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규헌 기자 = 지은경 시인이 평론집 <의식의 흐름과 그 모순의 해법>(도서출판 책나라)을 출간했다.
지은경 시인은 덕성여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중앙대학교대학원에서 예술학과 명지대학교대학원에서 <최승자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보리수 시낭송'에서 「자화상」을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했으며, 시인 이근배 선생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시집 <숲의 침묵> 등 12권과 수필집 3권, 외 20여권이 있다.
그는 책머리에 '창작과 비평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문학평론은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해서 평가를 하는 학문으로 창작의 한 분야이다. 홍문표 교수의 '문학비평론'을 보면 "창작과 비평은 생산과 소비의 경제구조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비평이 창작을 보다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로서 창작과 비평이 함께 이루어져야 독자에게 텍스트적 도움을 줄 수 있어 수용된다는 말일 것이다.
비평(criticism)이란 말은 원래 라틴어의 criticus에서 온 말로 비평가는 재판관, 심판, 감정가, 심사원이란 뜻이 담겨있다. 문학비평서는 문학작품에 대한 가치를 분석하고 비판하여 미적가치를 판단해 주는 것으로 비평의 행위는 작품의 해석과 평가인 것이다. 올바른 작품의 이해는 작가의 정신을 읽는 것에서 시작하므로 작품의 해석과 판단을 위해서는 작가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의 장르마다 창작된 작품은 비평을 필요로 하므로 창작과 비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비평은 작가에게 작품조명의 기회라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다. 문학은 담화의 대상이며 평가와 판단의 대상이므로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 줄 논의가 필요하다. 문학비평의 기본적인 기능은 우선 작품에 대한 관심이다. 평론가는 좋은 작품을 보면 그 작품에 대해 말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한때 남의 작품을 헐뜯고 음해하는 논쟁을 비평으로 오해한 적이 있었지만 비평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천박한 지성이다.
전 서울대 교수 김윤식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어보면 “비평이란 남을 칭찬하는 독특한 기술이다”라고 전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비평이란 작품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헤집는 것이 아니고 작품의 미적 가치를 찾아내 칭찬해 주는 것이라는 말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분을 평론가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줌으로써 작품의 가치를 높여주어 작가가 새로운 창작에 눈을 뜨게 해준다는 뜻이다. 동시에 평론은 독자에게 작품 이해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김윤식 평론가의 말대로 평론가는 '작품을 칭찬하는 독특한 기술'을 가진 작가이다. 그러나 작품의 미묘한 부분들을 발췌하여 논리적으로 논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전문가의 평가와 개인적인 평가가 다를 수도 있다. 평론의 이론적인 방식으로 글쓴이의 작품을 분석하여 칭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비평의 관점은 비평가 자신의 주관에 의해 쓰는 인상비평(印象批評)보다 작품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재단비평(裁斷批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평론은 사회학적·언어학적·역사적·심리적·정신분석 등 여러 흐름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해설이나 평론을 부탁받고 느낌이 좋아 잘 써지면 다행인데 도무지 글이 나가지 않을 때도 있다. 수많은 작품을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과연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 저자의 감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뭔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끊임없이 연구 탐색하면서도 가끔 갈등을 느낄 때가 있다. 지금은 메타평론시대이다. 기존의 문학작품 평론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실은 같은 작품도 평론가의 평가가 같지 않다. 평론가의 선호에 따라 느낌과 판단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작품의 해석은 글을 쓴 사람, 글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시간에 따라 시대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편적 평가기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문학이나 예술은 궁극의 답이 없다. 작품의 창작이 끊임없이 변화하듯이 비평도 평가기준이나 방법이 계속 발전되고 변화하는 속성을 지니므로 평론가는 지속적인 탐구로 독자나 저자의 이해에 가깝도록 다가가야 할 것이다.
이 평론집은 저자의 일천한 지식으로 20여 년 동안 원고를 청탁받아 머리말, 평설, 서문, 해설, 발문, 서평, 총평, 논문 등 써온 것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오자, 탈자,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을 수정 정리하여 실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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