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성폭행 폭로가 나온지 나흘만이다. 피해자 측에선 안 전 지사의 일방적인 출석 통보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며 비판했다.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4분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취재진과 만나 "죄송하다. 잘못했다"며 "저로 인해서 상처 입었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 국민 여러분들이 저에게 주셨던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자진 출석했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한편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피해자 김지은(33)씨도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현재 피해자 김지은 씨가 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오늘 차분하게 마지막까지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은 "피해자의 경우 조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성협은 안 전 지사의 검찰 출석에 대해 "일방적 출두 통보는 매우 강력히 유감"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어떤 사과의 행동과 태도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씨를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비서 김씨는 지난 5일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하고 이튿날 검찰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출국금지하고 지난 7일부터 사흘 연속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했다.
최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도 안 전 지사로부터 2015년 10월 서울 서교동 연구소 부근 식당에서 신체 일부를 만지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1월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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