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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시간 노동·살인적 야근 '한 웹디자이너 죽음으로 내몰았다'

유족·이정미 의원·시민단체, 근로기준법 위반 에스티유니타스 고발

(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 30대의 여성 웹디자이너가 지난 1월3일 장시간 노동과 살인적 야근, 부당한 회사 관행에 못이겨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유족인 장향미 씨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병욱 변호사가 함께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에스티유니타스 고발 기자회견'을 통해 "근로기준법만 지켰어도, 내 동생은 살아있었을 것”이라며 피 맺힌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에스티유니타스의 웹디자이너였던 故 장민순씨화 관련한 문제점이 조목조목 지적했다.

'공인단기·스콜레 디자이너 과로자살 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3일,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인 故장민순님이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2년 8개월 동안 힘들게 버텼던 회사를 그렇게 퇴사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고인의 교통카드 기록을 토대로 분석한 근무시간을 보면,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법정한도인 12시간을 넘겨 연장근로를 한 주가 35.7%였고, 하루 12시간을 넘겨 일한 날이 18%였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장씨의 2015년, 2016년의 연봉계약이 한달 시간외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책정한 ‘포괄임금제’ 계약이라며 “주당 시간외 근로시간을 16시간으로 책정해 그 자체로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에스티유니타스는 정말로 잔혹했다"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도, 휴직하고 돌아온 고인에게 11월 한 달간 혹독하게 일을 시켰다"고 강조했다.

대책위원회는 계속해서 "한 달 새, 2번이나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일을 시켰고, '하나라도 더 나은 거'를 요구하며 3~4일 중 하루(27.3%)는 12시간을 넘게 일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원회는 "탈진에 이른 동생을 보며, 언니가 다급하게 '이곳 야근 좀 없애 달라'고 요청 했지만, 근로감독관은 그걸 위험신호로 인지하지 않았다"면서 "연장근로 제한한도를 넘기면 과로로 사망할 수 있다는 걸 가장 잘 알아야 할 사람들이, 시급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고, 지금 이 시간까지도 근로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니 장향미씨는 "동생은 디자인이 너무 좋아 웹디자이너가 됐고 최종 꿈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며 자기방에 큼직하게 글자를 써 붙여둘 만큼 디자인을 사랑했다"면서 "하지만 동생이 하는 웹디자인일은 늘 야근이 많고 고됐다.IT회사의 야근은 일상과도 같은 관행이라지만, 에스티유니타스의 야근은 IT관행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한마디로 상상초월이었다"고 주장했다.

게임회사 넷마블에 근무한다는 장씨는 "넷마블 전체를 대표해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제가 근무하고 있는 조직에서는 더 이상 야근을 하지 않는다"며 "야근 없앨 수 있다. IT 기업의 특성상 불가피한 야근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에스티유니타스에 대해 고용노동부에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생전에 제 동생은 신입들을 위해 야근을 강요하는 지금의 불합리한 회사의 업무관행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똑똑하고 어린 신입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며, “저는 동생의 마지막 말이 곧 동생의 유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동생의 유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회사에 야근 문화 근절을 요구하는 것은 유족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씨는 "잘못된 시스템에서 비롯된 모순과 불합리한 문제가 있고, 그 안에 속한 개개인의 그릇된 욕망과 악한 마음이 만나서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고 저는 생각한다"면서 "불행히도 제 동생이 그 속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지만, 저는 이것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소중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더 이상 없도록, 저처럼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잘못된 시스템의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며 ""제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무언가 바꿀 수 있는 시발점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제동생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며 제가 바라는 모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의원은 "고인의 우울증이 악화된 것의 배경에는 걸핏하면 반복되는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 본인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비인간적인 근무환경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이런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비극을 맞이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redkims6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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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日 자위대 '대동아전쟁' 표현 논란에 "한일 간 필요한 소통 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외교부는 일본 육상자위대가 금기어인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를 공식 SNS 계정에 사용했다가 삭제한 것과 관련해 "한일 간에 필요한 소통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일본 측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는가'에 대한 취지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동아전쟁) 표현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일본 측 스스로 관련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이같이 답했다. 이에 앞서 일본 육상자위대는 이달 5일 X(옛 트위터)에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에서 개최된 일미 전몰자 합동 위령 추도식에 참가했다"고 썼다. 대동아전쟁은 이른바 '일본제국'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웠다는 뜻의 용어로, 식민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용어이다. 일본 패전 후 미 연합군최고사령부는 공문서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금지했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사실상 금기어로 인식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자위대는 사흘 만인 지난 8일 게시글을 삭제했다. 우리나라의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자위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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