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
- 성명순
들어서는 입구
해 묵은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다
얼룩으로 수 놓은 기왓장
동고동락한 세월
틀어지고 휘었어도
하늘이 마실 오고 새들이 앉는 꽃 마루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
■ [詩評]
좋은 시는 항상 지나가는 평론가의 비평 본능을 자극하지요.
청바지가 어울리는 남자의 꿈을 안고, 러닝머신이라는 꿈틀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지요.
문향이란 시를 읽고 쓰고 싶다는 에너지가 꿈틀꿈틀합디다.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과 함축이죠.
그런 메카니즘이 최대로 효과를 내는 곳이 바로 결구입니다.
시의 미적 울림통은 마지막에 놓여 있습니다.
기승전결, 즉 전이나, 전결에 있지요.
가장 좋은 문장은 사물이 듣고 싶은 소리를 전하는 것입니다.
<지저귀는 건 사람들뿐이다>에 주목해 봅니다.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란 전지구적 관점에서 바이러스일 뿐이죠.
향은 말이 없습니다. 침묵의 언어이지요.
이 시를 읽는 쾌미, 미적 구조의 울림통은 즉, 압권은 마지막 결구, 한 문장, 지저귀는 건 사람뿐이다에 담긴 시인의 메시지를 의미재구성을 통해 소화해 내는 데 있습니다.
인간중심주의는 이제 낡은 논리입니다. 나무로 상징되는 생명의 소리, 문향을 맡고 느낄 수 있는 시적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문단의장의 깊은 백련잎차 맛을 우려낸다고 하겠습니다.
(문학 평론가/권대근 교수)
■ 성명순 시인 프로필
- (사)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 (사)국제PEN한국본부 대회협력위원회.
- 경기문학포럼 대표.
- 황금찬 문학상 수상.
-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 가곡 '그대가'(성명순 시, 이종록 곡, 박진형 노래)
- 현) 에이스케미컬 사회공헌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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