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 중구문화원(중구청장 박용갑)은 21일 오후 2017 생활문화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성명순 시인과 함께하는 詩가 피어나는 향그러운 음악세계' 시낭송회를 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개최했다.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전광역시, 대전문화재단, 대전 중구청 등이 후원한 이번 시낭송회에는 시애호가와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명순 시인의 주옥같은 명시 12편을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 낭송가들이 감미로운 배경음악에 맞춰 낭송했다.
또한 색소폰, 해금, 피아노, 첼로, 오카리나 연주를 비롯하여 대전 '꿈쟁이어린집' 원생들의 귀여운 댄스 공연 및 인기가수들의 축가 공연, 벨리 댄스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마련돼 시민들의 가을 감성을 채우는 시간이 되었다.
이정윤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는 시인의 영혼으로 빚어낸 최상의 언어이며 언어의 표현"이라며 "영혼을 맑게 하는 삶의 원동력인 그런 시인의 시를 낭송가들의 입으로 표현하는 언어의 마술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메마른 영혼에 단비를 뿌리듯 감정이 풍부한 시낭송음악회를 통하여 원도심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대전시민 여러분을 '2017 생활문화예술지원사업 시낭송음악회에 초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복하고 낭만적인 공연장을 만들어주신 대전문화재단 이춘아 대표님과 대전광역시 권선택 시장님, 박용갑 중구청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성명순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기쁨을 주신 아름다운 성명순 시인께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중구 문화예술 진흥발전과 지역 문화예술행사 개최의 메카로 불리는 이곳 중구문화원에서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가 주관하는 '2017 생활문화예술지원사업, 성명순 시인과 함께하는 詩가 피어나는 향그러운 음악세계"를 개최하게 된 것을 26만 중구 구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문학적 예술을 구현하는데 있어 詩가 창작의 결정체라면 시낭송은 청각적 언어예술의 올바른 구현이라 생각한다"며 "詩가 작가의 운율과 미세한 붓필을 통해 세상만물의 희로애락을 창의적 언어로 그려내는 예술장르라면, 시낭송은 낭송가의 독창적인 읊조림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어루만져 정화시켜 주는 청각적 예술분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어 "이번 '성명순 시인과 함께하는 詩가 피어나는 향기로운 음악세계'의 시낭송과 노래와 연주와의 조화로운 만남을 통한 새로운 예술적 장르의 개척과 문화적 콜라보레션을 통해 현대인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아름답게 정화시켜 인간중심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한층 정화된 종합문화예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성명순 시인(경기문학포럼 대표)도 축사를 통해 "모처럼 아파트숲을 벗어나 공원의 친구 나무들과 함께 심호흡하며 가을 분위기에 젖는다"며 "운동화의 폭신한 탄성으로 가볍게 걷고 있는데, 나뭇잎 하나가 어께 위로 살며시 내려앉았습니다. 아직은 생기 있는 붉은 청춘의 혈맥이 흐르고 있어 저도 모르게 작은 손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았다"고 말했다.
성 시인은 이어 "이렇게 아름다운 생! 자연의 품으로 미련 없이 돌아가는 순수에 어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요?"라며 "시월이 주는 특별한 보너스 듬뿍 받고 저의 시집 '나무의 소리'에 색동옷을 입혀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성 시인은 또 "다함께 낭낭한 목소리 모이고 모여서 늘 딛고 있는 대지에도 별빛이 쏟아지고, 희망의 소리들이 새 봄을 열어 줄 거라고 확신한다"며 "오늘 저의 시를 낭송해주시는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 이정윤 회장님과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성 시인은 "늘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권대근 교수님을 비롯하여 독일 본 대학 허베 명예교수님, 둔산경찰서 심은석 서장님, 김인수 제3야전사령부 인사처장님, 박래헌 수원시 문화체육국장님, 최양식 경주시장님, 김흥태 옆지기님, 사랑하는 김민지, 김준호 꿈나무에게 감사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알브레이트 허베 독일 본 대학 한국어번역학과 명예교수는 독일에서 보내온 축사를 통해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한 훈민정음에 따르면, ㄱ은 오행 중에 木(나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양 문헌에는 이 木을 Tree가 아니라 제목 Wood로 번역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번역은 오행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 못한 것을 반영한다"며 "살아있는 나무만 새로운 삶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이런 능력이 없는 동물도 살 수 있게끔 해준다"며 "나무는 '하늘다운 존재'이면서 늘 평화를 만드는 존재"라고 말했다.
허베 명예교수는 이어 "한 생물학자는 최근 나무에 대한 신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람뿐만 아니라 나무들도 의사소통하며 서로서로 도와주는 자선사업과 같은 행위도 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나무도 혼이 있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일반화되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허베 명예교수는 끝으로 "먼 독일에서 제 책상 위에 놓여있는 성명순 시집 '나무의 소리'를 펴보면서, 성명순 시인께 뜨거운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나무의 소리가 들리게 해주셨기 때문"이라며 "이번 '성명순 시인과 함께하는 詩가 피어나는 향그러운 음악세계'가 뜻있고 성공적인 시낭송회가 되길 빈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주임교수(문학평론가)는 "삶이 한복판인 도시보다는 자연을 더욱 존중한 성명순 시인의 시론은 일상인들이 갖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일상적인 관심을 잘 안 가지는 자연의 발신음을 듣는데서 삶의 의미, 즉 사물의 진리를 추구하려 한 점에 있어서 시의 본질에 상당히 접근해 있다"며 "그녀의 시는 한마디로 이상적이다. 그녀는 시작에 임하여 본성 차원에서의 인간 존재 해명의 문제는 물론 역사적 환경 속에서의 바람직한 삶을 위한 순수 의식에 천착함으로써 통시적이면서 공시적이고, 수직적이면서 수평적인, 그리고 초월적이면서 당대적인 미의식의 울림을 만들어 낸다. 사상과 형상의 변증법적인 통일을 통해 세계를 자아화하는 것이 바로 성명순의 시적 특성이며, 예술사학의 전개다"라고 말했다.
권 주임교수는 이어 "코리아시낭송작가협회와 성명순 시인이 함께하는 시낭송회는 성명순의 시가 지니고 있는 개별성과 보편성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이 양자가 어떻게 예술적으로 합일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봄으로써 성명순 시의 참모습에 다가설 수 있는 자리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주임교수는 "서로 나눔 속에서 더 찬란한 꽃을 피우는 것이 시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하는 믿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저 푸른 숲처럼 문을 열어놓고 마음벗을 기다리겠다는 그녀의 소망이 식지 않는 한, 그녀의 시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좋은' 시로 인정받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인수 시인(제3야전사령부 인사처장, 육군 준장)과 심은석 시인(대전둔산경찰서장)은 각각 '삶'과 '성명순 시인의 가을 시'로 이번 시낭송회의 축사를 대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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