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이 친부에 의해 살해돼 군산의 한 야산에 유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준희양 친부 고모(36)씨로부터 "아이가 숨져서 군산 야산에 버렸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혀다. 그러나 고씨가 준희양을 버렸다고 진술한 야산을 수색 중이지만 아직 사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자신이 준희양을 고의로 살해했는지는 정확히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씨가 통신기록과 행적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부가 준희양을 고의로 살해했는지 과실인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준희양을 찾아야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가 준희양 계모인 이모(35)씨, 이씨 어머니 김모(61)씨와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고씨 자백을 받기 앞서 고씨 자택 앞 복도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혈흔을 분석한 결과, 준희양과 아버지, 계모 등 3명의 DNA가 검출됐다. 그러나 '피'의 주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혈흔 감식결과를 전화로 확인한 결과 "준희양의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 현관 앞에서 찾은 물질이 혈흔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여기에 실종된 준희양과 아버지, 계모 등 3명의 DNA가 혼재되어서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혈흔이 셋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명의 혈흔에 2명의 유전자가 섞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혈흔이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바닥에 혈흔이 떨어진 시기와 고양의 피인지는 현재 확인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2일 완주군 봉동읍 고 양의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 복도에서 '혈흔'을 발견,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 사람 체내에서 나온 혈흔으로 드러났다. 이 혈흔에는 준희양과 친부 고씨, 계모 이씨의 유전자가 함께 섞여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발달장애가 있는 준희양은 지난달 18일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한 주택에서 함께 살던 계모 이씨의 모친 김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실종됐다고 신고됐다.
이씨는 “별거 중인 아빠가 데리고 간 것 같아서 그 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지난 8일 경찰에 뒤늦게 실종 신고를 하고 수사를 요청했다.
당초 단순 실종 사건으로 판단했던 경찰은 준희양 실종 시점이 불명확하고 가족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진술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강력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족과 주변인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가족 진술을 바탕으로 준희양이 실종된 시점을 지난달 18일로 추정했던 경찰은 지난 3월 30일 고씨 집 근처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본 이후 준희양의 최종 행적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다.
또 준희양 일가족 3명이 최근 휴대전화를 모두 바꾼 것과 준희양이 최근까지 살았다는 집에서 칫솔 등 일부 물품을 제외하고 준희양의 DNA가 나오지 않은 점 등에도 주목했다.
한편 준희양은 지난달 18일 같이 살던 친부의 내연녀 이씨의 어머니 김모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덕진구 한 주택에서 실종됐으며, 내연녀 이씨는 8일 "친부가 딸을 데리고 간 것 같아서 그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실종 신고를 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단순 실종이 아니라 유기 혹은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지난 15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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