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광복회가 최근 김원웅 회장의 '미군=점령군' 발언 논란에 대해 1945년 9월 당시 미 육군 원수 더글러스 맥아더의 포고문 내용을 "사실 그대로 소개한 것"이라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
광복회는 5일 배포한 자료에서 "맥아더는 포고문에서 스스로 '점령군'임을 분명히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광복회에 따르면 맥아더 명의의 1945년 9월7일자 포고문엔 "오늘 북위38도선 이남 한반도 지역을 (미군이) 점령한다. (중략) 점령군에 대한 반항 행동 또는 질서 보안을 교란하는 행위를 한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광복회는 "이 포고문은 굉장히 강압적이다"라며 "해방에 대한 축하의 말은 한마디도 없고, '엄벌에 처하겠다'는 등 우리국민의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강압적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이어 "짧은 포고문에 '점령'이란 단어를 4번이나 사용했다. 두 번 세 번 다시 봐도 맥아더가 '스스로 점령군'임을 강조하여 표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역사학계에서도 학술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그러면서 "제대로 된 국민이라면 '스스로 점령군'임을 내세운 맥아더의 포고문에 불쾌해야 한다"며 "왜 이 역사적 진실을 말한 광복회장을 비난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하며 김 회장의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친일세력으로 규정했다.
광복회는 "친일세력에겐 맥아더가 은인"이란 주장도 했다.
광복회는 또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경선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김 회장과 유사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옹호했다.
광복회는 "맥아더는 미 군정 실시와 동시에 국내 여운형이 주도한 건국준비위원회를 강제해산하고, 임시정부도 해체토록 강요했다. 그리고 친일파들을 중용했다"면서 "우리나라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역사의식'이다. 특히 '친일 미청산과 분단극복에 대한 고뇌'가 없는 정치인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복회는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역사의식이다. 특히 친일 미청산과 분단극복에 대한 고뇌가 없는 정치인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백범김구 이후 가장 역사의식이 투철한 정치인은 김대중, 노무현”이라고 말했다.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지난달 21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친일 잔재 청산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보낸 동영상 강연에서 1945년 광복 이후 38선 이북에 진주한 당시 소련군은 자신들을 '해방군'이라고 소개한 데 반해 "맥아더가 이끈 미군은 '우린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포고문을 붙였다"고 밝혀 역사관 논란이 휩싸인 상황이다.
그러자 김 회장은 이달 1일 성명에서 국사편찬위원회 자료를 근거로 자신의 발언은 "'역사적 진실'을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화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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