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서울이 가진 의료체계나 의약품 등을 지원하면서 북한 여름철 수해와 전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의료 전반에 대한 남북의 협력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면 좋겠습니다"라는 의견이 주목 받았다.

사회문화 교류협력도 일회성 보여주기 행사 위주가 아닌 남북 마음의 문을 열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개인적으로 음악치료를 하는데, 탈북 아이들이 고향의 봄을 합창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노래가 그 아이들의 사연에 공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문화예술 교류는 남북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얘기였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인민에게 화제가 되는 K-드라마나 K-무비 등 대중문화 중심의 교류협력이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외에도 통일 부분의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의 교육 교류도 중요하며 서울은 교육의 중심도시인 만큼 남북의 교육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며 겨레말 큰 사전 같은 사업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 서울시에 가장 많은 이산가족이 거주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남북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 디지털 화상 등 북한 지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재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역사교류의 측면에서 서울-평양 관광 루트를 개발해 서울과 평양이 가지는 역사적 상징성과 북한에서 최근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남북이 제대로 협력한다면 금강산관광보다 더 좋은 교류협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참가들은 평가했다.

남북왕래 0명 시대...정권과 상관없는 일관된 대북정책 필요

2021년 남북 간 왕래는 조사 집계 이후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과거 남북관계가 강대강 경색 국면을 거듭했을 때도 없던 일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북한의 교류협력 거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 움직임, 한국 정부의 한계 등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게다가 최근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피살사건, 어민 북송 사안 등 남북관계를 정쟁의 대상으로 활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교류협력은 요원해보이기만 한다.

이를 두고 한 참가자는 "중앙 정부보다 지역별 교류협력이 지역 특색과 남북의 특성이 어우러져 다양하고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게, 대북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조가 바뀌어 좋은 사업이 있는데 지속적으로 단절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북한 관련된 정책은 바뀌지 않게 지속가능하게 가져가야 합니다"라며 남북교류협력이 단발성, 일회성이 아닌 남북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게 지역 중심의 지속성을 가져갈 것을 강조했다.

이번 심층 토론을 통해 2030청년세대들은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역 간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남북교류협력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기존 관 중심의,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남북교류협력이 아닌 민간 차원의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교류협력이 진행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 남북 모두가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교류협력의 새로운 방향과 구체적 사업을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교류협력2.0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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