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하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은 16일 "성추행 의혹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행적을 담은 사진 780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프레시안 기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내고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 일정이 연속 촬영된 780여 장의 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사진들은 사진 전문가가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촬영한 것으로, 사실상 정 전 의원의 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이 확보한 이 사진에는 정 전 의원의 당일 행적이 모두 담겼다. 특히 성추행이 벌어진 장소와 시간대로 지목된 당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렉싱턴호텔(현 켄싱턴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 정 전 의원이 있었다는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측은 2011년 12월 23일 '나는 꼼수다'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사진 속 스마트폰에는 촬영 시각인 11시 54분이 선명히 찍혀 있다.
변호인단은 "이 사진은 당일 '나는 꼼수다'를 녹음하기 직전 스튜디오에 모인 정봉주 전 의원을 비롯한 나꼼수 멤버들이 촬영된 것"이라며 "사진 안에 촬영된 휴대폰 대기화면을 통해 해당 사진이 촬영된 시각이 11시 54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진 자료를 이르면 이날 중 검찰이나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피고소된 일부 언론들이 유감을 뜻을 전했고, 객관적 물증이 확보된 상황에서 굳이 다수의 언론에 대한 고소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프레시안 기자 2명을 제외한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어 "프레시안은 객관적 증거에 배치되는 민국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잘못된 보도가 바로잡혀 실추된 정 전 의원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의 이와같은 주장에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 협동조합 측에서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정 전 의원을 16일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 측이 보도 자료를 통해 프레시안 측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다.
프레시안 측은 "보도의 본질은 정 전 의원과의 진실 공방이 아니다"라며 "그에게 당했던 악몽을 7년 만에 세상에 토해낸 피해자의 외침이 사실로 입증되어 가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 측은 이어 "그럼에도 정 전 의원은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피해자를 향해 시간과 장소를 한 치의 오차 없이 기억해내라고 다그치다 검찰로 갔다"라며 "정 전 의원이 낸 고소장엔 피해자, 목격자도 없다. 프레시안 기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했다는 주장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담은 프레시안의 보도는 그가 지난 7일 서울시장 예비후보 출마선언을 1시간여를 앞둔 가운데 이뤄졌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기자 지망생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A씨의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해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면서 프레시안 기자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에 내려 보내 수사지휘를 하기로 결정했으며, 프레시안 측의 고소가 접수될 경우 죄가 성립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오는 18일 다시 한 번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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