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지의 우수한 기능을 찾아내어 회화작업에 접목시키는 독특한 지호기법을 통해 새로운 전통 회화의 장을 열어온 우전 마진식(52) 화백이 오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이 자신의 갤러리가 있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들꽃따라'에서 미술 작업을 하고 있다./장건섭 기자
지금까지 40여 차례 개인전을 열어왔던 마진식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야생화, 한지 위에 피다’를 주제로 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진식 화백은 그동안 참꽃마리, 미나리 아재비, 양지꽃, 앵초 등의 들꽃을 오래된 문짝, 고재, 괴목, 헝겊, 천연염색, 한지 등 한국의 전통 소재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그의 주요 작품은 한지의 우수성과 지호기법을 접목시켜 탁자와 의자, 찻상 등 생활가구와 조명 등에 멋스럽게 그린 야생화, 전통 한지에 동양화 기법과 탈색기법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한지의 매력을 한껏 살리고 있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의 미술 작품./장건섭 기자
지호기법은 전통 한지를 잘게 찢어서 물에 불린 뒤, 찹쌀풀과 섞어서 반죽하고 다시 찧거나 만져주면 끈기 있는 종이죽이 되고 이것을 그릇의 골격에 조금씩 붙여가며 말리고 또 덧붙이기를 반복한 후 마지막에 골격을 떼어내고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작업인데 시간과 공이 상당히 많이 든다.
특히 마진식 화백의 지호기법을 이용한 작품은 전통 한지가 가진 장점들과 특수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내구성, 가염성, 통기성, 보존성, 습도 조절, 해독성, 항균성 등 현대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자연친화적이고 웰빙적인 작품으로, 우리나라의 야생화를 동양화기법으로 표현해 뛰어난 예술성도 겸비하고 있다.
마진식 화백은 “한지를 반죽해 죽처럼 만든 뒤 형광석을 넣어 내화성을 높인다”며 “옻칠로 100% 방수가 된다"고 말했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의 미술 작품./장건섭 기자
그는 또 “한지는 한국적 정서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로 한지의 따뜻함과 질기고 강인함은 어머니 품속 같은 마음을 담아 한지 위에 야생화를 피워낸다”며 “천안에서는 첫 개인전인 만큼 작품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마진식 화백은 지난 2000년 초부터 한지의 매력에 푹 빠져 한지를 소재로 한 지호기법에 한국화기법을 가미해 새로운 차원의 작품을 쏟아 내고 있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의 미술 작품./장건섭 기자
주로 야생화와 연꽃 등 자연 속에서 세상의 진실을 찾아온 그의 작품 속에는 그래서 늘 꽃이 피고 나비가 난다.
한지는 닥나무로 만든 재료니 작업의 시작도 자연이고 끝도 자연이다. 이처럼 그가 자연이라는 대명제를 작업의 중심에 두는 것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어릴 적부터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 서산은 그 명칭만 들어도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니 그걸 보고 느끼고 자란 그에게 지극히 당연하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의 미술 작품./장건섭 기자
하지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대학시절에 그는 동양화를 선택했고 먹을 활용한 무채색 그림을 주로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산수화 등 전통 동양화를 담아내는 것이 아닌 민초들의 애환, 쓰러져가는 판자촌 등 어려운 삶이 담겨진 팍팍한 풍경들을 주로 그려왔다고.
그러한 작업은 그에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찾아가는 하나의 관문이었다. 무채색으로 그려진 민초들의 삶을 그리다가 그 안의 삶과 자신의 삶을 환치시켰다.
▲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여는 마진식 화백의 미술 작품./장건섭 기자
별반 다르지 않는 삶들이었다. 그러다 사람들도 어차피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모습을 야생화 등 꽃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무채색의 먹이 주는 느낌도 좋았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산모퉁이든 비탈진 길이든 누가 보든 아니든 피어나고 살아가는 꽃의 기운이 참 좋았다.
아울러 동양화의 캔버스인 한지가 주는 느낌이 상당히 좋았다. 그래서 그는 한지 연구를 위해 전주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한지문화산업학과에서 보다 깊이 있는 한지 연구를 마치기도 했다.
자기만의 독특한 지호기법에 회화를 접목,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진식 화백의 작품은 미적으로도 독특하고 아름다워서 그동안 ‘아시아 대예술제’ 대상, ‘대한민국한지대전’ 금상, ‘대한민국 문화관광상품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 한지를 이용한 야생화 화가로 잘 알려진 마진식 화백이 지난 2월 26일 서울 김구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2015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시상식에서 미술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장건섭 기자
또 지난 2006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에 초청 된 이후 2007년 미국 워싱턴 한미문화예술재단 초청 ‘한지회화전’을 비롯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 ‘민족문화수호기금마련 개인전’, 일본, 독일 등에서 초청 전시회를 가져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며 지난 2월에는 서울 김구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2015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시상식에서 미술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의 대표 작품인 '박태기(밥풀꽃)' 그림이 청와대에 기증됐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