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10일 새벽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경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출석해 조사에 응했다.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한 가운데 다음날 오전 2시 30분경 청사를 나섰다.
안 전 지사는 청사를 떠나기 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지은씨는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했던 참모"라며 "미안하다.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가지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이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갖고 있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씀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혐의 인정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말하겠다"라며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추가 폭로와 관련해서 그는 "앞으로 과정이 더 남았다"라며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실제 성폭력 여부와 범행 시점, 사건 경위, 위계나 위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이례적으로 검찰의 출석 통보에 앞서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지난 9일 오후 5시쯤 서울서부지검에 스스로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앞서 8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게 국민 앞에 속죄 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자진출석한 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서부지검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김지은씨에 대한 첫 조사도 진행했다.
김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안 전 지사의 일방적 출두는 매우 유감"이라며 "안 전 지사의 행보는 피해자에 대한 어떤 사과의 행동과 태도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김씨 역시 검찰에서 23시간 30분에 달하는 장시간의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역시 귀가했다.
검찰은 9일 오전 10시경 그를 부른 가운데 다음날 오전 9시 30분까지 조사를 지속했다.
김씨의 변호인인 정혜선 변호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김씨가 기억에 있는 대로 차분하게 사실대로 진술했다"라며 "검찰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 변호사는 2차 피해를 의식해서인지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 소문과 허위사실, 사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라며 "이는 2차 피해인 만큼 하지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고소인인 김씨는 신변 노출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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