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양방송) 현은미 기자 = 경기도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누리과정예산을 둘러싼 경기도의회 여야의 대립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남경필 지사는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보육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여당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앞서 오전 9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대대책회의에도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왔다. 보육대란이 한 달이 남지 않았다. 시한폭탄이다”라며 “대란만은 일어나지 않게 경기도 차원의 특단의 조치도 하겠지만 중앙당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남 지사는 이날 원대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기도의 어린이 수가 35만명이다. 보육예산이 1조가 넘는다. 전국 최대”라며 “서울 등 일부 지자체는 누리과정 예산을 하나도 편성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아직 예산 통과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 도의회 예결위에 올라간 예산은 0원”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남 지사는 이어 “일단 유치원 예산을 갖고 6개월이라도 편성해서 대란을 막자고 제안했지만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야당 입장이 명백해 어려워 보인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재정 교육감은 일단 이 문제가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보육대란도 피할 수 없단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저는 현실적인 문제에 해법이 필요하지만 일단 보육대란부터 막고 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렇게 진행되면 보육대란이 일어난다. 사실 우리 국민은 이게 중앙정부가 하는 건지 지방정부가 하는 건지, 교육청이 하는 건지 관심이 없다. 그냥 약속한 거니깐 지키라고 하는 거다. 누군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결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 여러분이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 실제로 보육대란이 오면 국민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당부했다.
남 지사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경기도의 테러대응 훈련 중단 경험을 전하면서 “테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테러가 나면 우왕좌왕하다 제2의 세월호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테러방지법 문제도 꼭 해결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남 지사는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데 이어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잇달아 만나 누리과정예산과 관련된 경기도의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남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방법을 쓰든 대란이 안 일어나도록 하겠다. 제가 뛰어다니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누리과정 파행을 막기 위해 도지사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경기도의회는 오는 30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