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만고의 진리로 이어온 음양의 원리에서 출발한 '하모니즘'은 어느 한 시대의 유행이나 유물일 수 없으며, 그것은 시공을 초월한 원리인 것이다." - 김흥수 화백
▲ 김흥수 '영원' 1979년.ⓒ미래일보
'하모니즘'의 창시자인 김흥수(1919~2014) 화백의 작고 1주기 전이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 본전시장과 2~3층 전시장에서 지난 22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김흥수 화백은 구상과 추상의 이질적 요소를 하나의 어울림으로 빚어낸 작가다.
일찍이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냈던 그는 17세의 나이로 제16회 조선 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며 작가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1955년 도불해 야수파, 입체파 등을 섭렵했는데 이때 다채로운 색채의 쓰임을 터득하게 된다.
▲ 김흥수 '사랑' 1997년.ⓒ미래일보
'하모니즘'은 음양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동양사상이 모태로 구상과 추상이 공존할 때 화면이 비로소 온전해진다고 보는 것이다. 즉 한 화면에 대상은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정신은 추상으로써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김흥수 화백의 독창적인 화법은 세계 미술계로부터도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작고 1주기를 맞아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는 김흥수 화백의 195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작품 70여 점이 공개된다.
▲ 김흥수 '군무' 1966년.ⓒ미래일보
모자이크를 연상케 하는 콜라주 풍의 유화 작업을 선보인 60년대 구상과 추상, 객관적 재현과 주관적 내면세계 등 이질적 요소를 한 화면에 병치시킨 ‘하모니즘’을 보여준 70~80년대, 간결하고 명쾌한 선으로 그려낸 인체소묘가 많이 등장하는 1990~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김흥수 화백은 시대별로 끊임없이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시절 김흥수 화백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동란을 겪으며 희로애락,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에 담았다.
특히나 김흥수 화백은 우리의 문화와 얼을 표현할 때 가장 독특한 작품을 빚어낼 수 있다고 보고 탈춤, 불상 등의 민족성이 강한 소재로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가나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는 예리한 감각으로 시대를 앞서갔던 김흥수 화백의 50년간의 화업을 시대별로 되짚으며 그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